[TF현장] '총선 D-1' 상대 후보와 겹칠라! '게릴라 유세전'
입력: 2016.04.12 05:00 / 수정: 2016.04.11 22:47
4·13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바지 유세에 나선 지역 후보들은 게릴라 유세 전략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임영무·이새롬·배정한 기자
4·13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바지 유세에 나선 지역 후보들은 '게릴라 유세' 전략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임영무·이새롬·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서울 서대문갑·은평갑·인천 남동갑=오경희·신진환·서민지 기자] "유세 일정은 미정입니다. 최대한 유권자 한 분을 더 만난다는 전략으로…."

4·13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막바지 유세에 나선 지역 후보들은 전날인 11일에도 시분(時分)을 쪼개 지역 곳곳을 돌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몇몇 후보들은 치열한 '눈치 싸움'으로 '게릴라 유세전'에 나서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보통 각 선거 캠프는 후보들의 일정을 문자메시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밤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에 공지한다. 하지만 총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공지를 꺼리거나 아예 비공개로 유세를 치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더팩트> 취재진이 이날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서대문구와 은평구, 인천 남동갑 등 각 캠프에 후보들의 유세 일정을 문의했으나 "일정이 정해진 게 없다"는 공통된 대답이 돌아왔다.

4·13 총선 이틀 전인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일대는 선거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았다./서대문구=오경희 기자
4·13 총선 이틀 전인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일대는 선거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았다./서대문구=오경희 기자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의 A 후보 사무소에 유세 일정을 문의했다. 캠프 관계자는 "일정은 대략적 정해졌으나,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며 "아무래도 유세 막판이라 상대 후보랑 겹치거나 전략이 노출될 수 있어서 따로 공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대응 유세'로 시민들의 시선이 분산돼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시간대별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귀띔했다.

때문에 각 지역 후보들은 불규칙적으로 벌이는 '게릴라' 유세 전략으로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은평구 B 후보 측 관계자는 "유세 이틀 전이기 때문에 거점을 따로 정하기 보다 유세차를 타고 '최대한 많이' 지역구를 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후보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했으며, 이마저도 소통이 잘 안 될 만큼 바빴다.

4·13 총선 이틀 전인 11일 오후 인천 남동갑 지역의 선거운동원들은 2~3명씩 짝을 이뤄 거리 홍보에 나섰다./인천=신진환 기자
4·13 총선 이틀 전인 11일 오후 인천 남동갑 지역의 선거운동원들은 2~3명씩 짝을 이뤄 거리 홍보에 나섰다./인천=신진환 기자

인천 남동갑에 출마한 C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유세 초중반은 '동네 구석구석'이 전략이라면, 거의 종반에 다다른 현재로써는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 게 상책"이라며 "'떴다방'이나 '게릴라' 형식으로 유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선거운동원(이하 운동원)도 '점조직' 형태로 최대한 많은 지역에 배치된다고 한다. 인천 남동구 길병원사거리에서 만난 한 운동원은 "유세 차가 움직이는, 즉, 집중유세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최소한의 운동원으로 많은 지역에 배치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왼쪽)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각 지역 후보들의 명함이 버려져 있다./오경희·신진환 기자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왼쪽)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각 지역 후보들의 명함이 버려져 있다./오경희·신진환 기자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과 인천은 2~3명의 운동원이 유동인구와 오가는 차들이 많은 사거리나 건널목에 서서 피켓을 들고 홍보하고 있었다. 일부는 2명씩 짝을 이뤄 직접 발품을 팔며 후보의 홍보 명함을 나눠주기도 했다.

후보들이 총공세를 펼쳤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시민들은 운동원을 보고 그냥 지나치거나 받은 명함을 버리는 등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선거 현수막 외엔 선거 분위기 역시 감지할 수 없었다.

서대문갑 주민 김모(50대) 씨는 "낙후된 지역인 데다 경기가 바닥이라 선거 분위기가 안 난다"며 "특히 서대문갑은 리턴매치만 다섯 번째라 후보들도 이름을 알리기보다 실제 투표로 이어질 계층과 상대 진영 지지층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갑에 출마해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와 단일화한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은평갑=서민지 기자
서울 은평갑에 출마해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와 단일화한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은평갑=서민지 기자

수색동의 한 대형 마트 앞에서 만난 40대 주부 이모 씨는 "지금까지 유세하는 후보들을 거의 본 적 없다"면서 "사전투표할 때 야당을 뽑았지만 오늘 단일화된지 조차도 몰랐다"다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인천 간석동에 거주하는 윤모(49·여) 씨는 "국민이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강한데, 사탕 발림 같은 말만 뱉으면 누가 좋아하겠냐. 시대가 변한 만큼 요란하게 유세한다고 될 게 아니다"라며 "요즘 유권자들은 참신한 공약을 내세워 지역을 위해 일 할 사람인지를 판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선거 전날인 12일 자정까지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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