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정면돌파' 문재인, 호남 방문 '말말말'
입력: 2016.04.10 05:00 / 수정: 2016.04.09 22:06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9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 반(反)문재인 정서를 수습하고 호남 민심을 달랬다./배정한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9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 '반(反)문재인' 정서를 수습하고 호남 민심을 달랬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문재인(63)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8~9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 '반(反)문재인' 정서를 수습하고 호남 민심을 달랬다.

문 전 대표는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인들의 연쇄 탈당과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호남을 홀대했다는 일부 호남 내 감정을 되돌리는 데 힘을 쏟았다.

문 전 대표는 호남 방문 기간 동안 허리를 굽히고 질책을 받는 등 낮은 자세로 사과와 함께 반성했다. <더팩트>는 문 전 대표의 호남을 방문하면서 했던 발언을 모아봤다.

◆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다"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를 방문해 첫 일정으로 북구 운정동에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참배했다. 이 자리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 더민주 광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했다. '적통'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광주 시민들께서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시길 간절하게 호소 드리는 심정으로 참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시민들께서 제게 실망하고 질책하는 것을 달게 받겠다"고 반성의 뜻을 밝히며 "광주 정신을 되새기는 것으로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 충장로에서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오마이TV 방송 화면 갈무리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 충장로에서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오마이TV 방송 화면 갈무리

◆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 출마 안 해"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8일 충장로에서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어 그는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 그러나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홀대', '호남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둬달라"고 읍소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9일 무등산 입구에서 열린 광주시민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 호남홀대론에 대해 반박했다./배정한 기자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9일 무등산 입구에서 열린 '광주시민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 호남홀대론에 대해 반박했다./배정한 기자

◆ "호남홀대론? 호남을 더 많이 배려"

몸을 바짝 낮춘 그는 호남홀대론에 대해서는 정부의 고위관료를 기준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9일 오전 무등산 입구에서 등산객들과 시민들이 참여한 '광주시민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 "참여정부는 국가 의전서열 10위 가운데 5~6명을 호남 인사로 했다"면서 "참여정부 이후 호남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 등 고위직에 있는 호남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사람이었기에 호남을 챙기는 데 마음껏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고향이 영남이기 때문에 (오히려) 호남을 배려했다"고 강조했다.

◆ "안철수 대표 빼고 당선될 사람 없다"

같은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오는 4·13 총선을 의식한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지지기반인 호남을 두고 다투고 있는 국민의당을 겨냥하면서 더민주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호남 바깥에선 안철수 대표 혼자 말고 당선될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호남이 바라는 것은 호남 내에서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호남이 밀어주면 이를 바탕으로 바깥에서 정권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냐"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는 문 전 대표의 광주행 이면에는 이번 20대 총선과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에 대한 영향도 적지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광주일정을 소화한 뒤 9일 오후 전북을 방문한 문 전 대표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정말 힘들다. 지방대학 출신은 더욱 그렇다며 청년들에게 희망 못주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오마이TV 방송 화면 갈무리
광주일정을 소화한 뒤 9일 오후 전북을 방문한 문 전 대표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정말 힘들다. 지방대학 출신은 더욱 그렇다"며 "청년들에게 희망 못주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오마이TV 방송 화면 갈무리

◆ "투표만이 청년에게 희망을 만든다"

이러한 취지는 9일 전주 전북대학교 앞에서 벌인 선거 참여 캠페인에서도 엿볼 수 있다.

광주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전북을 방문한 문 전 대표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정말 힘들다. 지방대학 출신은 더욱 그렇다"며 "청년들에게 희망 못주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투표"라며 "청년들이 더 많이 투표하면 청년들을 위한 정치, 정책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노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를 이끌어냄으로써 자당의 표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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