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고개 숙인 김무성 vs 무릎 꿇은 문재인, 잠룡戰 '활활'
입력: 2016.04.09 05:00 / 수정: 2016.04.08 21:03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3 총선 국면에서 사죄와 사퇴 카드를 꺼냈다(왼쪽부터)./더팩트DB·새누리당 누리집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3 총선 국면에서 '사죄'와 '사퇴' 카드를 꺼냈다(왼쪽부터)./더팩트DB·새누리당 누리집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여야 잠룡이 무릎을 꿇었다.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3 총선 국면에서 '사죄'와 '사퇴' 카드를 꺼냈다. 총선 이후 '대권'을 겨냥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공천 과정에서 '옥새파동'으로 여권 대력주자로서 존재감을 확보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총선 선거전략을 '반성 모드'로 전환한 뒤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도 "국민 눈 밖에 나는 잘못을 저지르고 국민 여러분들을 너무나 실망시켜드렸다"고 용서를 구했다. 잘못을 고백하면서도 "새누리당의 과반이 깨지면 운동권 정당 때문에 국정 운영이 어렵다"며 "새누리당에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주목할 점은 김 대표의 발언과 행보다. 대권에 대한 언급을 피해온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공천과정의 계파 갈등 등을 이유로 '총선 이후 사퇴'를 내걸었다. 앞서 지원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 대표를 그만두려고 한다"면서 "이제 '더 큰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당권 이후 '더 큰 정치'란 발언에 시선이 쏠렸다.

김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도 국민 눈 밖에 나는 잘못을 저지르고 국민 여러분들을 너무나 실망시켜드렸다고 용서를 구했다./새누리당 홈페이지
김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도 "국민 눈 밖에 나는 잘못을 저지르고 국민 여러분들을 너무나 실망시켜드렸다"고 용서를 구했다./새누리당 홈페이지

김 대표가 '읍소' 전략을 꾀한 것은 총선 결과가 좋을 경우 차기 주자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반면 패배 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도 '정계은퇴'란 승부수를 띄웠다.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맞서 8일 야권 텃밭인 호남행을 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어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면서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달라. 저를 믿고 더민주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반대에도 문 전 대표는 '대권 포기' 배수진을 치고 정면돌파를 선택했지만 만약, 호남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8일 야권 텃밭인 호남행을 택한 문 전 대표는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문병희 기자
8일 야권 텃밭인 호남행을 택한 문 전 대표는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문병희 기자

또 다른 잠룡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도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걸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결과에 대해 항상 책임졌다. 이번 총선도 당 대표로서 당을 끌어가고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을 지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대표의 경우 "국민의 상식선"이란 모호한 기준을 제시해 일각에선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서초을 조순형 후보의 지원 유세 도중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서초을 조순형 후보의 지원 유세 도중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안 대표는 같은 날 '대권 후보'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제 이름이 안철수 아니냐. 저는 양보를 한 적은 있어도 한 번도 철수를 한 적은 없다"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경우 제2야당의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안 대표 또한 더민주가 예상 밖으로 선전하거나 새누리당의 압승 시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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