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4·13 민심탐방-용산] '여당'이냐 여당이었던 '진영'이냐
  • 신진환 기자
  • 입력: 2016.04.07 05:00 / 수정: 2016.04.06 23:45
오는 4·13 총선 지역구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합지역인 서울 용산구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황춘자 새누리당 후보와 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용산=신진환 기자
오는 4·13 총선 지역구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합지역인 서울 용산구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황춘자 새누리당 후보와 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용산=신진환 기자

[더팩트ㅣ용산=신진환 기자] "여러모로 똑부러진 황춘자!" (60대 임모 씨·주부)

"용산은 잔뼈가 굵은 진영이지!" (50대 차모 씨·사업)

오는 4·13 20대 총선 지역구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합지역인 서울 용산구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울 중앙에 있는 용산은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최근 3번(17·18·19대)의 총선에서 모두 새누리당이 용산에 깃발을 꽂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용산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진영(65)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진 후보는 새누리당 20대 총선에 낙천(컷오프)한 뒤 불복하고 탈당, 더민주에 입당했다. 새누리당은 빈자리에 여군 부사관 출신인 황춘자(62)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이밖에 국민의당 곽태원(59)·정의당 정연욱(47)·민중연합당 이소영(29) 후보가 출마했다.

일여다야 구도가 형성된 용산은 그야말로 당락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 후보가 37.1%의 지지율로 35.2%를 기록한 황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 후보는 7.6%로 조사됐다.

하지만 CBS와 국민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황 후보가 34.7%로, 진 후보(33.1%)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곽 후보는 9.9%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고)

6일 오후 황 후보와 진 후보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배정한 기자, 황춘자 후보 블로그 갈무리
6일 오후 황 후보와 진 후보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배정한 기자, 황춘자 후보 블로그 갈무리

황 후보와 진 후보 측은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황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가 혼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단순한 표면적 결과라 생각하고 있다"며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낮은 자세로 시민들을 만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고, 진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허점과 맹점이 많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처럼 용산 민심도 대혼전이었다. 6일 오전 <더팩트> 취재진이 만난 용산 유권자 중 '새누리당'이냐 '새누리당이었던 진영이냐'의 '당'과 '인물'이 팽팽히 맞섰다.

갈월동 더프라임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서모(50대 주부) 씨는 "용산 특성상 군(軍)과 관계가 있다 보니 안보문제에서 새누리당이 믿음직스럽다"며 "특히 황 후보가 군 경력이 있어 용산에 적합할 것 같다"고 밝혔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장모(56·여) 씨는 "새누리당이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어쨌든 박근혜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하는 일을 도와야 하는 처지이기에 한 석이라도 더 보태야 한다는 심정으로 황 후보를 밀어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6일 오전 서울 용산역 앞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탈당 문제를 거론했다. 이들은 진 후보의 탈당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용산=신진환 기자
6일 오전 서울 용산역 앞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탈당 문제를 거론했다. 이들은 진 후보의 탈당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용산=신진환 기자

반면 신계동에 사는 김모(77) 씨는 "용산에서 10년 넘게 국회의원을 한 경험이 있는 진 후보가 지역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만 잘하면 되지, 당이 무슨 소용이냐"고 진 후보를 지지했다.

용산문화체육센터에서 만난 안모(40대) 씨는 "정치 신인이 참신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걸출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진 후보가 이러한 점에 부합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산구민들 사이에서도 진 후보의 새누리당 탈당과 더민주 입당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다.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지역구인 탓이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진 후보의 탈당을 두고 '배신'이라고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동정론도 상당했다.

용산역 앞에서 만난 이모(78·청파동) 씨는 "진 후보가 컷오프돼도 백의종군하고 당에 머무르면서 힘을 써야 했다"며 "무소속도 아니고 더민주에 입당해서 하루아침에 친정을 향해 대놓고 뭐라 하는 것을 보고 기가 찼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태원에 사는 정모(62·여) 씨는 "새누리당이 비박계를 도려내기 위해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며 "비수를 꽂은 건 진 후보가 아닌 새누리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 후보가 오죽 답답하고 화가 났으면 탈당하고 더민주로 갔겠느냐.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았나. 자신이 공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욕먹을 각오하고 그랬겠지. 그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진 후보의 탈당을 옹호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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