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4·13 민심탐방-세종] '1여多야' 이해찬 '흔들'...부동층이 관건
입력: 2016.04.06 05:00 / 수정: 2016.04.05 21:27
20대 총선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1일 오후 세종 어진동 인근 사거리에 걸려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20대 총선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1일 오후 세종 어진동 인근 사거리에 걸려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4·13 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총선 승리를 위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여야는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공천한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곳도 상당하다. 공천 잡음으로 인한 여vs여 대결과 야vs야 대결구도 지역도 상당수 생겨났다. 또, 상징적으로 지켜야할 곳과 탈환해야 할 지역, 그리고 이른바 '키즈(Kids)'들의 사활을 건 대결도 눈에 띈다. <더팩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관심지역으로 볼 수 있는 '대구' '부산 사상' '순천' '광주 서을' '전주시 병' '세종시' 등의 민심을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세종=이철영·신진환 기자] 선거 때마다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세종시는 단연 주목받는 지역구다.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후보의 수성 여부가 관심사다.

더민주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한 문흥수 후보를 '자객 공천'했으나, 현재 세종은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와 이해찬 후보의 양강 구도다. 또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의 표가 분산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야권으로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한 구성모 국민의당 후보와 여미전 민중연합당 후보가 포함된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마이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34.3%, 문흥수 더민주 후보의 지지율은 10.7%, 무소속 이해찬 후보는 32.3%를 기록했다. 박 후보와 이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 인지도는 이해찬 勝

20대 총선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1일 오후 세종 어진동 인근 사거리에 걸려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20대 총선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1일 오후 세종 어진동 인근 사거리에 걸려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지난 1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미디어프라자 앞 도로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출마자들 가운데 이해찬 후보 정도만 안다고 했다. 6선 의원인 이 후보의 정치 경력이 상대 후보들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부 홍모(39·여) 씨는 "후보가 누군지 잘 모른다. 총선 때까지 두고 보겠다"면서 "이해찬 후보의 이름만 들어본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0대) 씨는 "생소한 인물들밖에 없다"면서 "이해찬 후보는 뉴스에서 본 적이 있어 그나마 알고 있다"고 멋쩍어했다.

노년층에서도 이 후보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모(78) 씨는 "박 후보는 예전에 한 번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이 후보는 정치밥을 오래 먹어서 잘 안다. 지금 세종도 이 후보가 맡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고, 유모(75) 씨는 "이 후보는 당연히 세종에서 유명하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가장 앞선다"고 주장했다.

◆ 시민들 지지정당 '분분'

1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에 있는 문흥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1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에 있는 문흥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인지도가 편중된 편이라면 지지하는 정당은 분분했다. 세종은 공무원들의 유입이 많다는 특성상 보수 성향이 우세한 곳이다. 다만 이날 만난 주민들은 지지하는 정당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공통된 견해를 밝혔다.

취업준비생 이모(28·여) 씨는 "더민주를 지지한다"면서도 "세종은 대중교통이 미흡하고 문화시설이 매우 부족하다. 또 정규직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후보를 뽑겠다"고 강조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44) 씨는 "예전부터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새 인물이 세종을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아직 도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당과 상관없이 이 부분을 개선해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앞으로 당선될 후보에게 할 말이 있다며 메시지를 남겼다. 회사원 권모(40대) 씨는 "세종은 의도적으로 생긴 지역이다. 공무원을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는 발전하기 힘들다. 아직 옛날의 연기군 습성이 남아 있는 듯하다.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세종이 겉은 살기 좋아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문화·생활·체육·교육 전반이 열악하다. 서울이나 대전 등으로 출퇴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임지고 개선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선거? 난 모르오~

20대 총선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하는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 차량이 1일 오후 세종 어진동 인근 사거리에서 선거 방송을 하고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20대 총선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하는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 차량이 1일 오후 세종 어진동 인근 사거리에서 선거 방송을 하고 있다./세종=배정한 기자

세종에서 선거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선거유세차에서 노래만 흘러나올 뿐 선거운동 장면은 볼 수 없었다. 또 세종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예상보다 상당했다.

주부 신모(30대·여) 씨는 "조금 있으면 선거라고 하는데 세종은 조용하다"며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세종을 잘 모르지만, 이 정도로 분위기가 안 나는 곳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강모(51·여) 씨는 "선거운동원이 무리를 지어 지나다니는 게 전부"라며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선거 열기도 전혀 없다"고 귀띔했다.

"세종이 아파트 많이 들어섰다고 서울 같지? 천만의 말씀. 옛날 연기군이랑 다를 게 없어. 시골이라는 말이다. 시골에서 선거 분위기가 날 리 없지. 농사짓느라 바쁘니까. 여기도 똑같은 이유는 다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래. 나도 이번엔 투표 안 하려고"라고 뒷짐을 지고 가는 김모 할아버지는 혀를 끌끌 찼다.

이밖에도 취재진이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부동층이었다. 때문에 부동층의 표심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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