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전주병에 출마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31일 밤 전주 덕진동 전북대학교 앞 한 주점에서 전북대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전북대병원 소아암 환자 돕기 일일호프'에 방문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주=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전주=이철영·신진환 기자] "제가 왜 친문이고 친노냐? 전 DY(정동영)계다."
김성주(52) 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병 후보는 20대 총선 경쟁자인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자신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오후 9시 30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 선후배 사이인 정 후보의 출마와 관련 "후배 지역구를 빼앗으려는 정치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대 총학생회-전북대병원 소아암환자 돕기 행사에 참석했다. 늦은 오후에도 김 후보는 지친 기색 없이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약 200여 명의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철새 정치하면 안 된다"며 정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를 본 학생들은 환호했고, 그는 자신의 주량(맥주 2잔)보다 더 많은 술을 마셨다. 학생들의 건배가 이어졌다.
선후배의 격돌 정동영(아래 왼쪽) 국민의당 후보와 김성주 더민두 후보가 20대 총선 전주병에서 격돌한다. 두 후보는 학교 선후배 사이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주=배정한 기자 |
학생들은 김 후보에게 "요즘 취업이 너무 안 된다. 제 또래 친구들 누구나가 하는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학생들의 말을 귀 기울이며 "그래서 꼭 투표해야 한다. 다시 국회에 가면 청년 취업 문제를 더 열심히 다룰 것"이라고 답했다.
취재진은 약 1시간 가까이 학생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밖으로 나온 김 후보와 마주했다. 먼저 정 후보보다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물었다. 그는 "인지도에서는 제가 더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한참 떨어진다"며 웃는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인지도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완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지도 상승이) 하루아침에 되겠나. 초선의원으로 열심히 했다고 해도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후보가 지난달 31일 밤 전주 덕진동 전북대학교 앞 한 주점에서 전북대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전북대병원 소아암 환자 돕기 일일 호프'에 방문해 학생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전주=배정한 기자 |
김 후보는 학교 선배이자 정치 선배인 정 후보의 전주병 출마를 맹비난했다. 취재진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 후보를 '철새'로 비유하는 것이 네거티브처럼 보인다고 묻자 김 후보는 "철새를 이야기하긴 했지만 잘 쓰진 않는다. 비판하는 정도"라고 했다.
그는 "정 후보를 향해 철새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비판인데 본인이 발끈하는 거다"라며 "정 후보는 저를 향해 '친노 패권'으로 공격한다. 그런데 전 관계없는 사람이다. 정 후보가 패권을 심판한다고 하는 데 제가 친노냐? 난 DY(정동영계)계다"고 정 후보가 자신을 친노·친문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후보가 지난달 31일 밤 전주 덕진동 전북대학교 앞 한 주점에서 전북대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전북대병원 소아암 환자 돕기 일일 호프'에 방문해 학생들과 건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배정한 기자 |
김 후보는 이번 정 후보와의 경쟁은 피했어야 하는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와 피해야 할 싸움이 시작됐다. 아마도 추악한 전투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전 만신창이가 될 각오가 돼 있다. 정동영이 피했어야 할 싸움이다. 저 역시 순한 싸움을 할 생각이 없다. 예의를 갖추겠지만, 적당히 할 생각은 없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또 "이번 정 후보와의 경쟁은 당 대 당의 싸움이면서 분열주의자, 배신 주의자와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면 정권교체도 할 수 있다. 기회주의자, 배신 주의자를 정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역주의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명하지 못하도록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