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총선 목표를 40석으로 잡고 "당연히 결과에 대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
[더팩트 | 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차기 대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총선 목표를 "호남에서 20석 이상, 비례에서 정당지지율 20% 이상을 받아 10석, 수도권·충청에서 8석 이상을 보고, 모두 합해서 40석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잡음들에 대해 해명하고, 본인의 대권 행보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여의도 잠룡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털어놨다. 다음은 안 대표의 일문일답이다.
◆ "총선 40석 목표, 결과 책임질 것"
안 대표가 이날 토론회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프레스센터=서민지 기자 |
-목표 의석수를 최소 20석으로 잡았다. 단도직입적으로 그만한 의석이 나올 데가 있나. 어디서 어떻게 나오리라 보나.
호남에서 20석 이상, 비례에서 정당지지율 20% 이상을 받아 10석, 수도권·충청에서 8석 이상을 보고 있다. 모두 합해서 40석 목표로 뛰고 있다. 사실 현재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가 양당 구조에 극히 유리한 구조다. 이렇게 양당 체제가 유리한 제도하에서도 국민이 선택해서 3당 정립체제가 된다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력투구하고 있다.
-호남지역을 제외하고는 경기·인천의 문병호 후보도 상당히 밀리고 있고, 전체적으로 안 대표 빼고는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안 대표 본인의 이번 총선 성공은 어떻게 보나.
3년 전 재보궐 선거로 노원병 지역 출마했을 때 지역구 주민들에게 "노원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창당하면서 '전국선거 유세를 하면서 비례대표를 하는 것이 어떻냐'는 논의가 일부 스텝에서 이야기 나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는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고 본다. 지역주민과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당 대표로서) 수도권 의원들 지원유세 떠나야 하므로 지역 주민께 죄송한 마음도 있다. 4·13 총선 결과를 겸허하게 평가받겠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총선에서 실패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했고, 김 대표도 총선 실패하면 당 대표는 물론 비례대표까지 던지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총선 목표 달성이 안 되면 어떤 정치적 행보를 취할 건지 말해달라.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결과에 대해 항상 책임졌다. 이번 총선도 당 대표로서 당을 끌어가고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을 지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지겠다.
-김종인 대표가 '야당 통합·연대'를 제안했는데, 안 대표는 끝까지 반대하고 관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당을 나가도 좋냐'고 배수진까지 치고 말렸다고 알고 있다.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해달라.
부부끼리도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않나. 정당은 원래 이념과 정책이 동의가 되는 사람들끼리 모임이다. 그러다 보면 큰 틀에서는 같지만, 세부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여러 가지 다른 이야기, 생각들이 나올 수 있다. 그 생각들을 모아가는 과정이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짧지만 그 과정들을 통해서 생각을 정리해왔다.
◆ 공천 과정 '잡음'과 안철수의 '해명'
안 대표는 "호남에서 20석 이상, 비례에서 정당지지율 20% 이상을 받아 10석, 수도권·충청에서 8석 이상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임영무 기자 |
-'새정치'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호남 공천자들을 살펴보면 다른 당 낙천자나 전직 의원이 대부분이었는데 누가 '새인물'이고 누가 '뉴DJ'인가.
우리당은 현역 의원이 20명이다. 전체 지역구에서 230곳에서 신인을 낸다는 말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현역의원 10% 정도 나머지 90%가 신인들이다. 지금 현재 여러 정당에서 기회를 못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지금까지는 속된 표현으로 '줄을 제대로 서지 못해'서 능력 있지만 기회를 못가지고 줄 설 데도 잘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정치 진입 문턱이 굉장히 높았다. 이런 분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이삭줍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영입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던 인물도 여러 명 있었다. 대표적으로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진영 의원의 입당을 추진했으나, 더민주로 가버렸다. 당의 한계가 아닌가.
그것 역시 저희가 부족해서다. 당세가 워낙 작다 보니까 좀 더 도전적 모험적이고 내가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신념이 없다면 저희 당을 선택하기 굉장히 어렵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명단을 보니까 안 대표의 측근들이 다소 배치돼 있었다. 비례대표 취지에 맞는 건가.
오히려 지금 당선권 내부 사람들을 보시면 정말 전문가들로 잘 짜여 있다고 생각한다. 제2 과학 기술 혁명으로 경제 성장을 해야 한다는 문제를 주장해도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으로 성장할 건지가 없기 때문이다. 기술이 없이 성장하겠다는 건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저희들은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가 과학기술과 인재라고 보고, 제2 과학기술 혁명, 교육혁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비례대표 1, 2번으로 과학자를 모셨다. 저와 가깝다는 분들이 명단에 있습니다만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열심히 하고 능력을 인정받는 분들이다. 저와 가깝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도 있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당규까지 삭제해가면서 비례대표 8번에 배치했다.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있다.
그 부분이 굉장히 안쓰럽다. 열심히 노력해서 당선될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헌·당규를 삭제한 것은 아니고 부칙조항이었다.
-'새정치'를 주장하면서, 더민주와 새누리당의 컷오프 의원들을 모두 받겠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공천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광주·서울·인천 등에서 공천잡음으로 난장판이었다. 국민의당에서 여야를 싸잡아서 비판할 근거는 없는 것 아니냐. 이율배반적이라는 말도 있다.
기본적으로 양당 공천 잡음과 우리당은 내용이 다르다. 기득권 거대양당은 '누군가를 공천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저희들은 경선 결과에 대한 불만 있는 분들이 여러가지 잡음이 있었다. 저희들은 공천한 사람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경선 결과에 대한 불만자들이 많았다는 차이점이다.
◆ 안철수의 대권 플랜…"사회성 안 부족해"
안 대표는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의당을 창당한 이유가 기득권 거대 양당 구조를 바꾸고 3당 적립체제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일축했다./임영무 기자 |
-대선은 아직 생각이 없고, 총선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일각에선 '국민의당 창당 자체가 대선 출마용'이라고 하는 지적도 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실제로 대선에 출마하시는 거냐.
국민의당을 창당한 이유가 기득권 거대 양당 구조를 바꾸고 3당 적립체제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 당은 개인의 당이 아니라 자리 잡고 나면 호남, 영남, 충청, 수도권 대선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 정당이 될 것이다. 합리적 보수, 개혁적 진보, 중도 후보들을 배출하겠다.
-박경철, 송호창, 금태섭, 윤여준 등 정치입문 당시 가깝던 분들이 안 대표를 모두 떠났다. 안 대표가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는데.
제가 부족해서 그렇다. 그러나 제가 살아온 경험들을 보면 벤처기업을 창업해 회사 사장을 하고, 대학원 원장으로서 변화들을 주도하고 그런 일들이 있었다. 이건 사회성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몇 분들이 떠났다. 제 잘못이다. 그렇지만 훨씬 많은 분이 함께하고 있다. (사회성) 부분은 제가 더 노력하겠다.
-울컥해서 눈물을 흘리고 17년 만에 위스키도 한잔 했다고 하던데, 요즘 뭐가 그렇게 힘드냐. 무엇이 17년 동안 끊었던 술을 마시게 했는가.
저는 저를 위해서 눈물 흘리는 사람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눈물 흘렸다. 그때도 저를 위해서 흘린 눈물은 아니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최상용 교수님 사무실 개소식에 축사하러 오셨다. 하루 전날 최상용 교수님 가졌던 많은 생각을 구구절절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그 말씀 하셨을 때 어떤 누구보다 교수님의 마음이 그대로 제 마음에 와 닿았다. 그분의 마음을 전달받으면서 흘렸던 눈물이었다.
◆ "김무성은 호탕, 문재인은 개혁의지 확고"
안 대표는 새누리당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공천 배제한 것에 대해 "유 의원이 이렇게 내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새누리당의 균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배정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해달라. 독재라고 보냐. 또한 유승민 의원의 존재 이유는 어떻게 평가하나.
제가 평가하기는 죄송스럽습니다만, 박 대통령의 애국심에 대해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사고방식과 리더십이 1970년도에 머물러있다고 생각한다. 2016년 미래로 나아가기엔 아주 부족한 리더십이라고 본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 대한민국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국가가 개조된 것 같다. 1970년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발언을 접한 적 있다. 이런 (시대의 역행이)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고 그러다 보니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가 풀리지 않고 점점 더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엔 새누리당 개혁적 보수의 상징이라고 본다. 새누리당이 국민의 강고한 지지층을 가졌던 이유에는 개혁적 보수에 대한 지지도 꽤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에 유 의원이 이렇게 내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새누리당의 균열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했다.
-문재인 전 대표, 김종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대권의 자질로 공공성과 사회이익 추구를 들었는데 그런 기준에서 말해달라.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세 분 다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눠봤습니다만, 개혁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많은 고민이 있는데 방법론적인 측면에선 저와 차이가 있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도 공공성 부분에서 추호도 의심할 이유가 없고 서울시정도 잘 이끌어가고 있지 않나. 김종인 대표는 제가 여러 가지 국민의당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비판하고 있지만, 그분의 아주 오랜 경험, 연륜들이 야권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지금까지 해왔다고 본다.
100일 전, 12월 초에 제가 지금의 더민주에 머물러 있을 당시 많은 사람이 이번 총선은 실패하고 이젠 대권도 물 건너 갔다고 포기했었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가 영입되고 난 이후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야권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말씀드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김무성 대표와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호탕하고 남자답고 따뜻한 사람으로 느꼈다. 그런 인간적인 면이 굉장히 큰 정치인으로서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반기문 총장의 경우 제가 직접 말씀 나눠보지 못했지만,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분이고 연임을 하셨기 때문에 그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분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