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26일 노원병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당분간 지역구 선거 유세에 주력하기로 했다./안철수 페이스북 |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에 전력투구하느냐, 당의 간판으로서 전국 유세를 하느냐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안 대표는 지난 26일 노원병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당분간 지역구 선거 유세에 주력하기로 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어 노원병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황창화 더불어민주당·주희준 정의당 후보 등이 나서면서 야권표의 분산도 불리한 요인이다.
중앙일보가 28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과 실시한 4.13 총선 4차 여론조사(지역 유권자 600명 대상) 결과,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은 35.3%로 이준석 후보(32.0%)와 박빙인 것으로 조사됐다. 황창화 더민주 후보는 11.4%로, 안 대표와 야권 지지층을 나눠 가졌다. (자세한 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
안 대표는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문병희 기자 |
먄약 안 대표가 황창화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면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간 야권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힌 만큼 총선 때까지 이준석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겨룰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안 대표는 지역구에서 "TV에 많이 나온다고 중앙 활동만 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지난 25일 노원구 선관위를 찾아 후보 등록을 한 데 이어 26일에는 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28, 29일 모두 노원병 지역구 일대를 돌며 지역구 선거 운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안철수 브랜드'를 기대하는 지역 후보들의 선거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 수도권·충청지역 선거 지휘를 맡았다.
28일 오전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선대위원들은 안 대표를 향해 전국 유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전체 지역구 253석의 48.2%인 122석이 걸려 있는 총선 최대 승부처로 여야 모두가 전력투구해야 할 타깃이다. 국민의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지역구가 감축된 대신 수도권 지역구는 10석이 늘어났고, 비례대표도 19대 국회보다 7석 감축되면서 더욱 중요도가 높아졌다. 수도권 민심을 얻느냐, 못 얻느냐에 국민의당의 활로가 달린 셈이다.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적어도 7~8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28일 안 대표를 향해 "노원구를 버려야 한다"면서 전국 유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문병희 기자 |
인재영입위원장이자 '경기남부 벨트'를 책임지고 있는 김영환(안산 상록을) 의원은 "지금부터 수도권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안철수 대표를 모시고 수도권에서 우리가 선전해야 전국정당 제3정당으로 우리가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노원구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버린다는 의미는 떠난다는 것이 아니라 노원구 선거에 묶이지 말고 전국 선거, 수도권 선거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벨트'를 책임진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도 거들었다. 문 의원은 "수도권 지역의 의원으로서 수도권 지역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안철수 대표께서 과감한 결단을 내려달라. 승리를 위해 헌신하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도봉면허시험장 내 위치한 카페에서 4.13 총선 노원병 출마 선언을 마친 뒤 함께 자리한 상계동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안 대표./이새롬 기자 |
결국 안 대표는 이날 선대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30일(수요일) 서울·경기·인천의 현역 의원 6명과 후보들이 함께하는 수도권 전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김희경 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수도권 후보들의 요청이 잇따라 안 대표가 이를 수용했고, 향후 수도권 전역을 돌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 선거의 승리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