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유승민 "정든 집 떠나 정의 위해 출마할 것"
입력: 2016.03.23 23:51 / 수정: 2016.03.23 23:51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오후 10시 400분께 대구 동구을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든 집을 잠시 떠나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구=임영무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오후 10시 400분께 대구 동구을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든 집을 잠시 떠나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구=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정든 집을 잠시 떠나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면서 16년간 몸담았던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밤 대구 동구을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게 주어진 이 길을 용감하게 가겠다. 어떤 고난이 다가와도 결코 멈추지 않겠다. 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나아가겠다.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서 정치에 대한 저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마지막까지 제가 고민했던 건 저의 오래된 질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였다.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건 정의가 아니"라면서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 부끄럽고 시대 착오적인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친박(친박근혜)계'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하는 유승민 의원./대구=임영무 기자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하는 유승민 의원./대구=임영무 기자

그는 새누리당 공관위 측에서 '정체성'을 문제삼아 공천을 보류한 데 대해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 한 의원들 그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내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면서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다"고 성토했다.

다만 "진박, 비박 편가르기만 있었다.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 권력을 천명한 헌법 1조 2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 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 제가 두려운 것은 오로지 국민뿐이고 제가 믿는 것은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 뿐"이라고 언급했다.

기자회견 중인 유승민 의원./대구=임영무 기자
기자회견 중인 유승민 의원./대구=임영무 기자

이어 소위 '유승민계'로 불리는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 배제된 것과 관련해 "저와 뜻을 같이했단 이유로 억울하게 혼신의 힘을 다해오신 분들이다. 제가 동지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서 보수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한다"면서 '무소속 연대' 조성을 시사했다.

앞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밤 3시간이 넘게 유 의원 공천 여부를 놓고 회의했지만 끝내 결론을 짓지 못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구 동을 공천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래서 내일 아침 9시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유 의원의 탈당을 유도한 셈이다.

유승민 의원의 선거사무소 회견장 벽면에는 흰색 바탕에 대구의 힘! 대구의 미래!가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대구=임영무 기자
유승민 의원의 선거사무소 회견장 벽면에는 흰색 바탕에 '대구의 힘! 대구의 미래!'가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대구=임영무 기자

새누리당 공관위의 태도에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느낀 유 의원 측은 10시께부터 무소속 출마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유 의원 측은 선거사무소 내 회견장 벽면에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대신 흰색 바탕의 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엔 새누리당 글자와 로고가 빠졌고, '대구의 힘! 대구의 미래!'라는 글귀가 쓰였다.

새누리당은 24일 오전 '진박' 후보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누리당 텃밭에선 유 의원과 이 전 구청장과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구 동구을' 승부를 놓고 유 의원이 선거에서 이기다면 '대구 중진의원'의 타이틀을 뛰어넘어 전국적인 정치지도자 및 대권후보로 거듭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더라도 신뢰와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남아 '밑져야 본전'이라는 평도 나온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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