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與 '공천 학살 34명', 계파 중 진정한 승자는?
입력: 2016.03.21 05:00 / 수정: 2016.03.21 08:20

253개 지역구 중 221곳(87.4%)에서 출마자가 결정된 20일 오후 7시 기준 이한구(왼쪽) 공관위원장의 진두지회 아래 새누리당 공관위는 모두 37명의 현역 의원을 컷오프했다./더팩트DB
253개 지역구 중 221곳(87.4%)에서 출마자가 결정된 20일 오후 7시 기준 이한구(왼쪽) 공관위원장의 진두지회 아래 새누리당 공관위는 모두 37명의 현역 의원을 컷오프했다./더팩트DB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후보 공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당내 계파 중 '친김무성계'가 진정한 승자로 평가받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유승민 의원(3선)의 대구 동구을 심사만 남겨놓은 채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253개 지역구 중 221곳(87.4%)에서 출마자가 결정된 20일 오후 7시 기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진두지휘 아래 새누리당 공관위는 모두 37명의 현역 의원을 컷오프했다.

살아남은 자들은 웃지만 탈락한 후보들은 공관위가 무차별적인 '공천 학살'을 저질렀다고 규탄한다. 특히 당내 계파 중 '친이(친이명박)계'와 '친유승민계'는 그야말로 공천 학살을 당했다. 이들은 크게 반발, 탈당을 불사하며 무소속 출마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와 '친김무성계'의 핵심은 압도적으로 생존하면서 살아남지 못한 '비박계'들과 대비를 이룬다.

◆ 살아남지 못한 자 37명…'친이·친유계' 절규

가장 눈에 띄는 건 전 정부 출신 인사 즉, 이명박계들의 낙천이다. 19대 현역으로 명맥을 이어온 친이계 좌장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사진) 의원과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 출신 주호영(3선·대구 북구갑) 의원은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컷오프됐다./더팩트DB
가장 눈에 띄는 건 전 정부 출신 인사 즉, '이명박계'들의 낙천이다. 19대 현역으로 명맥을 이어온 친이계 좌장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사진) 의원과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 출신 주호영(3선·대구 북구갑) 의원은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컷오프됐다./더팩트DB

가장 눈에 띄는 건 전 정부 출신 인사 즉, '이명박계'들의 낙천이다. 이명박정부 출신 인사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하고 공천에서 배제됐다. 2008년 18대 대선을 치를 때만 해도 '친박계'를 대거 물리치고 위세를 떨쳤지만, 이명박 대통령 퇴임 3년 만에 '폐족' 수준을 면치 못했다.

19대 현역으로 명맥을 이어온 친이계 좌장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 의원과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 출신 주호영(3선·대구 북구갑) 의원은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컷오프됐고, 이명박정부 청와대 통일비서관 출신인 정문헌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은 경선 패배로 탈락했다.

예비후보로 뛰어든 이명박 정부 대통령 실장 출신 임태희 전 의원(경남 성남분당을), 강승규 전 의원(서울 마포갑),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서울 서초을),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대구 북을), 최금락 전 홍보수석(서울 양천갑), 박정하 전 대변인(강원 원주갑) 등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 전 대통령은 최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공천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이재오 의원 등 측근들과 회동하면서 돌파구를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TK 물갈이 핵심 대상으로 꼽히는 유승민(사진) 의원의 측근들은 추풍낙엽처럼 잘려나갔다./임영무 기자
'TK 물갈이' 핵심 대상으로 꼽히는 유승민(사진) 의원의 측근들은 추풍낙엽처럼 잘려나갔다./임영무 기자

'TK 물갈이' 핵심 대상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의 측근들은 추풍낙엽처럼 잘려나갔다. 조해진(경남 밀양시창녕군)·이이재(강원 동해삼척)·김희국(대구 중남구)·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권은희(대구 북갑)·류성걸(대구 동갑)·홍지만(대구 달서갑) 의원 등은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했고, 민현주(인천 연수갑) 의원마저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후보와 경선에서 패하면서 '8인방'이 모두 '아웃'됐다.

다만,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이 '진박'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꺾었고, 이혜훈 전 의원이 조윤선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가운데 김희국 의원은 재심을 요청해 아직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고, 조해진 의원과 권은희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4년간의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었으나 경선 참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번 새누리당의 공심위 결과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진 탈당'을 압박받으며 엿새째 자취를 감춘 유 의원은 권 의원의 '무소속 출마' 소식에 "용기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앞길에 하늘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가 안팎에선 유 의원의 거취가 결정되면 '친유연대' 내지는 '무소속 돌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 '친김무성' 생존률 99.9%, '친박계'는 논개작전?

김무성(오른쪽)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대다수가 여당 우세지역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 황진하(왼쪽) 사무총장은 본선행 티켓을 쥐었다./문병희 기자
김무성(오른쪽)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대다수가 여당 우세지역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 황진하(왼쪽) 사무총장은 본선행 티켓을 쥐었다./문병희 기자

'친이계'와 '친유승민계'가 몰락하는 사이 '친박계'와 '친김무성계' 의원들은 거의 생존했다. 김 대표가 친박계와 물밑에서 야합한 것 아니냐는 설이 나도는 이유다.

특히 김무성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대다수가 여당 우세지역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공관위에서 김 대표를 대변하는 황진하 사무총장(경기 파주을)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충남 홍성예산)을 비롯해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권성동(강원 강릉)·김학용(경기 안성)·김영우(경기 포천가평)·김종훈(서울 강남을)·박명재(경북 포항남울릉)·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의원 등은 본선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다만, 이날 유일하게 심윤조(서울 강남갑)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100% 생존' 공식은 깨졌다.

'친박계'는 친박계 중진(3선) 김태환(경북 구미을)·서상기(대구 북을)와 친박계 행동대장 윤상현 의원을 공천 배제, 청와대 정무특보 출신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송청송)이 초선 김종태 의원에 밀려 낙천했다.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대구 북갑)·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경북 울진영양영덕봉화)·조윤선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서초갑) 등이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일부 탈락했다.

친박계는 친박계 중진 김태환·서상기과 친박계 행동대장 윤상현(사진) 의원을 공천 배제했다. 하지만 친박계 핵심인 정갑윤·홍문종·한선교·노철래·조원진·이정현 의원 등 현역 다수가 살아남았다./임영무 기자
'친박계'는 친박계 중진 김태환·서상기과 친박계 행동대장 윤상현(사진) 의원을 공천 배제했다. 하지만 친박계 핵심인 정갑윤·홍문종·한선교·노철래·조원진·이정현 의원 등 현역 다수가 살아남았다./임영무 기자

하지만 친박계 핵심인 4선 정갑윤(울산 중구)·3선 홍문종(경기 의정부을)·한선교(경기 용인병)·재선 노철래(경기 광주을)·조원진(대구 달서병)·이정현(전남 순천) 의원 등 현역 다수가 살아남았다. 박근혜 정부 인사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수원 장안)·정종섭 전 행정장치부 장관(대구 동갑)·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민경욱 전 대변인(인천 연수을) 등도 본선으로 직행하면서 '치명적 내상'은 아니라는 평가다.

때문에 일각에선 수적으로 볼 때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친박계'가 대대적인 비박계 물갈이를 위해 명분상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떨어뜨리는 '논개작전'을 펼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총선 후보 등록이 24~25일로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공천을 확정 짓지 못한 '논란 지역' 몇 곳은 김 대표의 결단만 남겨 놓은 상황이다. 김 대표가 승인을 거부하며 '논란 지역'으로 제기한 곳은 지역구 수로 보면 10개 안팎에 불과하지만, 본인의 정치생명을 건 '상향식 공천'의 승패가 달렸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대표가 공관위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상향식 공천'을 내걸고도 결국 자기 영달만 챙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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