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구을)의 공천 배제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 관여 의혹이 제기됐다./배정한 기자 |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구을)의 공천 배제에 '보이지 않는 손'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뜨거운 감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마포을을 단수추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정 의원을 사실상 공천 배제했다. 이후 정 의원은 12일 재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15일 기각됐다.
유시민 작가(전 의원)는 재심 기각 전날인 14일 정 의원의 컷오프 과정에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정청래 컷오프에 개입한 사람은 박영선과 이철희"라며 "본인은 아니라고 오리발 내밀지만, 정치물 먹은 사람은 딱 들어보면 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정청래 의원을 날리려고 한 게 아니었지만, 두 사람이 자신들이 미는 사람의 공천을 위해 서울 지역구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정청래 의원 지역구) 마포을에 내보내면 이길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작가(전 의원)는 재심 기각 전날(14일) 정 의원의 컷오프 과정에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더팩트DB |
앞서 '문재인의 복심' 최재성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 작가의 의혹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겼다.
최 의원은 "최근 공천과정을 놓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충분한 설득과 합리적인 공천 결정의 논거들을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정 의원이 컷오프되자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유 작가와 같은 주장의 글을 올렸다.
유 작가는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 해야 하는데 다른 명분이 없으니 비대위에 막말 정치인이라고 올린 것"이라며 "(내 주장이 사실이) 아니면 고소하든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철희 본부장은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15일 자신의 팬카페에 올린 입장문에서 "공천관리위는 총선기획단과 별도의 조직"이라며 "공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당 당헌은 총선기획단이 공천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라고 왜 개별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없고, 판단이 없겠느냐. 하지만 워낙 말 많고 탈 많은 것이 공천 아니냐"면서 "제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은 마땅히 제가 져야 한다. 그걸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단언했다.
재심 기각 직후 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눈물을 글썽이는 사진과 함께 "어머니 저는 어떡하나요?"란 심경을 밝혔다./문병희 기자 |
이어 "사실관계를 오해하거나 왜곡해서 가하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정청래 의원과 이해찬 의원을 좋아하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화를 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분들이 소중하다고 해서 충분한 근거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 의원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원을 지지하는 쪽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재심 신청 후 정 의원은 손혜원 더 민주 홍보위원장이 공개한 통화 내용에서 "제 인생 사전에 없는 단어가 둘 있다. '이혼'과 '탈당' 이다. 탈당 못 한다. 인생을 어떻게 그렇게 사냐"며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재심 기각 직후 트위터에 "눈물나게 하는 정치가 있고 눈물 닦아주는 정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들 딸들이 눈물 흘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럴 때 저는 어떡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려 고민이 깊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