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51) 더불어민주당 순천 예비후보가 지역을 다닐 때마다 타고 다니는 자전거에 올라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순천=남윤호 기자 |
[더팩트 | 순천=이철영·신진환 기자] "'신제품' 김선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입니다."
김선일(51) 더불어민주당 순천 예비후보는 자신을 '신제품'이라고 소개하며 웃었다. 순천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더 민주 예비후보는 총 5명. 경선 명단에 올리기 위해 후보들은 개성 있는 문구로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이중 김 예비후보가 내세운 것이 '신제품'이다.
9일 오전 전남 순천 연향동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 예비후보는 "인지도나 지지도를 올리는데 '신제품' 세 단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당이 18곳 경선지역을 발표함에 따라 10일 순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는 약 1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순천 시민은 지금 새 인물을 갈망한다
김 예비후보가 순천 출마와 시민들의 '새 인물' 열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순천=남윤호 기자 |
김 예비후보는 같은 당 예비후보들보다 인지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순천 시민은 인지도가 높은 사람보다도 새 인물을 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자전거 타고 걸어 다니면서 만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이었다"며 "시민들은 기존 순천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분들이 아닌 새 인물을 갈망한다. 어디 모임에 가면 누가 되어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실과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이는 결국 인지도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순천 시민들의 새 인물 열망에 그가 내세운 것이 바로 '신제품'과 '생활정치'라 할 수 있다.
김 예비후보는 "(캐치프레이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후보들을 보니 '노관규 후보는 그래도 노관규', '서갑원 후보는 다시 서갑원'을 내걸었다. 결국, 고민했던 것을 다 지웠다. 그래서 나온 게 '신제품'이라는 단어"라며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다. 인지도나 지지도를 올리는데 신제품 세 단어가 가장 큰 역할을 해줄 정도"라며 즐거워했다.
이어 "명함에 '신제품'이란 문구를 보고 피식하고 웃는 경우가 많더라. 명함을 받고 가다가 푹 웃는 것을 굉장히 많이 봤다. '신제품'은 유권자의 마음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 다른 후보가 그럼 우리는 구제품이라는 것이냐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제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내세우고 있는 것이 '생활정치'와 '공짜전기'이다. 김 예비후보는 생활정치와 공짜전기에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그의 생활정치와 공짜전기는 그동안 일상에서 느끼고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김 예비후보는 "제가 기치로 걸었던 게 '생활정치'다. 어떻게 보면 민주정부 10년이 남긴 게 무엇이냐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민주정부 10년 동안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권이 바뀌고 과거 야당을 지지했던 서민과 중산층이 더 민주를 지지했느냐 이거다. 생활정치를 통해서 더 민주 지지기반이라는 서민과 중산층이 그때 우리를 도와준 당이 어디인가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다. 정치라는 게 결국엔 시민들 생활과 결부돼 있고, 왜 이 정당을 지지하는지 각인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정부 10년과 민주화 이후에 세상이 변했는가에 회의가 든다. 제일 가슴 아픈 게 부끄러움이 없어졌고 염치도 없어진 사회다. 밟고 올라가서 원하는 것만 이루면 그걸로 평가받는다. 이제는 뭐든지 경쟁사회에서 1등만 하면 되고 이루기만 하면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짓은 따지지 않는 세상으로 변했다. 이런 식으로 살아선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바뀌어야 하고 삶이 바뀌어야 하고 그 바뀌는 것을 정치를 통해서 좀 더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생태수도 순천 '더불어 잘사는 도시 롤모델' 만들고 싶다
김 예비후보가 생태수도 순천의 비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순천=남윤호 기자 |
그가 내건 생활정치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 순천을 더불어 잘사는 도시로 만들어 전국적인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어떤 기업을 유치한다? (웃음). 순천이 생태수도를 표방하는데 생태수도라는 게 뭐냐. 지속 가능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생태수도를 표방하는데 시민들 삶은 그렇지 않다. 말만 생태수도지 삶은 생태수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말만 생태수도라고 하지 말자. 그게 콘텐츠가 돼서 순천을 배우러 오게 만들어야 한다. 순천에 오면 보고 싶은 게 시민들이 생태적으로 살고 하는 롤모델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고 밝혔다.
생태수도의 핵심엔 '에너지 문제'가 있다. 그는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순천 시민 30만이 하나의 바람을 일으킨다면 이것 자체가 큰 우리 순천이 먹고 살 먹거리가 된다고 본다. 그걸 기반으로 신재생 에너지 연구단지, 프로젝트, 세계적 콘퍼런스가 유치될 수도 있다"며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민들이 참여한다는 자체가 앞으로 순천의 새로운 먹거리로 충분히 발돋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의 이런 생각들은 철저하게 순천을 분석한 결과이다. 그는 지난해 순천 지역 300km를 걸었다. 순천을 알고 싶었고,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진단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그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순천에 출마하기 위해서 순천 공부를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은 '공짜 전기'였다"라며 "핵발전소는 위협적인 존재다. 그렇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이게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한 것이 수상태양광을 이용한 '공짜 전기'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고 남는 전기를 팔아 수익을 내자는 얘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사업자가 아닌 공기업이나 협동조합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경제적 성과에 대해서는 시민이 다시 가져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70개의 저수지와 주암호 상삼호 그 면적의 10%만 설치해도 순천 11만 가구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처음에 의아해했던 시민들도 핵발전소 없이도 전기를 가질 수 있다고 공감하고 있다"고 웃었다.
◆경선 올라가면 다크호스는 가능할 것
김 예비후보가 '공짜 전기'를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순천=남윤호 기자 |
김 예비후보가 구상하고 있는 '생활정치'와 '공짜 전기'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 첫 번째 관문이 바로 당내 경선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순천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의 면면을 보면 절대 쉽지 않은 경쟁이다.
그는 "순천 시민들은 새 인물을 갈구하고 있다. 다만, 그 정점을 아직 안 찍었다 생각한다. 경선에서는 지각변동이 분명 일어나리라 본다"며 "그동안 진정성 있게 시민에게 보여줬던 모습들. 지난 설 명절에 100시간 연속 귀성인사를 했다. 잠은 주차장 차 안에서 쪽잠을 잤다. 먹고 자고 씻고 4박 5일 동안 버스터미널에서 지냈다. 그때 뿌린 명함만 3만 장이다. 그리고 만난 시민으로 치면 5~6만 명 정도다. 그런 진정성을 보여줬고 지역에서도 참 신선하다 네거티브 없이 자기 길을 잘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들의 그 마음에 어떻게 불씨를 지를지 기대해 달라"고 자신이 경선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동안 순천에서 야권이 보여준 분열이다. 김 예비후보도 이점을 가장 큰 문제로 보았다. 지난 선거에서도 그랬다. 경선에서 패배한 쪽의 지지자들이 상대방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야권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판을 벌여봐야 알 것 같다. 제가 아주 위협적인 지지도가 있진 않지만, 경선이 어떻게 짜이냐에 따라선 다크호스는 가능할 것 같다"면서 "3달 동안의 선거운동은 그 어떤 후보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했다. 할 수 있는 선거 방법과 퍼포먼스는 다 동원한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도 저에 관한 얘기는 많이 한다. 그만큼 김선일이 누군지 알게 된 것이다. 봤다. 경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쏟아붇겠다. 다크호스로서 역할을 할 생각이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변화'와 '혁신' 원하는 순천시민 믿는다
김 후보가 자신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를 가리키고 있다. 그는 순천 시민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고 같이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남윤호 기자 |
야권에 순천은 반드시 되찾아야 할 지역이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유일의 호남 의원이다. 선거구 획정으로 순천·곡성 지역구가 순천으로 분리됐지만, 분열된 야권이 이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의원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김 예비후보는 이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의 연대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 의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12월 말 1월 초 만해도 어느 후보랑 붙여도 거의 난공불락처럼 탄탄했었다"며 "그러나 최근 추세는 상당히 꺾여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 의원은 탄탄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 또 야권 후보가 너무 많아 시민들이 어느 당인지 헷갈리면서 새 얼굴은 많은데 누가 누군지 혼동한다. 후보가 너무 많아 집중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현 야권 상황을 지적했다.
또 "단일화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다만, 단일화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걱정스럽다. 어떤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서 단일화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본다. 단일화를 자기 주가로, 또는 마지막이라고 배수진 치는 분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김종인 대표체제 이후 호남에서의 더 민주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김 예비후보도 시민들을 만나면서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장터 같은 데 나가면 더 민주 싫어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만나는 분들이 "난 민주당 찍을 거야" 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며 "어느 정도 이제 정리가 됐다고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김종인 대표가 잘하고 있다 생각한다. 지금 어느 선장이 와도 저렇게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김 예비후보는 인터뷰 끝에 순천 시민들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김 예비후보는 "모두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순천시민을 만났을 때 순천지역 사회에 발전과 변화를 가장 가로막고 있는 게 현재 순천 정치판"이라면서 "변화와 혁신을 원하는 순천시민을 믿는다. 동참해 달라. 희망을 버리지 말고 같이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