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진정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려 하십니까?
입력: 2016.02.23 05:00 / 수정: 2016.02.23 15:31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질문이 열린 가운데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임영무 기자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질문이 열린 가운데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약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도 총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으니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사람구하기가 한창이다. 인재영입도 있고 이합집산도 있다. 여기엔 저마다 이유가 있다. 국민의 눈높이와 정치권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각 당의 명분이요, 변명이라면 변명이라 할 수 있다.

철이 철이다 보니 만나는 사람마다 정치권 이야기를 한다. 밥을 먹을 때도, 차를 마실 때도, 술을 마실 때도 정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 부정적인 말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오가는 이야기의 결론은 '정치인들이 국민을 생각한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는 왜, 정치인들에 대해 이토록 부정적이게 됐을까. 그렇게 국민을 위한다고 입이 닳도록 말하는 정치인들은 왜, 국민에게서 비난받게 됐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정치인을 비난하는 원인을 제공한 데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정치인들 때문이다. 비리와 부정부패, 수백 가지의 특권, 표를 구하기 위한 겸손, 국민 앞의 고(高)자세 등이 정치혐오와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이유다.

그런데 또 국민은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고개를 조아리는 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정치적 신념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며 서로 뭉치는 모습도 보고 있다. 근래의 정치 상황이 그렇다.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약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도 총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약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도 총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선거철이 다가오다 보니 이들의 구호에 귀가 솔깃하긴 하다. 국민을 위한 복지를 하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균등한 기회를 주며 젊은이들에겐 꿈을 이룰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헬조선이 아닌 국민 모두가 행복한 지역을 만들겠다는 이런 구호들 말이다.

이런 구호들을 되씹다 보니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거기다 정치인들의 구호에서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국정에 관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도발에 대한 국회 차원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이날 또 다른 손님이 있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이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이 보기에 국내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웨덴 정치가 화제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내용이다. 누리꾼들은 이 방송을 갈무리(캡처)해 커뮤니티에 올리며 '한국이 배워야 할 스웨덴 정치'라며 국내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스웨덴 정치는 KBS 다큐1 '행복을 만드는 마술사!' 내용 일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알려지며 국내 정치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 KBS 다큐1 행복을 만드는 마술사! 내용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알려지며 국내 정치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 KBS 다큐1 '행복을 만드는 마술사!' 내용 갈무리

방송은 국회의원이 직접 폐지를 정리하고, 커피를 직접 타며, 3선 의원이 5일간 한국 출장으로 받은 활동비는 약 28만 원에 불과하고, 심지어 방문국에서 받았던 식사비용을 다시 의회에 반납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 국회를 방문했던 스웨덴의 한 3선 의원은 "국회의원은 다른 사람보다 높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반 근로자입니다. 그래서 큰 공간의 사무실이 필요치 않습니다. 만약 우리 의원들이 (한국과 같은) 리무진을 타고 다닌다면 아주 커다란 비난을 받겠죠"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이런 내용을 국내 정치인과 비교하며 비판한다. 국내 국회의원들이 지나치게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공항 VIP룸을 이용할 수 있고, 비즈니석도 제공된다. 그뿐만 아니라 일하지 않아도 명절이면 수백만 원의 상여금이 지급되는 등 이외에도 약 1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은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국민은 국회의원들에게 많은 것을 바란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해달라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좀 대변해 달라고 할 뿐이다. 어찌 보면 국민의 바람은 언제나 그랬듯 소박하다. 그래서 국민은 선거철이면 정말 우리를 위해 일할 것 같다는 믿음으로 표를 준다. 그리고 또 속았다고 후회한다. 선거철마다 반복이다. 이번에는 좀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예비후보들, 그리고 현직 의원들은 진정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려 하십니까. 설마 100여 가지의 특권 때문은 아니겠죠?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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