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직격인터뷰] 안철수 이 모 보좌관, "한자리 바랐다면 나왔겠나?"
입력: 2016.02.18 13:08 / 수정: 2016.02.18 13:27
이 모 보좌관은 18일 오전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난리더라. 놀랍다. 난 자리를 요구한 적이 없다. 당에서 이런 식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2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 모 보좌관 페이스북 갈무리
이 모 보좌관은 18일 오전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난리더라. 놀랍다. 난 자리를 요구한 적이 없다. 당에서 이런 식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2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 모 보좌관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은 간언하는 신하가 없다는 사실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을 근심해야 한다. 간하는 것은 말로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행동으로 한다. 말로 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의 이 모 보좌관이 사표를 낸 후 본인의 SNS에 올린 윗글이 17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모 비서관은 SNS에 '간언하는 신하를 두려면… [성호사설] '간쟁하는 신하 일곱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을 적었다.

이후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고, 놀란 국민의당은 "이 전 비서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4급 보좌관 승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한 인사불만이 사직의 이유인 것으로 안다"며 이 모 비서관의 개인적 욕심에 의한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이 모 보좌관은 18일 오전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난리더라. 놀랍다. 난 자리를 요구한 적이 없다. 당에서 이런 식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 모 보좌관은 "일부러 전화를 안 받고 그러지 않는다. 대역죄를 진 것도 아니고, 소신껏 행동한 것이다. 자리를 요구해서 했다고 하는데 당에 이야기했다. 있지도 않은 사실, 대표께 자리를 요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런 식으로 매도하면 기자회견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나 간 사람 충정을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모 보좌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 모 보좌관 페이스북 갈무리
이 모 보좌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 모 보좌관 페이스북 갈무리

그는 당의 대응에 무척 실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 보좌관은 자리를 위했다면 안 대표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모 보좌관은 "만약 안철수 대표를 모시면서 앞으로 '한자리해 먹겠다'고 생각했으면 나왔겠습니까. 나올 이유 없다"면서 "기껏 4급 보좌관 하나 달라고 (안 대표 곁에) 있겠어요. 당에 함량 미달에 문제가 많은 분이 공천 신청하고 한번 눈에 들려고 만나려 하고. 제가 무슨 공천자리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저는 그렇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미천하고 하찮지만 저는 작은 소신이라도 지키는 게 맞고 대표께 제가 여기서 그만두는 게 마지막 충신으로 남는 길이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글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리고 당의 지금과 같은 대처도 마찬가지로 그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모 보좌관은 “상황들이 확대되긴 했는데 (당의 대응과 언론의 반응을) 예상은 했다"면서 " 당에서는 (내가) 소인배처럼 자리에 연연하다가 뛰쳐 나간 것처럼 마무리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구태적인 것이다. '새 정치'를 하겠다고 창당한 국민의 당에서 이런 구태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국민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이라고 당의 태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에서 이런 부분들은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라고 해야 '새 정치' 아닌가. 그런데 지금처럼 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의당은 기존 정당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저도 정치권에 들어온 지 20년이 넘었다. SNS에 올린 글은 안 대표에게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정치권이 다 들어야 할 이야기 아닌가. 당연한 글인데 언론에서 크게 다루는 걸 보면 아직도 우리 정치는 과거지향적이고 미래 발전적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련의 반응들이 한국 정치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허탈해했다.

이어 "저는 여기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다른 분이 보필 잘해서 (안 대표가) 잘 되시라는 마음에서 그만 둔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말했다.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지난 2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천정배, 안철수 공동대표와 여러 의원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배정한 기자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지난 2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천정배, 안철수 공동대표와 여러 의원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배정한 기자

한편 이 모 보좌관은 지난해부터 안 의원실에 근무해오다 지난 12일 안 대표에게 직접 사표를 제출했다.

다음은 이 모 보좌관이 18일 낮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ㅇㅇ입니다. 최근 제 심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얼마전 안 대표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소회에 대한 개인적인 글을 페북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여러 언론이 이 글에 관심을 가지고 다루기 시작하더니 실시간 검색 1위까지 올라버렸습니다. 개인적인 글이 의도치 않게 크게 보도되다보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올린 이익의 성호사설 "간쟁하는 신하 일곱 사람"은 기르던 개가 주인을 물거나, 모셨는 분을 배신하고자 올린 글이 아닙니다.

제가 글을 올린 이유는 국민의 대의자인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쓴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듣기 좋은 단소리에 취하면 바른 정치의 시대적 사명을 요구하는 대의명분 의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되새기자는 의도였습니다.

보잘것 없는 교환부품처럼 여겨지는 보좌진의 쓴소리도 달게 듣는 열린 자세는 모든 정치인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금 더 나아가자면 의원님을 모시던 보좌진으로서 새정치를 하시겠다는 의원님께 마지막으로 간언을 드리고 싶은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로 인해 수많은 억측을 낳는 이 상황은 부담스럽습니다.

결론적으로 남을 나와 같이 여기면, 천하에 용서 못할 일이 없고, 믿지 못할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제 글은 보좌진으로서 그리고 의원님을 모신 한 사람으로써 하는 간언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갑자기 사표를 쓰다보니 마치 제가 더 나은 자리 요구하다 안받아져 뛰쳐나간 소인배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좌진으로서, 적어도 제가 보좌진으로 있는 동안 만큼은 개인을 생각하지않고 의원님을 모셔왔습니다. 보좌진으로서 소신과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당직을 맡으면 어떻겠냐는 제의에도 제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거절한 바 있습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떠날 수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부 안 대표님 주변 분들에게도 한 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간언은 고사하고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지 자문하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부끄럽다면 이제는 안 대표께서 더 큰 정치를 하시도록 떠나십시오.

마지막으로 안 대표님께 간언 드립니다.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은 쳐내시고 국민을 위한 큰 정치 이루시길 바랍니다

저로 인해 소란스럽게 해드린 것 같습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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