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안대희 "부산에서 B급 학생, 마포 와서 대법관 됐다"
입력: 2016.02.12 05:00 / 수정: 2016.02.12 06:44
법조계의 큰 어른인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16년 정치 신인으로 여의도 입성을 꿈꾼다.안대희 최고위원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지명후 처음으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법조계의 '큰 어른'인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16년 '정치 신인'으로 여의도 입성을 꿈꾼다.안대희 최고위원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지명후 처음으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법조계의 '큰 어른'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016년 '정치 신인'으로 여의도 입성을 꿈꾼다.

대검찰청 중수부장 시절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안겼던 안 최고위원은 자신이 비리를 파헤쳤던 새누리당에 입당해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 최근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서울 마포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부터 줄곧 숨가쁘게 달려왔다. 검찰 몫 대법관으로 임명돼 6년간 봉직했고, 이후엔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의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통령과 인연으로 국무총리에 지명됐으나 변호사 시절 거액 수임료 수수 논란으로 청문회 직전 '자진 사퇴'했다.

절치부심하던 안 최고위원의 최종 선택은 총선 출마였다. 당초 부산 해운대구에 출마하려 했지만, 당 지도부가 험지 출마를 권유해 마포갑으로 정했다. 안 최고위원은 '마포갑'과 자신의 인연을 "어린 시절 부산에선 공부와는 거리가 있는 학생이라 담임선생님은 'B급 학생'이라 불렀다"면서 "그런데 마포 숭문중학교로 와서 새롭게 태어났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환경도 바뀌면서 대법관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설명했다. 안 최고위원과 인터뷰는 지난 5일 서면으로 이뤄졌다.

안 최고위원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갑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마포=서민지 기자
안 최고위원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갑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마포=서민지 기자

-지난 1일 사무소 개소식을 했다. 정치인으로 본격 선거운동 채비를 마쳤는데, 소감은.

오랜 공직 생활 동안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드리고, 봉사하기 위해서 정치인으로 나섰다. 지금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우리 사회의 다른 부분들은 발전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할 정치가 오히려 발목을 붙잡고 있으니 국민이 돌아서는 것이다. 이런 정치를 바꾸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정치에 나섰다. 국민에게 약속한 것처럼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이 원하는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다.

-개소식에 친박 비박할 것 없이 참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최고위원직에 지명되면서 비박계로 분류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미 최고위에서 언급한 바 있다. 억지로 계파를 나누는 것이 국민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야당이 그렇게 이합집산을 하고 계파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였기에 국민께서 크게 실망하신 것이 아닌가. 지금 새누리당에 필요한 것은 친박, 비박이 아니라 국민만 바라보는 '친당' 세력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고달파진 서민의 삶과 북한의 안보 위협 속에 정부와 여당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

-생각보다 사무소 개소식 연설이 3분 남짓으로 아주 짧았다. 이유가 따로 있나.

사무소 개소식은 저의 출마를 주민들께 인사드림과 동시에 마포 주민들과 함께하는 잔치다. 잔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함께 하신 분들이다. 보다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제 말을 줄였다. 앞으로 제 말을 들려주기보다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 노력하겠다.

안 최고위원은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고통 받고 있는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안대희 블로그
안 최고위원은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고통 받고 있는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안대희 블로그

-'대법관 안대희'가 '정치인 안대희'로 거듭나려는 '진짜 이유'를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 일각에선 '단순히 초선 국회의원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는 말도 있던데.

초선 국회의원이 단순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마포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무게에 대해서 늘 깊이 고민했다. '정치인 안대희'가 되려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다. 고통 받는 국민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더는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법관 안대희'가 본 그동안의 국회는 어땠나. '정치인 안대희'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는 사회 누구에게나 법과 제도가 공정하게 적용되는 균형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정치는 많은 국민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정치권은 어떤가? 대법관으로서 판결을 내릴 때 언제나 균형 잡힌 중재자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래서 저의 그런 경험들이 우리 정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요즘 많은 젊은이가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많은 것을 포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 세대에게 (정치를 통해) 희망을 주고 싶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 기조로 정한 '상향식 공천' 및 '인재 영입'과 관련해 쓴소리했다.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나.

개혁 의지가 담긴 '상향식 공천' 원칙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만 공정한 경선을 통한 국민의 선택이란 상향식 공천의 본래 취지도 살리고 총선 승리도 가져올 수 있다. 공천개혁을 위해서도 새로운 인물의 영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선 계파나 조직동원력에 단단히 묶여있는 공천 장벽을 허물어 줘야 한다. 이러한 공천 장벽이 있다면 새로운 인물의 영입은 어려운 것이다. 이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안 최고위원은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과 경선을 앞두고 빚어진 마찰에 대해 마포 발전을 위하고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선거에서 계속 그런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자신의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임영무 기자
안 최고위원은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과 경선을 앞두고 빚어진 마찰에 대해 "마포 발전을 위하고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선거에서 계속 그런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자신의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임영무 기자

-당사 출마 선언 당시 강승규 전 의원과 마찰이 있었다. 경선을 앞두고 여전히 안 최고위원의 마포갑 출마 '명분'에 대한 이야기가 도마에 오르곤 한다. 어떤가.

마포라면 정치에 대한 꿈을 충분히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 지역 주민들의 요구도 있어서 마포 출마를 결심했다. 당의 요구에 따라 지역으로 온 상황이며, 서울 어떤 지역을 가든지 마찰은 존재한다.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에 강승규 후보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자신은 괜찮고 다른 사람이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지금 마포 발전을 위하고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선거에서 계속 그런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자신의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출마 기자회견에서 "중학생 안대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곳은 '마포'였다. 정치인 안대희는 '마포'에서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중학생 안대희와 마포 관련 에피소드 소개해달라.

어린 시절 부산에서 그렇게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B급 학생이라 불렀다. 공부와는 거리가 있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숭문중학교로 와서 새롭게 태어났다고나 할까? 마포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환경도 바뀌면서 노력해 대법관까지 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숭문중학교는 어린 중학생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곳이었다.

-마포갑 후보로서,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서 향후 행보와 포부 한 말씀.

마포는 도심(광화문, 시청, 서울역)과 공항, 여의도를 잇는 지리적 이점과 대학가, 홍대 입구와 같은 문화 환경의 이점을 안고도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다. 마포 주민들의 삶이 나아졌는지 반문해본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큰 인물, 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된 인물이 마포를 위해 나서야 하고 마포에는 마포에 걸맞은 후보가 필요하다. 국민, 그리고 마포 주민을 바라보면서 귀 기울여서 듣는 그런 정치, 국민의 고달픈 삶이 달라지는 정치를 하겠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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