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과 관련해 "김종인 비대위원장 영입으로 모든 게 해결된 것은 아니"라면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최근 출간한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의 북 콘서트를 개최한 가운데,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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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대구=오경희 기자] 20대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김부겸(58)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권의 희망을 밝힐 수 있을까.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 전 의원은 야권의 불모지이자 여권 공천전쟁 속에서 선전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그의 당내 역할을 주목하는 이유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체제 이전 김 전 의원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고사했다. 그는 당시 "(직접 나서기 보다)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모으는 일종의 본드 역할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당안팎의 상황에 대한 우려와 조언의 목소리를 내왔다.
"나의 최우선 과제는 '공존 공화국'이다."
김 전 의원에게 당 내홍을 수습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더민주의 앞날과 향후 정치 지형에 대한 생각을 지난달 26일 물었다. 그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 그리고 '상생과 통합'이다. 김 전 의원과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뤄졌다.
-한때 당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란 얘기도 있었고, 김부겸 전 의원의 역할론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최근 당안팎의 상황들을 어떻게 보나.
문재인 대표가 퇴진하고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되었는데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탈당과 분당의 분위기를 정리하고, 당을 재정비하기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당을 선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김종인 위원장 한 분이 들어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 위원장이 들어와서도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우리의 모습과 똑 같다면 아무도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각오와 실천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강력한 혁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이 야권에게 희망하는 것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더 크게 통합해서 승리하는 야당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생을 응원하는 김 전 의원./김부겸 블로그 |
-야권의 현 상황들이 대구 선거와 총선 전체에 미칠 영향을 전망한다면.
국민이 야권에게 희망하는 것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보다 강하게 혁신하고, 더 크게 통합해서 승리하는 야당이 되는 것이다. 지리멸렬한 야당은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한다. 분열해서 공멸의 길을 갈 것이 아니라 단결과 화합의 길을 가야한다. 대통합하고,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과거 역사에서 얻은 야권의 길이다. 야권이 그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당연히 국민들은 선택해줄 것이다.
-대구에서 '진박마케팅'이 한창이다. 혹자는 역풍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 '진박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애정이 남 다른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직 선거라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국가발전에 대한 각자의 정책 대안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것인데 ‘'대통령과 가깝다''누구는 멀어 졌더라'는 식의 기준을 갖고 국민의 대표자를 선택할 것이란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다. 대구 시민들의 수준을 아주 낮춰보는 것인데 정치를 이렇게 희화화해선 안 된다. 대한민국의 산업화 근대화를 이끌어 왔다는 대구경북민들의 자긍심에도 큰 상처를 주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고통 받는 대구 시민들의 입장을 헤아린다면 어떻게 하면 대구 경제를 살릴 것인지, 청년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이지, 수도권과의 격차는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제시해야지, 어떻게 하면 대통령과의 관계를 증명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면 시민들께 호된 회초리를 맞을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나에게 주어진 최우선의 과제는 상생과 화합을 통한 '공존의 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더팩트DB |
-다당제의 필요성엔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과의 관계는 어떤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가.
국민들께 참 송구스럽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우리끼리 분열해서 서로 치고 박는 모습을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하시겠나. 증오와 분열의 언어를 거둬내야 한다. 지금 야권의 분열은 정책적 차이, 가치나 이념의 차이에서 왔다기보다는 조금만 생각이 다르면 서로를 적대시하는 획일적이고 배타적인 문화가 만들어낸 것이다. 지리멸렬한 야권 분열의 폐해는 결국 국민이 지게 되어 있다. 87년 양김의 분열이 어떤 역사를 만들어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치 지도자의 분열은 지지층의 분열을 필연화한다. 극단적인 뺄셈의 정치, 진영정치를 청산하고, 덧셈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집단이 될 것이다. 지금은 각자 자기의 길을 갈 수밖에 없더라도, 총선이라는 큰 국민적 선택을 앞두고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어떤 정치를 꿈꾸는가.
정치도 경쟁을 해야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게 된다. 하나의 당만 있으면 경쟁 할 필요가 없다. 정치인들이 그냥 특권층 행세를 하고 군림하려 든다. 그런데 두 개 이상의 당이 서로 경쟁하면 절대 그렇게 못 한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첨예한 갈등과 대립은 어느 한 정치집단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란 결국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인데 영호남의 지역문제를 넘어서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놓고 제 정당이 경쟁하고 필요에 따라 협력 하는 국민적·정치적 합의 수준을 높이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최우선의 과제는 상생과 화합을 통한 '공존의 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다. 지역주의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펼쳐보고 싶다. 그런 의지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