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호남향우회 "당보고 안 뽑아~"
입력: 2016.01.24 05:00 / 수정: 2016.01.24 01:19

23일 오후 5시 서울 양재동 한 호텔에는 500여 명의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회원들이 회장 이취임식 행사 참석차 모였다./양재동=서민지 기자
23일 오후 5시 서울 양재동 한 호텔에는 500여 명의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회원들이 회장 이취임식 행사 참석차 모였다./양재동=서민지 기자

[더팩트 | 양재동=서민지 기자] 그동안 제1야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호남향우회(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는 "더는 무작정 '2번'을 뽑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오후 5시 서울 양재동 한 호텔에는 500여 명의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회원들이 회장 이취임식 행사 참석차 모였다.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는 해병전우회, 고려대동창회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조직이라 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결속력이 상당해 야권이 '손잡고 싶은 1위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전병헌 최고위원, 이낙연 전남지사, 신민당 대표 박준영 전 전남지사, 국민의당 소속 문병호 의원, 국민회의를 주도하는 천정배 의원 부인 서의숙 여사 등이 참석해 '호남 민심'에 대한 구애를 펼쳤다.

호남향우회 회원들은 이날 더는 무작정 2번을 뽑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양재동=서민지 기자
호남향우회 회원들은 이날 "더는 무작정 '2번'을 뽑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양재동=서민지 기자

이들의 경쟁적인 '구애 작전'과는 달리 이날 <더팩트>가 만난 호남향우회 회원들은 선거철만 되면 '호남'을 찾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을 밝혔다.

'울산 향우회' 소속 김 모(50대·여) 씨는 "호남향우회라는 것은 그 지역의 정서를 나누는 건데, 선거 기간에만 와서 영호남을 따지고 정치적으로 몰고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당이라고 하는데 그건 선거 때만 호남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남향우회 초창기 회원이었다고 밝힌 신 모(50대) 씨는 "호남을 당연히 더 민주에 표나 몰아주는 지역으로 인식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면서 "선거철만 되면 '우리가 결정할 테니 너희는 찍어달라'고 하는데 그런 식은 이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양재동=서민지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양재동=서민지 기자

또 다른 이들은 '지리멸렬'한 야권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 향우회' 소속 70대 강 모 씨는 "호남을 향한 각종 구애는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다만 어떤 사정에서든 분열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면서 "현재 호남이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꾸 분열하는 야당의 모든 문제가 '문재(인)'에서 생겼다고 보는 게 호남의 여론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서울 향우회' 회원 이 모(40대·여) 씨는 "분당하는 것 원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고, 옆에 있던 남편 최 모(50대) 씨도 "분열된 상태는 상당히 안타깝다. 서로 화합, 소통하면서 하나로 가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현재 '누가 잘못했다'를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 아침 박주선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통합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서서히 뭉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국민의당 소속 문병호 의원이 호남향우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양재둥=서민지 기자
국민의당 소속 문병호 의원이 호남향우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양재둥=서민지 기자

결국 이젠 '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경남 향우회' 소속 이 모(60대) 씨는 "현재 어느 당을 지지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당보다는 인물 보고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어느 당만 지지한다는 것은 옛말"이라면서 "당을 가지고 호남을 이용한다고 생각이 들면 딱 싫어진다. 가장 중요한 건 누가 국가와 지방을 잘 끌고 나갈 것인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에 사는 향우회 회원 한 모(40대·여) 씨도 "제가 82학번인데 고향 사람들끼리 단일대오를 이뤄서 한 당을 밀어주는 건 이제 옛날 일이 됐다. 요즘 세대는 다르다"면서 "물론 호남이 그동안 2번을 무조건 지지해온 것은 맞지만 소외당한 건 사실 아닌가. 이제는 당보다 지역에 얼마나 관심을 쏟는지를 보고 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향우회' 소속 신 모(50대) 씨와 손 모(50대) 씨는 "(분열했던) 야권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호남에 주는 관심이 커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우리는 모두 다 환영"이라면서 "요즘 가는 모임마다 천정배, 안철수, 더 민주 많이들 온다. 특히 천 의원은 우리 가는 곳마다 어디든 오시기 때문에 더 친근감이 든다. 요즘은 (호남이) 많이 발전했지만 저희 살 때만 해도 거기가 도농복합도시가 아니었다. 농사를 짓거나 해변가 쪽으로만 발전이 이뤄졌기 때문에 어렵게 생활했다. 그래서 고향 사람들끼리 더 잘 뭉친다. 호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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