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말장난' 정치권, '병신' 안 되는 선거로 심판하자
입력: 2015.12.30 05:00 / 수정: 2015.12.30 14:43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개회식이 열린 지난 9월 1일 국회 정현관 앞 계단에서 국회의원들이 단체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더팩트DB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개회식이 열린 지난 9월 1일 국회 정현관 앞 계단에서 국회의원들이 단체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 | 이철영 기자] 2015년이 다 가고 2016년이 다가오는 문턱에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공회전 중입니다. 여야 국회는 여전히 정쟁 중이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 문제로 계파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입니다.

을미년(乙未年) 시작과 함께 다투기 시작한 정치권은 병신년(丙申年)을 앞두고도 밥그릇 싸움만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가 밝았을 때만 하더라도 정치권은 민생과 서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 그랬나요. 19대 국회를 두고 '식물 국회' '맹탕 국회'라는 평가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민을 위한다는 말치레(립서비스)로 2015년 막바지까지 버티고 있는 정치권입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최근 개봉한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를 빗대 정치인들에게 ‘서민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고 일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정치권의 행태가 이 모양인데 국민이 정치인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은 다가오는 2016년 병신년에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인물을 바꾸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민의 이런 감정을 알았는지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물갈이하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여야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이냐, 비박이냐를 놓고 공천 싸움을 벌이고 있고, 야권인 더불어민주당도 계파 간 갈등에 탈당, 신당 창당으로 시끄럽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물갈이하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여야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이냐, 비박이냐를 놓고 공천 싸움을 벌이고 있고, 야권인 더불어민주당도 계파 간 갈등에 탈당, 신당 창당으로 시끄럽습니다. /더팩트DB
여야를 막론하고 물갈이하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여야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이냐, 비박이냐를 놓고 공천 싸움을 벌이고 있고, 야권인 더불어민주당도 계파 간 갈등에 탈당, 신당 창당으로 시끄럽습니다. /더팩트DB

여당보다는 야권의 문제가 더 심각한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야권분열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이젠 놀랍지도 않습니다. 국민도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지겨우니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야권 분열을 보면 실소가 나옵니다. 신당을 창당한다며 내건 기치들이 ‘새 정치’ ‘호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인물들을 보면 ‘새 정치’는 애초에 불가능한 꿈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호남'이 다 자기들 것입니까. 누군가는 '호남의 한(恨)'을 풀어주겠다고 하던데 그 '한'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당 창당 세력 중 가장 이목을 끄는 정치인은 단연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새 정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안 의원을 따라 탈당한 현역 의원들도 많습니다. 호남을 지역으로 하는 의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어디서 새 정치를 찾아야 할까요. 오히려 지역주의의 부활을 알리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정치권이 그토록 이야기했던 '지역주의 타파' 노력의 역주행입니다.

흔히 그 사람을 볼 때 주변 인물을 보아야한다고 합니다. 안 의원 주변을 보면 ‘새 정치’라 할 수 있는 신선한 인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안 의원에 밀려 마음 급한 천정배 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왼쪽)과 천정배 의원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정한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왼쪽)과 천정배 의원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정한 기자

흔히 뭔가를 새로이 시작할 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닐 것입니다. 새 술은 발효성이 매우 강해 헌 부대에 넣으면 터져버려서 새 부대에 넣어 보관해야한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이런 관습에 빗대어 낡은 전통의 유대교 틀 안에 왕성한 생명력을 지닌 주님의 복음을 가두어 넣고 해석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신당 창당 세력을 보면 ‘새 술’이 없다 보니 ‘새 부대’에 담을 이유도 없어 보입니다. 결국, 신당 세력도 그동안 정치권이 국민에게 했던 말치레와 말장난으로 현혹하려는 술수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여당도 그 밥에 그 나물로 보이는지라 그들이 말하는 '개혁'이 간혹 수사학적 표현에 불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19대 국회가 서민을 위한다면서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다가오는 새해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새로운 인물로 바꾸는 것이 국민의 몫입니다. 일 못 하는 정치인을 그 자리에 둘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정치권도 국민의 고혈(膏血)을 짜내기만 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염치가 있다면 말입니다.

이미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잘 준비하는 게 낫습니다. 국민에게 내년은 정치권에 실망했던 것들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바꿀 수 있는 해입니다. 가만히 있으니 정치권이 국민을 ‘가마니’로 보는 것입니다. 국민 모두 2016년 병신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새해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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