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끼리끼리' 송년회동, 정치권 '핫 건배사'
입력: 2015.12.11 05:00 / 수정: 2015.12.11 07:38

연말 송년회가 다가오면서 술자리 곳곳에서 건배사가 나온다. 여의도 정가에서 식사와 곁들이는 술 한잔엔 정치가 녹아 있다.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이재오(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친이(친이명박계)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연말 송년회가 다가오면서 술자리 곳곳에서 건배사가 나온다. 여의도 정가에서 식사와 곁들이는 술 한잔엔 정치가 녹아 있다.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이재오(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친이(친이명박계)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12월, 바야흐로 송년 모임 시즌이다. 정치권에서도 그룹별로, 당마다 계파별로 송년 회동을 갖거나 계획 중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안 단속'에 유효하다.

가장 최근인 8일 친박계(친박근혜)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의원 약 40여명은 여의도 모 중식당에서 오찬 겸 송년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을 시작하며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물잔을 들고 건배사로 '빈체로(Vincero, 이기리라)'를 외쳤다. 이 의원은 "우리 국가경쟁력포럼과 함께 모두 승리하자, 승리하자. 승리하자가 이태리 말로 '빈체로'"라면서 "잔은 빈채로 나와야 진짜 승리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제가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선창하면 '빈체로!'하시면 됩니다. 우리 국가경쟁력강화포럼과 함께 승리합시다"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인 8일 친박계(친박근혜)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의원 약 40여명은 여의도 모 중식장에서 오찬 겸 송년 회동을 했다./여의도=서민지 기자
가장 최근인 8일 친박계(친박근혜)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의원 약 40여명은 여의도 모 중식장에서 오찬 겸 송년 회동을 했다./여의도=서민지 기자

민주화추진협의회 소속 상도동계(YS)와 동교동계(DJ) 약 200여명은 지난달 30일 30여년 만에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식당에서 송년 모임을 갖고 화합을 다졌다.

모임의 성격에 맞게 동교동계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건배사는 '우리의 결의를 담아!'였다. 한 전 대표는 "우리가 한 세대를 살면서 두 분의 큰 지도자를 모신 것은 일생의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송년 모임은 아니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0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DJ 노벨평화상 15주년 기념식에서 '이 모든 것을 위하여'라고 외쳤고, 최근 당 지도부 체제 혁신을 놓고 안철수 전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우리는 하나!'라고 받아쳤다.

앞으로도 유행할(?) 듯한 건배사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이 아닐까. 지난 8월 정 전 장관은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건배사로 '총선 필승'이라고 외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야당 내에서 유행한 건배사는 '사자~어흥!'이다. 송년회 모임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이 "사자~"라고 선창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어흥"하고 외치는 것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MB 정부 당시 '사자방(4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양대 축으로 결성된 민주화추진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식당에서 민추협 소속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년 모임을 열었다. 박광덕 민추협 회장, 권노갑·김덕룡 민추협 공동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왼쪽부터 시계방향)./배정한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양대 축으로 결성된 민주화추진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식당에서 민추협 소속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년 모임을 열었다. 박광덕 민추협 회장, 권노갑·김덕룡 민추협 공동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왼쪽부터 시계방향)./배정한 기자

지난해 같은 시기인 12월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이계(친이명박계) 의원들은 송년 회동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들고 '위하여'라고 외쳤다. 고전적 건배사로, '부산 사나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의리를 위하여" "우정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새누리당에서는 '개나발(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을 위하여)' 등 끈끈한 관계를 강조하는 건배사가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과거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건배사는 새누리당에 비해 엄숙한 편으로 민주주의의 부활을 꿈꾸며 "민주주의를 위하여"란 건배사를 했다.

여의도 정가에서 식사와 곁들이는 술 한잔엔 정치가 녹아 있다. '건배사'를 외치며 짧은 시간에 서로를 각인시키고, 끈끈한 관계를 다진다. 내년 총선은 4월 13일, 연말을 맞은 정치인들의 수많은 술잔엔 어떤 '건배사'가 담길까.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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