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엄수됐다. 유족과 시대를 함께했던 동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좋아했던 가곡 '청산에 살리라'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과거 자택 서재에서 집필 중인 김 전 대통령./김영삼민주센터 제공 |
[더팩트 | 국회=오경희 기자]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이 봄도 산허리엔 초록빛 물들었네/ 세상 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26일 오후 국회의사당에 '청산에 살리라'가 울려 퍼졌다. 민주화의 거목,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곡이다.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국립합창단,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부르고 있다. 추모곡인 '청산에 살리라'는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좋아한 노래 가운데 유족이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오경희 기자 |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엄수됐다.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엔 유족과 친지 100여명, 장례위원 2000여명, 해외 조문 사절 80여명, 각계 인사 7900여명 등 1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첫 국가장이다.
추모곡인 '청산에 살리라'는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좋아한 노래 가운데 유족이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2010년 83세 생일 때도 이 노래를 축가로 요청할 만큼 이 노래를 좋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상사 모질어도 '청산(민주화)'을 꿈꾼 김 전 대통령의 인생과 닮았다.
1983년 민주화를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투쟁을 벌이는 김 전 대통령.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
'청산에 살리라'는 성악가이자 작곡가, 언론인이었던 김연준이 1973년 윤필용 필화사건에 연루돼 구치소에 갇혔을 때 가사와 곡을 쓴 가곡이다. 김 전 대통령 역시 유신 정권에 맞서다 옥고를 치렀으며, 가택연금과 단식 투쟁 및 의원직에서 제명당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영결식에선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국립합창단,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불렀다. 준비 실무를 맡은 행정자치부는 "고인의 유지인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합창으로 표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4년 만45세의 나이로 '최연소 야당총재'인 신민당 총재에 선출됐다.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영결식이 끝나고 동작구 상도동 사저와 인근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앞은 서행하면서 통과한다. 이후 안장지인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한다. 유해는 현충원 장군 제3묘역과 제2묘역 사이 능선 쪽에 만들어진 묘지에 안장된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1927년생으로 1954년 만 25세 나이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3·5·6·7·8·9·10·13·14대 국회의원 등 9선을 지냈다. 4수 끝에 1993년 2월 25일 제14대 대통령으로 올랐고, '역사 바로세우기' 등 '문민개혁'을 펼쳤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