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3 총선을 앞두고 5개월여 앞두고 '군소정당' 창당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16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 건수만 모두 12건입니다. 사진은 정당 창당 절차./선관위 누리집

[더팩트 | 오경희 기자]'친반연대''거지당''애국당''민초연합''진리대한당''좋은원칙''한반도미래연합''사회민주당''자유정의당''신민당''복지국가당''기독자유당'….

내년 4·13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군소정당' 창당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16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 건수만 모두 12건입니다. 특히 지난 6일 등록한 '친반연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대권의 적임자로 표방하며 정치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창당'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걸까요? 17일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일단 추진자의 자격에 특별한 제한은 없습니다. "공무원 등 정치적 중립 의무자를 제외하고 보통의 사람이면 창당 추진자로 나설 수 있다"고 합니다.

(가칭) 당명을 정하고,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서를 작성한 뒤 발기취지문 (18부), 발기인의 명단(1부), 발기인동의서(200부), 인영서(18부), 대표자의 취임동의서(1부), 발기인대회 회의록 사본(1부), 사무소의 소재지 약도(1부), 대표자의 이력서(1부) 등 9건의 서류를 제출합니다.

'당명'에도 제약은 없습니다. 다만, 유사한 명칭이 있는 경우, 선관위에서 재검토 절차를 밟습니다. 바로 이 '당명' 때문에 '친반연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반기문 측에선 친박연대와의 개연성을 부인하고 있는데도 반 총장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16일 현재 선관위에 신고된 창당준비위원회 현황./선관위 누리집

이와 관련해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같은 날 "친반연대의 명칭사용이 부적절하다"면서 "특정인의 지지를 표방하는 정당의 명칭을 사용하려는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절차, 방법 등에 따라 그 특정인의 동의를 명시적으로 받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결성신고 후엔 활동을 개시할 수 있고, 신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한해 창당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다음 날에 창당 준비위원회는 소멸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단, 소멸됐다고 다시 창당에 도전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다시 똑같은 창당 절차를 밟으면 상관없고, 다만 이미 창당하고자 하는 유사 명칭의 정당이 있으면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창준위가 실제 결성되기 위해선 먼저 200명 이상의 발기인이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해 발기 취지·규약·명칭을 정하고 대표자 등을 선임해 중앙당 창준위를 결성해야 합니다.

창준위 결성신고서 및 발기인 동의서./선관위 누리집

이어 5개 이상의 시·도당 창당 및 등록신청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각 시·도당 100명 이상의 발기인이 발기인대회를 개최, 발기 취지·대표자 등을 정해 시·도당 창준위를 결성합니다. 이후 관할 시·도안에 주소를 둔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하며,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해 대표자·간부 등을 선임합니다. 그 다음 중앙당 창준위의 승인을 받아 시·도선거관리위원회에 시·도당 등록신청 및 회계책임자 선임신고를 해야 합니다.

5개 이상의 시·도당 등록을 완료하면, 창당대회 개최일 5일 전까지 일간신문에 개최 일정을 알려야 합니다.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해 강령 및 당헌 채택, 대표자·간부 등을 선임한 후 선관위에 등록 신청 및 회계책임자 선임신고를 하면 공식적인 정당이 됩니다.

요약하면, 창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조직·시간 등을 '잘' 갖춘 사람만이 제대로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금배지가 뭐길래.'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