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총 쏴" 이완영 의원, 말이야? 방귀야?
입력: 2015.11.17 05:00 / 수정: 2015.11.16 21:25

이완영(58·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 의원의 “미국에선 경찰이 총을 쏴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는 발언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이완영(58·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 의원의 “미국에선 경찰이 총을 쏴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는 발언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미국에선 경찰이 총을 쏴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

이완영(58·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오전 당 초·재선 의원모임 ‘아침 소리’ 정례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답니다. 이 의원 발언의 저변엔 ‘시위대=좌파’라는 것이 깔렸습니다. 이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 의원 홈페이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 의원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우리가 흔히 (알기로) 미국 경찰은 막 패버린다. 그것이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받는다. 최근 미국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들이 죽는데 10건 중 8, 9건은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며 “이런 것들이 선진국의 공권력이다. 선진국의 경찰 대응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면 과잉진압 이런 게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 경찰도 배우라고까지 조언했습니다.

이 의원의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때문입니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농민 백모 씨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머리를 맞아 실신,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를 놓고 여야의 입장은 ‘폭력시위’와 ‘과잉대응’으로 분명하게 갈립니다.

백 씨가 크게 다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경찰의 과잉대응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경찰이 과잉대응에 나선 데는 시위대의 폭력적인 시위도 기인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로 향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경찰의 힘과 힘의 충돌이 이번 사태를 부른 것입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중 농민 백모 씨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머리를 맞아 실신, 중태에 빠졌다. /더팩트DB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중 농민 백모 씨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머리를 맞아 실신, 중태에 빠졌다. /더팩트DB

보기에 따라 이번 사안은 시각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사안을 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념의 논리가 아니라 공권력과 시위대의 충돌이 빚어진 사실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의원의 발언은 곱씹을수록 본질과 거리가 먼 언어도단에 불과합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입에서 총을 쏘는 것이 선진국의 공권력이라는 말로 표현된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본인을 지지하거나 같은 이념이 아닌 사람은 국민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인가요.

공권력과 시위대의 충돌은 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진보든 보수든 공권력과 충돌하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공권력과의 충돌과정은 시위대의 폭력성 또는 규정에 벗어난 돌출행동에서 비롯돼 왔습니다. 이념이 폭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의원의 말을 다시 곱씹으며 품격(品格)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품격은 국회의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이 품격이라는 말은 ‘사람의 품성과 인격’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 의원의 말에서 품격이 느껴지시나요?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말이 말 같지 않을 때 ‘말이야 방귀야’라고 합니다. 이 의원은 ‘말’일까요? 방귀일까요?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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