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정세균 의원 “법인세 정상화…분수경제로 전환”
입력: 2015.07.30 11:11 / 수정: 2015.07.30 11:11

미스터 스마일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당이 경제정당으로 탈바꿈해 수권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 종로구=남윤호 기자
'미스터 스마일'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당이 경제정당으로 탈바꿈해 수권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 종로구=남윤호 기자

“경제정당위, 수권 능력 있다는 국민 신뢰 얻는 것이 목표”

“최경환노믹스의 성과라…. 성과가 없는 것이 성과 아닌가 싶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효과가 없다고 확인된 낙수경제에서 벗어나 분수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65 · 5선, 종로구) 전 대표이자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장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이같이 일갈했다. <더팩트>는 지난 22일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장으로 당내 경제사령탑을 맡은 정 위원장을 서울 동대문구 종로구 지역사무소에서 만나 경제정당의 방향과 법인세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 경제 분야에 수권 능력 있다는 믿음 줄 것

어떻게 뭘 먹고 살 거냐? 정 위원장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과 소통할 것”이라면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장롱에 들어있거나 우리만 만족하면 소용없다. 현장을 찾아 국민과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남윤호 기자
어떻게 뭘 먹고 살 거냐? 정 위원장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과 소통할 것”이라면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장롱에 들어있거나 우리만 만족하면 소용없다. 현장을 찾아 국민과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남윤호 기자

동대문 상가를 마주 보고 있는 정 위원장의 지역구 사무실. 어쩐 일인지 정 위원장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오른쪽 눈이 붓고 충혈된 탓이다. 그래도 정 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인 미소는 여전했다. 웃고 있지만 지난달 30일 출범한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며 당내 경제사령탑을 맡아 고민도 깊다.

위원회는 희망 경제정당, 수권 경제정당, 생활 경제정당을 활동 목표로 삼고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 당의 대기업, 중소기업 정책과 복지 정책 등을 개발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일단은 총선 승리 기여다. 국민에게 수권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가 있지만, 국민이 가장 고통스러운 분야는 경제”라며 “(새정치연합이) 경제 분야에 수권 능력이 있다. 믿어도 되겠다는 국민적 신뢰를 얻는 것이 먼저다. 다음으로는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해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미래에 우리가 ‘어떻게 뭘 먹고 살 거냐’다. 정책을 생산하면 전체 위원회에서 검증하고 채택하거나 정기국회 입법을 통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 이는 정 위원장도 잘 알고 있었다.

정 위원장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과 소통할 것”이라면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장롱에 들어있거나 우리만 만족하면 소용없다. 현장을 찾아 국민과 소통하려 한다. 좋은 정책을 생산·유통해 의회권력 교체, 나아가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의 목표이자 과제”라고 설명했다.

◆ 법인세 인상, 기회 있을 때마다 문제 제기할 것

법인세율 정상화해야 정 위원장은 “‘한 떨기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나 보다.’ 세상에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없다. (법인세) 문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남윤호 기자
법인세율 정상화해야 정 위원장은 “‘한 떨기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나 보다.’ 세상에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없다. (법인세) 문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남윤호 기자

유능한경제정당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는 첫 번째는 과거나 현재나 잘 먹고 잘사는 것이다. 이를 잘 아는 정 위원장이 요 몇 년 사이 세제와 분배에 집중하는 이유다.

정 위원장은 요즘 법인세 문제에 관해 관심이 많다. (인터뷰 이틀 뒤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정부는 연례적 세수결손 방지를 위해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세입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 등)을 마련하고, 국회와 논의해 대책을 수립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았다.)

정 위원장은 “위원회 내에 조세금융분과가 있다. 법인세를 비롯해 조세문제 전반에 대해 검토도 하고 정책을 개발한다. 현재 화두는 법인세”라며 법인세 인하과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12년 전 법인세율은 28%였다. 당시 28%였던 것을 26%로 내리려 했다. 그러나 당시 내가 본회의에서 저지해 27%(현 22%)가 됐다. 우리가 집권했을 때다. 변명일 수 있지만, 정책이 내리게 돼서 인하한 것이 아니라 의석이 부족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야당은 여전히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여당은 역시 반대다.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한 떨기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나 보다.’ 세상에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없다. (법인세) 문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면 결국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내비쳤다.

덧붙여 “국내 법인세율이 국제 기준보다 낮다고 하는데 비교(홍콩, 싱가포르)가 잘못됐다. 그래선 안 된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 중국과 비교해 법인세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 성과가 없는게 성과! 낙수경제는 ‘허구’ 이젠 '분수경제'

성과가 뭐죠? 낙수경제는 허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젠 분수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 위원장. /남윤호 기자
성과가 뭐죠? 낙수경제는 '허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젠 분수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 위원장. /남윤호 기자

정 위원장은 법인세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된 이유는 미국 월가의 ‘낙수경제(낙수효과)’를 이명박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며 그래도 도입한 탓으로 보았다. 현 정부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초이노믹스’도 낙수경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정 위원장의 분석이다.

낙수경제는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의 소득이 증대될수록 투자가 증가하고 경기가 성장해 소득 불균형이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소득세·법인세 인하’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최근 미국 월가도 낙수경제에 대해 ‘허구’라고 결론 내렸다. 낙수경제는 불평등만 가중했다. 정부는 더는 주저 말고 법인세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우리 세수가 충분해서 재정을 걱정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법인세 인상 주장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낙수경제론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정부와 여당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낙수경제의 대안으로 바로 ‘분수경제(분수효과)’를 꼽았다. 분수경제는 낙수경제와 정반대로,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고 늘어난 소비로 생산 및 투자가 증대돼 경기가 살아난다는 이론이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불평등의 첫 번째가 소득이다. 소득이라는 것은 분배에서 오는 것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분수경제는 기본적으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을 튼튼하게 살려냄으로써 내수를 진작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고소득층과 대기업으로 이익을 확산시키고, 지속적이고 건강한 경제성장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즉 아래로부터 경제적 활력이 분수처럼 솟아올라 국가 경제를 힘차게 떠받쳐주는 모두가 행복한 경제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초이노믹스’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도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성과가 없는 게 성과 아닌가. ‘초이노믹스’는 아베노믹스 아류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성도 불분명하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아무것도 (어떤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특징이다. 박 대통령 국정 수행의 특징이라면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혹자는 ‘MB는 노력이라도 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아무것도 안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구호만 있고 실천이 없고, 포장만 있지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명분 없는 싸움 멈춰야…신당 창당? 어려울 것

부끄럽다! 정 위원장은 “과거 당 대표 시절을 돌아보면 소수였지만 지금처럼 분열이나 갈등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심하다. 명분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데 자리 하나 놓고 싸운다. 부끄러운 분열 양상이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장이 당내 상황을 설명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부끄럽다! 정 위원장은 “과거 당 대표 시절을 돌아보면 소수였지만 지금처럼 분열이나 갈등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심하다. 명분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데 자리 하나 놓고 싸운다. 부끄러운 분열 양상이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장이 당내 상황을 설명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정부와 여당의 잘못을 지적했지만, 현재 당내 상황도 국민이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당내 계파 갈등에 따른 분열, 신당 창당 등 분열을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당내 갈등과 신당 창당 문제 등은 극복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정 위원장은 “과거 당 대표 시절을 돌아보면 소수였지만 지금처럼 분열이나 갈등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심하다. 명분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데 자리 하나 놓고 싸운다. 부끄러운 분열 양상이다”고 평가했다.

또 “이래선 수권 정당이라고 인정받기 어렵다. 당이 명분 없이 싸우면 국민의 마음 얻을 수 없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현재 갈등을 권력투쟁 성격으로 본다. 노선이나 이념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므로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의회권력 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호남 인사들의 창당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신당 창당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정 위원장은 “신당을 만들려면 ‘기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시대정신을 담아 내걸 기치가 없다”면서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선 ‘인물, 기치, 재정’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신당 창당은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본다. 다만 새정치연합이 실수하지 않는 전제하에서다”라고 내다봤다.

[더팩트 ㅣ 종로구=이철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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