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송호창 의원 “국정원 해킹? 코미디면 차라리 웃지”
입력: 2015.07.23 11:42 / 수정: 2015.07.23 12:21

무능한 국정원 송호창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해킹 논란과 관련 국가 안전의 심각한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 국회=임영무 기자
무능한 국정원 송호창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해킹 논란과 관련 "국가 안전의 심각한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 국회=임영무 기자

“국정원 해킹 문제, 코미디라면 웃기라도 하겠지만 웃을 수가 없다. 정말 무능한 국가 정보기관이다.”

송호창(49, 의왕·과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원 해킹 문제를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국정원의 민간이 사찰 의혹이 불거졌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해킹 프로그램 구매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대북 해외 정보전을 위한 연구개발용일 뿐 법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했다.

업무를 담당하던 국정원 직원 임 모(45) 씨는 지난 18일 자살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국정원 직원들은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정치권은 정쟁으로 치닫고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진실은 무엇일까. <더팩트>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정원 해킹 논란과 관련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송 의원을 만나 문제의 핵심을 들어봤다.

◆ 무능한 국정원 이대론 안 된다

송 의원은 탈법과 위법을 넘나드는 유혹에 빠질 수 있어 국정원의 국내파트 업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회=임영무 기자
송 의원은 "탈법과 위법을 넘나드는 유혹에 빠질 수 있어 국정원의 국내파트 업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회=임영무 기자

송 의원은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느 투명한 정보기관의 미담 사례(실화주의)’라는 글을 올렸다. 내용은 요즘 한창 시끄러운 국정원 이야기다. 과거 국정원의 실태와 이번 해킹 문제를 희화했다.

글에서 송 의원은 '정보기관이라고 하면 007 제임스 본드처럼 잘 훈련되고 유능한 요원들이라는 기대를 완전히 깨는 모습이다. 국정원 거래처가 해킹당해 세상에 공개된 실태를 보면 대통령과 이 정부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특히 송 의원은 매해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매해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국정원이 무능해서 그렇다.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도 그렇고, 지난 대선 댓글 문제도 그렇고…. 코미디라면 사람들이 웃기라도 하겠지만 웃을 수가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 문제의 핵심은 국가 안보의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는 데 있다. 이런 국가 정보기관에 안보를 맡기고 있다는 게 위태로울 정도다. 국가 안전의 심각한 공백 상태”라며 “국정원이 무능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국정원이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북, 해외 수집을 제대로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정원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벌어졌을까. 송 의원은 이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벌어지는 이유로 국정원의 국내파트 업무 때문으로 보았다.

그는 “해킹 프로그램 구매를 통해 국내 민간인 사찰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 정보 수집은 못 하고 인력과 돈, 시간 등을 이런 곳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원개혁특위 위원을 하면서 국내파트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해킹 문제처럼 탈법과 위법을 넘나드는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국정원의 국내파트 해체를 강조했다.

◆ 국정원 직원 자살, 내부감찰 얼마나 심했으면…

“내부감찰에 의한 자살이라면 국정원 내부감찰의 강도가 얼마나 심했다는 건가. 감찰 과정에서 자살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고 말하고 있는 송 의원. / 국회=임영무 기자
“내부감찰에 의한 자살이라면 국정원 내부감찰의 강도가 얼마나 심했다는 건가. 감찰 과정에서 자살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고 말하고 있는 송 의원. / 국회=임영무 기자

논란이 확산하며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누리꾼들은 CCTV를 분석하는 등 풀리지 않는 의문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정원 해킹 문제의 의혹이 커지는 것과 관련 송 의원은 “하루가 다르게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진실은 국정원에 있다. 국정원이 스스로의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정조사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는 이번 문제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업무 담당자 임 모 씨는 지난 18일 돌연 자살했다. 수사당국은 국정원 직원의 자살 하루 만에 유서도 공개했다. 실무자의 죽음으로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가 자살할만한 이유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권의 압력, 내부감찰, 업무 스트레스 등등이 제기되고 있다.

송 의원은 “국정원 직원의 자살 이유는 국정원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이 직원의 자살로 또다시 국정원이 증거 조각과 은폐, 증거 인멸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며 “내부감찰에 의한 자살이라면 국정원 내부감찰의 강도가 얼마나 심했다는 건가. 감찰 과정에서 자살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직원의 자살 후 공개된 유서의 내용도 논란이다. 자살한 임 씨는 유서에 ‘대테러, 대북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자료를 삭제했다’고 적었다. 내용이 공개되자 국정원은 100%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누구보다도 프로그램에 전문가였던 임 씨가 복구를 못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그는 왜 자료를 삭제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 국정조사와 수사 통해 진실밝혀 책임 묻겠다

송 의원은 누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상을 밝히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국회=임영무 기자
송 의원은 "누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상을 밝히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국회=임영무 기자

이와 관련 송 의원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100% 복구가 가능한지 아닌지, 믿어야 할지 믿지 않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삭제 내용이라는 대테러, 대북활동에 대해서 오해를 일으킬 자료가 뭐냐? 굳이 삭제할 이유가 없었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현재 야당은 안철수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를 운영, 국정원 해킹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과 송 의원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안 위원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안 위원장의 역할과 위원회에서 어느 정도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지 송 의원에게 물었다. 송 의원은 안 위원장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며 다만,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진실에 근접하기엔 야당도 시간이 부족하다. 또 언제까지 국정원 문제만 물고 늘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실상 정치권은 이미 내년 총선체제 준비로 분주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 의원은 “선거가 있더라도 국정조사와 수사기관의 수사도 해야 한다. 누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상을 밝히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무능한 국정원을 개혁해 더 나은 정보기관으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더팩트 ㅣ 국회=이철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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