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선택은?' 최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간 정면충돌한 모양새다./문병희 기자 /더팩트DB

'유승민 나가라' VS '유승민 살려라'

최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간 정면충돌한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서 총선을 앞둔 당내 세력 간 힘겨루기란 해석이 짙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해왔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여야간 협상의 한 축이었던 유 원내대표가 당청 갈등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의 사퇴 압박에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29일 당 긴급 최고위원회 테이블에 올랐다. 최고위에 앞서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대승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에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가 경청하고 기회를 달라고 했으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비박계는 친박 측 사퇴 요구에 반박했다. 유 원내대표의 일방적인 사퇴는 오히려 여권 내 갈등만 더 부추길 것이란 분위기다.

'할 말 없어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이정현(왼쪽), 이인제 최고위원이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문병희 기자

재선 의원 20명은 최고위에 앞서 성명을 내고 "의원 총의(總意)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가 일방적으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서 "모든 부분을 유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새누리당 전체 의원들이 다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면서 "유 원내대표를 일방적으로 끌어내리는 모습은 국민들한테도 당이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 세력 간 충돌을 놓고 당내 일각에서 대선까지도 바라본 혈투라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에 대권 주자 후보군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대권주자로 비주류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결국 공은 유 원내대표로 넘어갔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최고위원들 의견을 잘 경청했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 오경희 기자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