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후보자, 병역기피 의혹.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1980년 7월 징병검사를 받았을 당시 '만성 담마진'이라는 질병으로 '제2국민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병역기피 의혹에 휩싸였다./임영무 기자 |
전해철 "담마진으로 군 면제, 91만 분의 1"
황교안 국무 총리 후보자는 군대에 가지 않았다. '만성 담마진'(蕁麻疹·두드러기)으로 병역면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각에서 이 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이 많지 않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2년 전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었을 당시 청문회에서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징병검사를 받은 365만 명 가운데 만성 담마진으로 군 면제를 받은 인원은 모두 네 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담마진으로 병역 면제를 받을 확률은 '91만분의 1'인 셈이다.
황 후보자는 1977년부터 1979년까지 대학 재학생이라는 사유로 3년간 징병검사를 연기했다. 이후 1980년 7월에 징병검사를 받았는데 이때 두드러기 질환인 '만성 담마진'이라는 질병으로 '제2국민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 관계자는 "1999년 1월 1일부터 징병신체검사규칙이 개정됐기 때문에 전 의원이 집계한 결과는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성 담마진이 종전엔 5급에 해당했지만 1999년 이후엔 4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흔한 일은 아냐" 모 병무청 지정병원 피부과 A 교수는 "병력이 해마다 달라져 진단 당시 환자 상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국가건강정보포털 갈무리 |
하지만 4급으로 본다고 해서 희귀한 사례라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모 병무청 지정병원 피부과 A 교수는 "병력이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진단 당시 환자 상태가 중요하다. 붓고 계속 가렵고 빨개지는데 급성은 6주면 끝나지만 심한 경우 만성에 이른다"면서 "담마진에 관련한 진단서를 쓴 적은 있지만 이후 검토는 징병전담의사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면제 받았는지 여부는 모른다. 다만 만성 두드러기로 병역 면제를 받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 교수는 또 "담마진은 맥관부종으로 입술이나 눈 등이 갑자기 붓는 것으로 일차적으로 가려움이나 소염증을 느끼지만, 통증은 대부분 없다. 일반인 가운데 15%가 일생의 한번은 겪는다"고 설명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담마진'은 혈장 성분이 혈관 주변 조직으로 빠져나와 생기는 피부팽창과 발적이며 가장 흔한 피부질환 가운데 하나다. 작은 구진성 팽진부터 10cm 이상의 큰 팽진을 보일 수 있다. 대부분의 팽진은 가려우며 전신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담마진' 치료에 대해 "두드러기 일지라도 평생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고 지속적인 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두드러기의 정도도 경미해 진다"면서 "오래 지속되지는 않지만 1년에 수차례 되풀이 되는 경우는 충분한 병력청취와 함께 원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담마진, 치료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대한피부과학회는 '담마진' 치료에 대해 "평생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고 지속적인 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다만 1년에 수차례 되풀이 되면 검사를 요한다"고 밝혔다./국가건강정보포털 갈무리 |
만성 담마진을 앓은 이듬해 1981년 황 후보자는 제2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야당은 지난 2013년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군대를 면제받을 정도의 통증이 있었는데 어떻게 사법시험에 합격했느냐며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황 후보자는 "담마진의 경우도 여러 가지가 있다. 전문의들이 검사를 해 이것은 군대에 갈 수 없는 병이라고 판정해 군대에 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빗발치는 병역기피 의혹에 "병역이행을 못 한 점에 대해서는 늘 마음의 빚으로 생각해왔다. 1977년부터 1994년까지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했다"면서도 "그러나 치료를 받은 지 10년이 지나 관련 의료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답변한 바 있다.
[더팩트 | 서민지 기자 mj7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