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경질이냐 사퇴냐' 이완구의 운명은?
입력: 2015.04.18 10:45 / 수정: 2015.04.18 11:02

경질 VS 사퇴 이완구 국무총리의 명운이 취임 두 달 만에 갈림길에 섰다./임영무 기자
'경질' VS '사퇴' 이완구 국무총리의 명운이 취임 두 달 만에 갈림길에 섰다./임영무 기자

'불명예 퇴진이냐, 반전 카드 마련하나'

취임 두 달 만에 이완구 국무총리의 명운이 바람 앞의 등불이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 연루 의혹으로 이 총리는 '식물총리'로 전락하며 정치권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총리의 운명은 '열흘' 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남미 순방에 나서면서 오는 27일 귀국 후 이 총리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열흘 동안 이 총리가 '반전 카드'를 내놓지 못한다면 불명예 퇴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정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이 총리가 경질된다면 취임 두 달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 '취임'부터 '성완종 파문'까지

취임도 쉽지 않더니 이 총리는 취임 전 청문회 과정에서 언론 외압 의혹 병역 회피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휩싸이며 사퇴 위기를 맞았다. 지난 2월 17일 청문회에서 병역 회피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이 총리 후보자./임영무 기자
'취임도 쉽지 않더니' 이 총리는 취임 전 청문회 과정에서 '언론 외압 의혹' '병역 회피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휩싸이며 사퇴 위기를 맞았다. 지난 2월 17일 청문회에서 병역 회피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이 총리 후보자./임영무 기자

이 총리는 취임하기 전부터 '의혹'으로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언론 외압 의혹' '병역 회피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휩싸이며 사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사과하며 가까스로 총리 자리에 올랐다. '네 번째' 총리 후보 낙마를 피하기 위한 정권의 선택도 깔려있다.

총리 취임 후 그는 '부정부패 척결(3월 12일)'을 선언했다. 이 같은 선언이 무색하게도 한 달 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졌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메모를 남겼다. 문제는 이 메모에 이 총리의 이름이 있었고, 성 전 회장은 생전 인터뷰에서 이 총리에게 3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총리는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성 전 회장과 개인적 관계가 없으며, 돈을 받은 증거가 하나라도 나오면 목숨을 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의 해명에도 사퇴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해명을 뒤엎는 증거와 증언들이 속속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며 강수를 뒀다.

◆ 경질이냐, 사퇴냐 '운명의 10일'

반전카드를 찾아야 해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더팩트DB
'반전카드를 찾아야 해'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더팩트DB

사퇴 압박에도 이 총리는 일단 버티고 있다. 순방을 떠난 박 대통령의 빈자리를 대신하겠다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은 순방 비행기 시간을 세 시간 뒤로 미루면서까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불러 단독회동을 갖고 이 총리 사퇴 등에 대해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언제든 총리의 경질 또는 자진사퇴 요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이 총리가 여론을 반전시킬 만한 카드가 별로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보여준 말 바꾸기로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납득할 만한 물증을 내놓지 못할 경우 사퇴 여론을 뒤엎긴 어렵다는 것이다.

◆ 차기 총리는 누구?

여기까진가…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들 낙마에 이어 겨우 총리 타이틀을 얻은 이 총리까지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총리로 내정할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문병희 기자
'여기까진가…'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들 낙마에 이어 겨우 총리 타이틀을 얻은 이 총리까지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총리로 내정할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문병희 기자

이 총리가 낙마한다면 박근혜 정부 역시 타격이 크다. 지난 2년 동안 이 총리 이전까지 총리로 지명된 후보자는 모두 네 명. '김용준-정홍원-안대희-문창극', 이들 가운데 실제 총리가 된 사람은 정홍원 전 총리 뿐이다. 총리 지명 후 각종 의혹으로 낙마했다. 정 전 총리 역시 세월호 참사로 사퇴했다가 후임자가 없어 '시한부'로 지냈고, 이 총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들 낙마에 이어 겨우 총리 타이틀을 얻은 이 총리까지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박 대통령이 사실상 총리로 내정할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선 여당 인사 몇몇을 물밑에서 거론하지만 아직 수면 위로 오르진 않았다. 한편,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선 우스갯소리로 전임 총리인 정홍원 전 총리의 귀환을 점치고 있다.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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