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독도 역사 왜곡’, 日 망동의 끝은?
입력: 2015.04.07 12:05 / 수정: 2015.04.07 12:05

독도는 한국땅! 일본 문부과학성은 6일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18종의 검정 결과를 확정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일본 중학생 대부분은 이 교과서를 통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배우게 된다./ 서울신문 제공
독도는 한국땅! 일본 문부과학성은 6일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18종의 검정 결과를 확정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일본 중학생 대부분은 이 교과서를 통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배우게 된다./ 서울신문 제공

아베 총리! 진짜 모야임마(募惹臨瑪)

이 버릇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일본이 또다시 독도에 관한 역사 왜곡에 나서자 든 생각이다. 하루 이틀도 아닌데 새삼 뭘 그렇게 신경을 쓰나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문제다. 아직 역사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거짓 역사를 가르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6일 오후 일본 문부과학성(교육부)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 사회과(역사 공민 지리) 교과서 18종에 싣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아베 정부의 역사 왜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다. 일본의 독도 관련 역사 왜곡의 형태를 보면 거의 ‘스토커’ 수준이다. 또 연인관계에서 이별 후 술만 마시면 전화해서 다시 만나달라고 졸라대는 '진상 중의 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의 이 '스토커', 그리고 '진상 짓거리' 수위가 상당하다. 알려진 내용을 보면 일본 문부성은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의 교과서 검정을 끝냈다. 2016년부터 일본 대부분의 중학생은 역사 왜곡 교과서로 수업을 받게 된다.

특히 역사 교과서에는 1905년 일본이 독도를 자국령으로 편입, 에도 시대(1603~1867) 초기 일본인들이 독도에서 조업했다는 주장과 한국의 ‘이승만 라인’ 설정 등을 자세히 실었다.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의 끝은 어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 서울신문 제공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의 끝은 어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 서울신문 제공

일본의 이 같은 교육은 사실상 세뇌나 마찬가지다. 어린 학생들에게 독도는 일본 땅이고 이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잘못된 역사를 세뇌해 반한 감정을 높이고 우경화하겠다는 정치가들의 추잡스러운 속셈이다.

과연 일본이 주장하는 한국의 불법점거는 역사적으로 사실일까. 일본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는 수많은 역사 사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일이 나열해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독도연구소의 한 사료인 1877년 일본 최고 권력기관 태정관(太政官) 지시문을 예로 제시하겠다. 당시 일본은 막부체제가 무너지고 메이지시대가 열리며 국가체제 정비와 함께 전국 지도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마네현은 1876년 10월 16일 공문을 통해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島根縣)에 포함할 것인가’ 여부를 내무성에 질의했다.

1877년 3월 내무성은 시마네현의 질의에 대해 “이 문제는 17세기에 끝난 문제이고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과 관계가 없다”고 답하면서 “이는 영역에 관한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하고 3월 17일, 메이지시대 당시 최고 권력기관인 태정관에 최종 결정을 의뢰했다.

내무성은 태정관에 ‘일본해(동해) 내 죽도(울릉도) 외 1도 지적편찬에 대한 질품서’를 다음과 같이 보냈다. ‘죽도(울릉도) 소속 관할의 건에 대해 시마네현으로부터 별지의 질품이 와서 조사한 바, 해당 섬의 건은 원록 5년(1692년) 조선인이 입도한 이래 별지 서류에 적시한 바와 같이 원록 9년(1696년) 정월 제1호 구정부의 평의 관련 문서, 제2호 역관에게 준 문서, 제3호 해당국에서 온 서신, 제4호 본방의 회답 및 구상서 등과 같은 바, 즉 원록 12년(1699년)에 이르러 각각 왕복이 끝났으며, 본방(일본)은 관계가 없다고 들었지만, 판도의 취사는 중대한 사건이므로 별지 서류를 첨부해 이에 품의 하나이다.’

태정관은 이 건을 조사한 이후 1877년 3월 20일 자로 “품의한 취지의 울릉도 외 일도(一島)의 건에 대해서 일본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지시문은 같은 해 3월 29일 자로 내무성에 통보됐고, 내무성은 역시 같은 해 4월 9일자로 그 결정사항을 시마네현에 전달해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에 포함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독도는 일본과 관계가 없다 1877년 일본의 최고 권력기관 태정관은 시마네현의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에 포할할 것인가는 질의에 대해 울릉도 외 일도(一島)의 건에 대해서 일본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 독도연구소 누리집 갈무리
'독도는 일본과 관계가 없다' 1877년 일본의 최고 권력기관 태정관은 시마네현의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에 포할할 것인가는 질의에 대해 "울릉도 외 일도(一島)의 건에 대해서 일본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 독도연구소 누리집 갈무리

당시 일본 최고 권력기관인 태정관도 독도는 조선의 영토로 일본과 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건 엄연히 일본의 역사다. 그런데 이제 와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 하고 있다’고 자신들의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는 꼴이 우습기 그지없다.

이젠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망동도 적당히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국제적 고립을 면치못할 것이다. 일본의 '망동'을 멈출 방법은 ‘지랄 발광 네굽질(미친 듯이 몹시 야단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뿐이다.

일본도 독도는 물론 역사를 왜곡하는 '망동'을 이제 멈추고, ‘지랄발광(知剌發光 혼란스러움을 지혜로 바로잡아 인생을 빛나게 한다)’의 자세로 전환하기를 바란다.

끝으로 아베 총리에겐 ‘모야임마(募惹臨瑪 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아 잘 이끌어 나가는 뛰어난 리더)’를 외치고 싶다. (모야임마는 비속어가 아닌 동음이의(同音異義) 방식을 활용한 한국 누리꾼들의 언어유희다)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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