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변수', 김무성-문재인 셈법은?
입력: 2015.03.31 09:57 / 수정: 2015.03.31 14:35

정동영, 관악을 출마 선언 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고심 끝에 4·29 서울 관악을 재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임영무 기자
정동영, '관악을 출마 선언' 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고심 끝에 4·29 서울 관악을 재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임영무 기자

"이대로는 안된다."

'정동영 변수'로 4·29 재보궐선거 판이 새로 짜인다. 정동영 전 의원은 고심 끝에 30일 서울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의원의 출마로 관악을은 최대 격전지가 됐다.

현재 관악을 판세는'1與(여) 대 5野(야)'의 싸움이다. 여당 후보 1명에 야당 후보 5명이 결전을 치른다. 분열이 불가피한 야당은 '비상등'이 켜졌고, 야당은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다.

◆ '비상등' 켜진 野, 또다시 분열하나

문재인 비상등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새정치연합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우균근 원내대표(왼쪽)와 문재인 대표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 '비상등'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새정치연합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우균근 원내대표(왼쪽)와 문재인 대표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호' 출범 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탈당 후 광주 서구을에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대권 후보였던 정 전 의원 마저 탈당 후 관악을 출마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서민 층과 젊은 층이 밀집한 서울 관악을은 야권 후보의 난립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 형국이다. 관악을은 야권 후보간 싸움으로 새누리당에게 승리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권에선 정 전 의원 뿐 아니라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정의당 이동영 후보, 노동당 나경채 후보,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 전 의원 등 후보가 5명이나 된다. 보수진영에선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외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있을 뿐이다.

현재로선 정 전 의원과 정태호 후보가 야권 표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으며, 문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관악을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정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외 나머지 세 곳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야당의 텃밭인 광구 서구을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상진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인천 서구·강화을은 여당 강세 지역이다.

문 대표는 정 전 의원 출마 선언에 대해 "관악을 보궐선거가 이제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게 됐다. 한편으론 잘된 면도 있다"면서도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안타깝다. 관악을 선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밝혔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4·29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문 대표에겐 중대한 고비다. 자칫 선거 책임론과 함께 해묵은 계파갈등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 전 의원이 3등으로 여당 후보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 사실상 정치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 '표정관리' 與, 속으론 '웃는다?'

김무성은 기회? 정 전 의원의 출마는 새누리당으로선 기회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왼쪽)와 김무성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문병희 기자
김무성은 '기회?' 정 전 의원의 출마는 새누리당으로선 기회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왼쪽)와 김무성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문병희 기자

새누리당은 '정동영 변수'가 기회다. 전통적 야당 강세 지역이었던 관악을이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의 표심이 갈리기 때문이다. 이를 노린 새누리당은 야권의 분열에 초점을 맞추고 공세를 폈다.

문 대표와 같은 날 관악을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관악을은 13대 총선 이후 27년 동안 야당이 독점했다. 주민들은 7번이나 야당 국회의원을 뽑아줬는데 야당은 이념 논쟁에 빠져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해야 할 도리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악의 경기 침체가 계속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정치가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당을 만들고 후보를 내고 선거에 임하는데, 자기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출마하지만 나중에 후보를 단일화해 정체성을 달리하는 사람들끼리, 말하자면 지난 선거 때에는 종북 세력과 손을 잡았지 않나. 그런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목적지 없는 영원한 철새 정치인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철새는 계절따라 이동하지만 목적지가 있다. 장관과 당 의장을 지냈고 야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이제 또 지역구를 옮겨 재보선에 출마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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