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런 사람이야~' 유기준(해양수산부)·유일호(국토교통부)·임종룡(금융위원회)·홍용표(통일부) 장관 후보자(가나다 순) 4인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사진=더팩트DB |
장관 후보자 4인, 청문회 통과할까
유기준(해양수산부)·유일호(국토교통부)·임종룡(금융위원회)·홍용표(통일부) 장관 및 장관급 기관장 후보자(가나다 순) 4인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네 후보자의 청문회는 다음 주 초(9~11일)쯤 열릴 예정이다.
재산 형성 과정·위장 전입·논문 표절…. 청문회 '필수 검증 과목'이다. 현재 재산 랭킹은 '유기준(35억2575만 원)-임종룡(18억6251만1000원)-홍용표(10억6500만 원)-유일호(8억2697만 원)' 순이다.
청문회에 앞서 이들을 둘러싼 재산 형성 과정 및 의혹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이들은 과연 청문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더팩트>는 후보자 4인의 신상을 들여다봤다.
◆ '재산왕' 유기준, 산단 인근 땅 투기 의혹
"땅 부자네~" 유기준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모두 부산광역시 강서구 녹산동 일대에 소유한 32필지다. 모두 부친으로부터 2003년 상속받았다. 2014년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 중 토지 보유 현황 일부. |
27일 현재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의혹 또한 많은 사람은 유기준(55)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다. 유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부동산 투기 의혹 ▲본인·딸 위장전입 의혹 ▲증여세 미납 의혹 ▲'의원-변호사' 겸직 문제 등이다.
유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모두 부산광역시 강서구 녹산동 일대에 소유한 32필지다. 모두 부친으로부터 2003년 상속받았다.
투기 의혹을 받는 이유는 '농업인이 아닌데도 일부 농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1984년 부친이 매입한 지 6년 후(1990년)인근에 산업단지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유 후보자가 1985년 매입한 충북 청주시 산 147번지 2만4461㎡ 규모 임야 인근에도 5년 후(1990년) 산업단지가 생겼다.
'산단 인근의 유 후보자 땅' 지도상 부산광역시 강서구 녹산동에 있는 유 후보자의 땅은 산업단지와 가깝다./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제공 |
지도상 녹산동과 청주 땅은 각각 산단과 거리가 약 6㎞·8㎞다. 재산 신고내역을 기준으로 두 지역 땅 모두 현재 공시지가는 유 후보자가 2004년 최초로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금액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2014년 기준 두 지역 땅값은 모두 4억6558만4000원이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25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유 후보자가 현재 보유한 임야와 부산 농지 모두 매입한 뒤에 산업단지가 들어섰고, 녹산동 땅인 경우 현재 시가가 1㎡당 5만 원이 넘어 투기 목적보유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 측은 해명자료에서 "부친의 사망 이후 형제들과 공동으로 상속받아 사실상 방치되어 있으며, 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 유일호, '장남 강남 8학군 위장전입' 의혹
'전입 또 전입'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장남의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인상청문요청안 갈무리 |
유일호(59)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장남의 강남 8학군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유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남은 1993년 8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공아파트로 전입 신고했다. 당시 유 후보자의 장남은 초등학교 6학년으로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었다.
장남은 중학교 3학년 때인 1996년 4월 강남구 대치동의 청실아파트(현 래미안 대치 청실)로 다시 주소지를 옮겼다. 당시 유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빌라에 계속 거주하고 있었다.
이후 유 후보자를 포함한 배우자와 장남 등 세 가족은 대치동 전입 6개월 뒤 1996년 10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삼익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고, 2003년 11월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신아파트로 집을 옮길 때까지 계속 도곡동 아파트에 산 걸로 기록돼 있다.
유 후보자는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다. 유 후보자는 해명 자료를 내고 "당시 중학교 진학을 앞둔 아들의 통학거리 때문이었다"며 "이유를 떠나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귀족 월세' 의혹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유 후보자가 지역구에서는 반전세를 살면서, 다른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에서는 보증금 없이 매달 고액(500만 원)의 세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고, 유 후보자 측은 "주변 시세에 맞게 받았기 때문에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특이사항으로 유 후보자의 재산 내역엔 다른 후보자와 달리 '미술품'이 있다. 유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 중에는 김기창 화백의 '미인도(1000만 원 상당)'를 포함해 동양화 3점(2200만 원 상당)이 있다.
◆ 임종룡, 농협지주 회장 재직 때 4억 저축
"저축왕이랍니다~" 임 후보자와 가족이 보유한 예금은 9억2926만 원에 달했다. 이는 국무총리실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마지막 공직자 재산신고를 한 2013년 3월 기준 5억865만 원보다 4억2061만 원 늘어난 수치다./인사청문요청안 갈무리 |
임종룡(55)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재산(배우자·자녀 포함)의 절반이 예금이다.
임 후보자와 가족이 보유한 예금은 9억2926만 원에 달했다. 이는 국무총리실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마지막 공직자 재산신고를 한 지난 2013년 3월 기준 5억865만 원보다 4억2061만 원 늘어난 수치다.
특히 본인 예금의 경우 3억6196만 원에서 6억7271만 원으로 약 3억1075만 원 늘었다. 2013년 3월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NH농협은행(3억8160만 원), 농협생명보험(49만 원), NH투자증권(101만 원) 등이 추가됐다. 배우자 예금 규모도 약 6550만 원 증가했다.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재직 때 받은 연봉(약 2억5000만 원)을 대부분 저축한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 회장 재직 기간은 2013년 6월부터 지난 17일까지다.
임 후보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6억3200만 원 상당의 아파트 1채를 임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가 공동 명의(각 1/2 지분)로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들과 함께 상속받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아파트 1채 중 지분 절반(2억9400만 원 상당)을 가지고 있다.
임 후보자의 청문회 쟁점은 '도덕성과 자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후보자는 'KB 사태'로 지난해 9월 중도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함께 금융권에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마피아) 논란을 일으켰다. 또 농협카드 개인정보 유출사건 등 금융사고 역시 임 후보자의 회장 임기 중 벌어진 일이어서,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조직의 안전보안 관리에 소홀했다는 자격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홍용표, '자기 논문 표절' 의혹
'자기 논문 표절?' 홍용표 후보자는 '자기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홍 후보자의 학력사항./인사청문요청안 갈무리 |
홍용표(50)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자기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25일 낸 보도 자료를 보면 홍 후보자는 2003년 '국제문제연구지'에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북한의 정책 전망'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신 의원은 "이 논문을 2005년 '북한연구학회보'에 홍 후보자가 게재한 '북한의 남북 당국간 대화 전략: 김대중 정부 시기를 중심으로' 논문과 비교해 본 결과 본문의 내용 및 표를 포함해 결론까지 수십 페이지의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자는 "일부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즉각 사과했다.
또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대북관, 역사관, 이념적 중립성 등에 대한 검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가 2005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절 뉴라이트 운동을 뒷받침하는 '뉴라이트 싱크넷'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홍 후보자 본인 명의의 재산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아파트(5억200만 원)와 자동차, 은행예금·보험(8400만원) 등이 있다. 나머지는 부모 재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