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직격인터뷰] '국민모임' 김세균 교수 "천정배, 영입 확신"
입력: 2015.01.19 11:40 / 수정: 2015.01.19 12:13

국민모임 공동대표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인근 커피숍에서 신당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묻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상도동=배정한 기자
'국민모임' 공동대표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인근 커피숍에서 '신당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묻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상도동=배정한 기자

[더팩트 ㅣ 상도동=오경희 기자] "그리스의 시리자를 아시나요?"

왜, 시리자일까. '국민모임' 김세균 공동대표(68·서울대 명예교수)는 그리스의 제1야당을 예로 들었다. '신당'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군소 정당인 그리스의 시리자는 전통을 자랑하는 사회당을 누르고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오는 25일 총선에서 집권당을 넘보고 있다. 그것도 창당 3년 여 만에. 재앙적 경제 위기에 지친 유럽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인과 정당들에 등을 돌렸다.

'국민모임'도 '제3당'의 돌풍을 꿈꾼다. 김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불행하다고 느낄 만큼 현재 한국 사회 다수 국민이 처한 상황은 절망적"이라면서 "국민의 염원을 대변하는,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진정한 진보 정당(대안 정당)이 필요하다. 그리고 (신당의 야당 교체와 정권 교체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뜻에 비해 아직 역량이 부족한 것'도 인정한다. '정동영 신당'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 "한 사람의 정당은 결국 망한다"면서 집단적 시스템과 대중적 정치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은 최근 당을 떠나 '국민모임'에 합류했다.

정치도, 세력도 결국 사람을 얻는 것. 신당의 가까운 계획은 4월 보선에 후보를 내는 일이다. 인터뷰를 하기 전날, 김 교수는 광주에 다녀왔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을 만났고, 그의 영입을 확신했다. <더팩트>는 지난 14일 서울 상도동 인근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신당의 정체성과 가능성이 궁금했다.

◆ "천정배 탈당, 시기의 문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영입을 (개인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는 김 교수./배정한 기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영입을 (개인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는 김 교수./배정한 기자

-요즘 바쁘시죠. 어떻게 지내십니까.

신당 추진 준비 작업 때문에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신당을) 알리느라 인터뷰하고. 그러다 보면 인터뷰 내용이 헷갈리기도 하고. 허허.

-어제(13일)도 광주에 내려간다고 하셨잖아요. 일은 잘 진행돼셨나요?

'국민모임' 광주 토론회 때문에 도움을 청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고, 광주 간 김에 천정배 전 장관도 만났습니다.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어요.

-1시간 동안 무슨 얘기를 나누셨나요?

4월 보선을 앞두고 천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 것이냐가 정계의 최대 관심사잖아요. 내가 개인적으로 판단할때 탈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을 나온다는 것은 내 개인적으로는 확신하고, 만약 나온다면 시기적으로 늦게 나올 것 같습니다. 결국 탈당 여부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죠. 사실 그런 얘기는 안했고, 우리가 추진해온 신당의 방향과 느낀 부분들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천 전 장관은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탈당과 현 신당의 추진 방향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외연 확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진보를 앞세우기 보다 민주 개혁이라든지 이런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이 부분은 저와 생각이 좀 다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진보 정당의 성격에서 진보와 함께할 수 있는 결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제1야당, 여당의 제2중대"

김 교수는 지금의 제1야당은 여당의 제2중대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국민모임 서울 대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김 교수./문병희 기자
김 교수는 지금의 제1야당은 여당의 제2중대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국민모임' 서울 대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김 교수./문병희 기자

-'진보의 대중 정치 복원'을 내세웠는데, 신당 창당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지금 현재 한국 사회의 다수 국민이 처한 상황이 절망적입니다. 절망과 고통에 빠진 다수 국민의 염원을 대변하는 진정한 진보 정당이 필요합니다. 국민들을 그런 고통과 절망에 빠뜨리게 한 것은 박근혜 정부이지만, 제1야당이 야당답지 못하고 대안 정당이 되지 못했어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보다 희망까지 잘라버렸죠. 또 기존 진보정당이 국민의 염원을 안을 수 있는 정당으로 크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1야당을 대체하고, 진보정당과 결합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정당이 필요합니다.

-신당 창당이 아니라, 현재의 제1야당을 혁신할 순 없는 걸까요.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받아들인 신자유주의 정책 폐해의 원죄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다수 국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중산층 이상 부유층을 위한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대안정당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야당으로서 정부를 비판하지만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때로는 정부·여당 정책에 찬성을 합니다. 여당의 제2중대 역할 밖에 못하는 거죠. 가치와 노선이 불분명하다 보니 계파 보스정치만 하면서 기득권을 지키려 합니다. 대부분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사람은 우리를 찍어줄 거다'라는 생각에 갇혀 있습니다. 야권 교체를 결심한 이유입니다.

국민들도 새정련이 비주류 노동자나 영세 상인들, 자영업자들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애매한 이들이 새정련 핵심인 친노세력입니다. 일부는 신자유주의에 비판적이고 일부는 신자유주의 지지자들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외에는 이념과 좌표가 다 다릅니다. 그러니 분열될 수밖에요. 제가 여기저기 다니며 많은 분들을 만나봐도 현재 새정련으로는 안 된다고 하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 "야권 교체, 가능하다"

국민들의 염원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김 교수./배정한 기자
국민들의 염원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김 교수./배정한 기자

-'신당이 가능하느냐'라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객관적인 조건으로서 구체적 역량이 부족하지 않느냐'라고 묻는다면 중요한 과제죠.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생각한다면 다른 얘깁니다. 신자유주의의 병폐가 임계점까지 이른 상태입니다. 이대로 두면 폭발적 민란이 일어날까 두려울 정도입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결과 국민들의 85%가 '빈부 격차 해소' '사회적 불평등 해소''복지체제 확립' 등을 바랐습니다. 과거와 같이 경제 성장 보다 빈부 격차 등을 바라는 것은 국민적 의식에 엄청난 변화가 왔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민 중 9명은 불행하다고 답했습니다. 국민들의 염원을 올곧게 대변하는 정당이 필요한 거죠. 새로운 정치 세력이 출현해서 노력한다면 첫 시작은 작을 수 있지만 새로운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정치는 양당제 아닙니까.

영국을 예로 들면 보수당 대 자유당의 구도였는데 작은 노동당이 태어났습니다. 20세기 초반 영국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양상은 자유당의 몰락과 노동당의 대두였습니다. 자유당이 몰락하고 노동당이 제2당을 차지했습니다. 여기서 자유당의 몰락은 우경화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신당이 영국에서의 사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제1야당을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4월 보선에서 3석 가운데 1석이라도 차지한다면 제1야당으로선 굉장한 충격일 것입니다. 그것에 기초해서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 20석을 얻어 원내교섭단체 진출에 성공한다면 제3당으로서 일단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4월 보선 1석 쟁취 목표"

김 교수가 4월 보선에서 신당이 1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김 교수가 "4월 보선에서 신당이 1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4월 보선 1석, 총선에서 20석? 가능한 얘기인가요?

왜 안된다고 생각합니까. 2004년 첫 원내진출에 성공한 진보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이 10석이었습니다.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합류했고, 천정배 전 장관도 함께한다면 대대적 호남 물갈이가 가능합니다. 호남이 30석인데 50%만 차지해도 15석입니다. 그 다음에 경상도를 봅시다. 울산·창원 쪽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약합니다. 이 바람을 타서 서울로 오면 30~40석도 가능합니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과 함께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손 전 고문은 <진보적 자유주의>란 책까지 썼지만 그 내용은 본질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정동영 전 고문 처럼 자기 반성이 있으시다면 또 (합류 가능성은) 모르겠죠.

◆ "안철수, 젊은층 대변 못해"

대중적 정치인을 여럿 양성하는 게 신당의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는 김 교수./배정한 기자
대중적 정치인을 여럿 양성하는 게 신당의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는 김 교수./배정한 기자

-안철수 신당도 결국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하지 않았습니까.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젊은이들의 폭발적 지지를 받아서 정계에 입문했고 대선 후보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왜 실패했습니까. 젊은이들의 불안을 위로해줬지만 그들의 염원을 올곧게 대변해주지는 못했습니다. 젊은이들을 대변하려면 신자유주의와 결별해야만 가능한 얘깁니다.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고, 나머지는 다 떨어지니까요.

-신당은 신자유주의와 결별할 수 있다는 얘긴가요.

결별해야죠. 유럽도 완전 고용과 보편적 복지를 우리나라보다 경제 수준이 약할때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왜 불가능합니까. 절대적으로 해야겠다는 정치세력이 없었던거죠. 해보지도 않고. 우리 국민도 어쩔수 없다, 적응할 수 없다 등 신자자유주의의 가치를 내면화시켰습니다. 그래도 최근에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라는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당을 만들려면 구심점이 있어야 할텐데, 결국 '누구를 내세우느냐'인데요.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신당에 합류했다고 해서 '정동영 당'을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대중적 정치인이 합류하면 힘도 붙고, 신당의 가능성에 희망이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정당은 한때이고 결국 망합니다.

◆ "대중적 정치인 양성할 것"

김 교수는 좋은 정당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배정한 기자
김 교수는 좋은 정당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배정한 기자

-정치의 속성상 대중성이 담보돼야 하지 않을까요.

대중적 정치인을 길러내야죠. 젊은 정치인을 키워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그리스의 시리자라고 아십니까. 최근에 만들어진 급진좌파정당인데 군소 정당이 집권당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유럽 정치 자본도 시리자의 집권을 막고 있었지만 최근 현실적인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시리자가 큰 것은 2~3년 만입니다. 이 정당의 당대표가 40세의 젊은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입니다. 우리도 이런 정당, 이런 지도자를 내세우면 좋겠죠.

-혹자는 말합니다. 국민의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입니다.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맞습니다. 저희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세력을 촉구하는 모임이라고 했지만 그 전에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해야 하고, 눈물을 함께 흘려야 합니다. 아직 신당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높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국민들께서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신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정당으로서, 좋은 정당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적극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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