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친박 VS 친이 '전면전', 승자는?
입력: 2015.01.15 11:07 / 수정: 2015.01.15 14:19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최근 맞붙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왼쪽) 최고위원과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더팩트DB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최근 맞붙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왼쪽) 최고위원과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더팩트DB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친박(친박근혜) VS 친이(친이명박)'

여당 내 세력이 정면으로 붙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놓고 양 세력이 맞섰다. 지난 연말부터 틀어지기 시작한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그리고 기지개를 편 친이.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 여권 내부에서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모양새다. 또 최근 청와대 인사가 비박계인 당 지도부를 문건 유출 배후로 지목한 '수첩 논란'까지 번졌다.

집권 여당 내 세력 다툼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당청 관계도 좋을 리 없다. 지난 9일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사건에 14일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의 사퇴까지. 권력 누수(레임덕)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게 정가 안팎의 시선이다.

▶ 전초전: '헤쳐 모여' 세과시 잇따라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친박과 친이계의 모임이 잇따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6차 선진한반도포럼 신년하례회에 참석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친박과 친이계의 모임이 잇따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6차 선진한반도포럼 신년하례회'에 참석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갈등이 수면으로 떠오른 건 지난해 연말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승리 2주년을 맞아 새누리당 3선 이상의 친박 중진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송년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이 30일 확인됐다.

이 자리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갑윤·김태환·서상기·안홍준·유기준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식적인 당청 관계에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친박계 중진 의원들을 따로 불러 의견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가에선 이를 당내 주류세력의 확실한 협조를 기반으로 3년차 국정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포석으로 봤다.

친박 모임인 국가경쟁력포럼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의원 30여 명이 참석한 오찬 모임을 열어 세를 과시했다. 이 자리에선 김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과 강도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 같은 만남이 알려지자 잠잠하던 '친이계'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친이계는 지난해 연말(12월 18일) 모임에 이어 1월 6일 신년 모임을 가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 일각에선 한 달도 채 안돼 연달아 이 전 대통령이 친이계 인사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친박계의 세결집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송년회엔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MB 정부 인사와 친이계 좌장 격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김용태·권성동·이군현·조해진 의원, 권택기 전 의원 등 2007년 당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20여 명의 전·현직 의원이 참석했다.

▶ 중반전: 박 대통령 신년 회견 놓고 '설전'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이를 놓고 1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친박과 친이 간 설전이 벌어졌다./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이를 놓고 1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친박과 친이 간 설전이 벌어졌다./청와대 제공

친박과 친이 간 갈등은 14일 정면충돌했다.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설전 무대'나 다름없었다. 상호 견제를 넘어섰다.

친이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회의에서 '여론은 무쇠도 녹일 만큼 힘이 있다'는 뜻의 고사 '중구삭금(衆口삭金)'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의 신년 회견을 보면 중구삭금과 완전히 거꾸로 가는 회견"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문' 이후 제기된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 정호성·안봉근 1·2부속 비서관)'의 인적쇄신과 관련해 "인적쇄신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오히려 면죄부보다 더 큰 힘을 실어주니까 실제로 문고리 3인방이 실세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 수첩 파동에 대해선 "이제는 문고리 3인방 비서관도 부족해 행정관도 나서서 헛소리를 하고 다니고 이렇게 해서 되겠나"라며 맹비난했다. 이날 사퇴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문건 파문의 배후로 지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최고위원은 반격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며 "이것조차 판단을 못한다면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재오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했다.

김무성 대표는 '친박-비박-친이' 등 계파 갈등을 인식한 듯 이날 신년 회견에서 "저는 당 대표로 취임하면서 새누리당 내에 계파는 없다고 선언했다"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는 장려하되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불협화음은 최소화하도록 제가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후반전: 5월 원내대표 선거 변곡점?

여권 안팎에선 내년 5월께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비박 간 주도권 갈등이 격화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연설 중 손을 벌리고 있는 김무성 대표./임영무 기자
여권 안팎에선 내년 5월께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비박 간 주도권 갈등이 격화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연설 중 손을 벌리고 있는 김무성 대표./임영무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부터 친(親) 대통령 세력과 반(反) 또는 비(非) 대통령 세력 간 권력 투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도 집권 중반기에 계파 간 갈등이 첨예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집권 중반기인 3년차부터 친이-친박 간 충돌이 본격화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친노-비노 간 갈등이 비슷한 무렵에 표출됐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계파 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생존을 건 주도권 다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친박 쪽에서는 당내 차기 유력 주자로 부상한 김무성 대표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도 있다.

여권 안팎에선 오는 5월께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간 주도권 갈등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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