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대통령과 음식, 묘하게 닮은꼴
입력: 2015.01.09 11:13 / 수정: 2015.01.09 17:51

[더팩트|황신섭 기자] '먹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음식과 성격은 밀접하다. 그래서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을 보면 나라 정치의 모양새도 추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어떤 음식을 사랑했을까?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광복 이후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인지 '국물에 부풀린 음식'을 좋아했다.

그가 즐겨먹던 음식은 황태 머리와 껍질로 국물을 우려낸 '현미떡국'이었다.

<더팩트>는 전·현직 대통령이 사랑한 음식을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대통령의 성격, 국정 운영 방식을 정리했다.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자연식 밥상','추진력' 닮은 꼴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는 자연식 밥상을 좋아하는 점에서 꼭 닮았다./채널A 청와대 X파일 보도화면 갈무리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는 자연식 밥상을 좋아하는 점에서 꼭 닮았다./채널A '청와대 X파일' 보도화면 갈무리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곰탕에 깍두기를 그냥 넣어 먹었다. 그 정도로 격식이 없었다.

그는 무엇보다 소박한 '자연식 밥상'을 사랑했다. 바가지에 비듬나물과 보리밥, 된장찌개,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빈 뒤 막걸리와 함께 먹는 걸 좋아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아버지의 식사 습관을 쏙 빼닮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현미밥 위주의 채식을 먹되 양이 적은 편이다. 여기에 두릅나물과 여러 가지 채소를 섞은 비빔밥도 자주 먹는다.

두 대통령의 식사 습관은 수수하고 털털하지만 국정 운영 추진력 만큼은 짜고 맵다.

◆'고기 마니아' 전두환, '향토 음식' 선호 노태우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고기를 좋아했다.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콩나물 국밥과 아욱국을 즐겨먹었다./채널A 뉴스 화면 갈무리·더팩트 DB
전두환 전 대통령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고기를 좋아했다.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콩나물 국밥과 아욱국을 즐겨먹었다./채널A 뉴스 화면 갈무리·더팩트 DB

운동선수 출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고기를 좋아했다. 회는 싫어했다.

대신 소고기 갈비를 주로 먹었다. 그는 요리를 먹을 때 강된장을 넣었는데, 특히 시래깃국에 강된장을 풀고 끓인 음식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곤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콩나물 국밥과 아욱국을 즐겼다.

그는 평소 콩나물 국밥에 숭숭 썰은 김치와 흰떡을 넣어 먹었고, 소화가 잘되고 속이 든든하다는 이유로 아욱국을 자주 찾았다.

가끔씩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잘게 다진 떡갈비를 먹었다.

그러나 이들을 음식에 빗대면 모양새는 흉하고, 맛은 밍밍하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칼국수' 대 '홍어회'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원한 정치 맞수답게 전혀 다른 음식을 좋아했다. 두 대통령은 음식에 얽힌 흥미 있는 이야기를 갖고 있다./더팩트 DB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원한 정치 맞수답게 전혀 다른 음식을 좋아했다. 두 대통령은 음식에 얽힌 흥미 있는 이야기를 갖고 있다./더팩트 DB

'칼국수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워낙 좋아했다. 칼국수를 정말 많이 먹어 '왕창스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김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주요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 일이다. 그가 칼국수를 너무 빨리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는 바람에 나머지 사람들은 맛도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요 인사들이 청와대를 나와 밥집에 갔다는 뒷얘기가 있다.

금융실명제 시행과 군 하나회 척결을 순식간에 단행한 점은 '후루룩 칼국수'를 먹는 모습과 닮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식가'다.

섬 지역 출신이지만 갈비를 손에 들고 뜯고 코스 요리를 먹을 때 양념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당시에는 '뭐가 이렇게 많냐'며 반찬을 4개로 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홍어회와 홍어 삼합을 좋아했다.

김 전 대통령이 영국에 머물던 시절엔 측근들이 흑산도 홍어를 항공기로 보낼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그의 4전 5기 정신은 참 대단하다.

◆'국밥·냉면'없인 못살아…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각각 국밥·냉면을 사랑했다. 한 명은 서민, 다른 한 명은 기업 경영인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했다./더팩트 DB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각각 국밥·냉면을 사랑했다. 한 명은 서민, 다른 한 명은 기업 경영인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했다./더팩트 DB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상도 시골장터에서 만든 쇠고기 국밥을 좋아했다.

얼큰한 쇠고기 국물에 다양한 채소를 넣어 칼칼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음식을 즐겨 먹었다. 또 마늘을 넣고 달걀 노른자위를 입혀 구운 굴과 삼계탕도 별식으로 즐겼다.

이명박 대통령과 냉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여의도 63빌딩 앞 단골집을 몰래 찾아가 먹거나 그 음식점 주방장이 1년에 몇 번씩 관저로 들어가 냉면을 만들 정도로 냉면을 사랑했다.

요즘으로 따지면 그는 먹방의 대가다. 냉면과 통만두를 '쩝쩝' 소리 내 맛있게 먹었다.

잘 먹고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영락 없는 기업 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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