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에게 듣는다] 유기홍 "갑오년, 버텨 낸 국민께 송구"
입력: 2014.12.26 11:58 / 수정: 2014.12.26 15:53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은 24일 더팩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새해엔 서민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우선이라면서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뜻을 좀 더 이해하고, 국정을 쇄신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유기홍 의원실 제공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은 24일 '더팩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새해엔 "서민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우선"이라면서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뜻을 좀 더 이해하고, 국정을 쇄신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유기홍 의원실 제공

2014년 여의도 정가는 바람 잘 날 없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대형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다. 자고 일어나면, 사건이 터졌다. 그때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당의 얼굴이자 입인 대변인들. <더팩트>는 여야 대변인에게 갑오년을 마무리하며 새해 정국을 묻고, 들었다. <편집자 주>

[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저도) 답답했다."

유기홍(56·재선·서울 관악구갑)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에게 갑오년은 24시간이 모자랐던 한 해였다.

매일 오전 국회에선 이른바 '여의도 브리핑' 드라마를 촬영한다. 대변인과 정치부 기자들이 벌이는 치열한 질의 응답과 두뇌싸움이 벌어진다. 실시간 뉴스를 확인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것도 대변인의 몫이다. 세상사(事)를 꾀고 있어야 한다. 유 대변인도 그랬다.

유 수석대변인은 24일 <더팩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유난히 많은 참사가 있었는데, 많은 국민들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그 몫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셨을 것"이라면서 "저도 많이 답답한 심정이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정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있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고백했다.

그는 새해엔 민생경제 활성화로 많은 국민들이 웃길 바랐다. "서민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우선"이라면서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뜻을 좀 더 이해하고, 국정을 쇄신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한 "새정치연합에 애정을 가져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 "'갑질'에 눈물 흘린 '을'의 아픔 부각된 한 해"

유 수석대변인은 올해 갑과 을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많이 회자된 것을 주목했다./임영무 기자
유 수석대변인은 올해 '갑과 을'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많이 회자된 것을 주목했다./임영무 기자

-올 한 해 정치권에도 많은 이슈가 있었다. 기억나는 화두는?

국가와 국민, 갑과 을의 공동체라는 말이 떠오른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국가란, 정부란 무엇인가.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 후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올해 유난히 많은 참사가 있었는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은 물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아울러, 갑과 을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많이 회자된 것을 주목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미생'이라는 드라마도 있었고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도 있었지만 올해 내내 우리 사회에 내재돼 왔던 이른바 '갑질'에 눈물 흘렸던 '을'들의 아픔이 부각됐다. 결국 갑과 을 모두의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 나가야할까 하는 데 정치권이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복지와 성장의 상관관계도 이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닐까.

-여야가 가장 잘 한 일과, 국민께 죄송한 일을 꼽는다면.

잘한 일이라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헌법과 법률이 정한 기한에 내년도 예산안을 타결한 것을 우선 꼽을 수 있겠다. 관피아 방지법 등 주요 민생입법을 함께 한 것도 성과로 꼽는다. 야당으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고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문제와 비선실세 국정개입 문제를 공론화시킨 것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죄송한 점은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한 점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정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있지 못한 점도 대단히 아쉽다. 새누리당이 좀 더 용기 내기를 기대한다.

◆ "국민께 정치상황 설명…매 순간 긴장해야"

유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의 수석대변인으로서 국민께 정치상황을 설명해 보람을 느끼지만 올해 많은 대형 사고로 답답한 마음이었던 국민들과 같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유기홍 의원실 제공
유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의 수석대변인으로서 국민께 정치상황을 설명해 보람을 느끼지만 올해 많은 대형 사고로 답답한 마음이었던 국민들과 같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유기홍 의원실 제공

-당의 얼굴이자 입으로서 활동하다 보면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제1야당의 수석대변인으로서, 박근혜 정부에게 아프지만 꼭 필요한 비판을 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불통인 느낌이다. 박 대통령의 불통은 여당 출신의 정의화 국회의장도 얼마 전에 지적한 바 있다.

나도 답답하지만, 국민들은 더 답답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석대변인 역할에 집중하다보니, 상임위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없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 또한 매순간 뉴스에 집중해야 하는데 피로도가 높은 역할이다.

-반대로,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국민들이 우리 당 대변인들의 논평에 지지하는 의견을 보내주시면 힘이 난다. 대변인들은 복잡해 보이는 정치상황을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명하게 정리하고, 각당의 대안을 설명한다. 복잡한 바둑의 수를 설명하는 것과 비슷하다.

한 예로, 박 대통령과 여당이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펼쳤지만 야당은 '국민 눈높이 검증'을 밀어붙여 부적격 인사를 낙마시켰다. 박 대통령의 '수첩 인사'에 대한 우리의 비판을 국민들이 지지해 준 것은 큰 보람이었다.

◆ "새해, 전면 쇄신 없으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

유 수석대변인은 새해 핵심 의제로 개헌과 경제회복을 꼽았다./임영무 기자
유 수석대변인은 새해 핵심 의제로 개헌과 경제회복을 꼽았다./임영무 기자

-새해 정국 핵심 의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을미년 기상도를 그려본다면.

연말연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념공세와 공안정국으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국면을 전환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별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집권 3년차로 반환점을 돈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심각히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전면 쇄신과 전면 개각이 없으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 된다.

개헌과 경제회복이 핵심적인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핵심이다.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2015년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4%에도 못 미친다. 요즘 국민들은 정말정말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고 있다. 민생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7년간의 보수정부가 주도한 반서민적인 경제정책을 손봐야 민생경제가 살아난다.

아울러, 대통령 한마디에 쏙 들어갔지만 개헌 문제는 내년 정국을 흔들 이슈이다. 큰 선거가 없는 시기에 1987년에 만든 헌법을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커질 것이다.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내년에는 더 크게 부각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개헌 논란은 본격화 될 것이다.

-새해 집권 3년 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의 지난 공과를 평가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정치, 경제, 외교안보, 사회면에서 총체적으로 무능했다고 평가한다. 제가 좋게 평가하려 노력해봐도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성과가 거의 없지 않나.

창조경제는 창조되지 않았고, 남북관계나 외교도 공이 별로 없다. 사회적 갈등은 더 커졌다. 집권 2년차에 비선실세 권력암투 의혹이 터진 정부는 처음이다.

-을미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는.

박 대통령 자신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진심으로 박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국민과 국회와 소통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 민생경제 살리기와 복지 확대, 남북관계 개선 등 세가지 면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집권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을 아무것도 한 것 없이 흘려보낸 박 대통령에게 2015년은 국정운영의 반전이냐 레임덕이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해다.

◆ "국민께 송구, 새정치연합이 열심히 뛸 것"

유 수석대변인은 새해 국민 여러분 삶의 구체적인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열심히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유기홍 의원실 제공
유 수석대변인은 "새해 국민 여러분 삶의 구체적인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열심히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유기홍 의원실 제공

-새해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인가.

민생경제가 좋아져서 서민들이 일자리가 늘어나고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우선이다. 아울러 남북관계의 진전이 꼭 필요한 시기이다. 동북아 외교에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뜻을 좀더 이해하고 국정을 쇄신해야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무엇보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치러지기를 바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에는 강한 야당, 수권정당으로서 국민께 뚜렷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겠다.

-당을 대변해서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 했던 2014년이었다. 기쁨보다 슬픔과 고통이 많았던 2014년을 버텨내신 국민께 송구한 마음으로 위로를 드린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터와 가정을 지켜주신 것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5년 국민 여러분 삶의 구체적인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열심히 뛸 것이다. 부족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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