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으로 보는 정치] '박지만-정윤회 충돌' 국민은 심란하다
입력: 2014.12.05 11:47 / 수정: 2014.12.05 11:47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 씨를 포함해 청와대 관계자 10명을 십상시라 명명하고,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됐다./채널A 정관용의 시사병법 방송 화면 갈무리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 씨를 포함해 청와대 관계자 10명을 '십상시'라 명명하고,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됐다./채널A '정관용의 시사병법' 방송 화면 갈무리

대통령의 권한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인사권이다. 대개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3000여 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그야말로 막강하다.

하지만 3000여 개의 자리에 대해 대통령이 일일이 파악해 적재 적소의 인재를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가장 강력한 대통령의 권한을 잘 행사하기 위해 절차와 과정, 시스템이 필요해졌고, 역대 정부 통틀어 그 기능이 꾸준히 확대 강화되는 곳이 바로 인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유력 일간지를 매개로 권력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두 세력의 충돌이 국정의 '골칫거리'다. 국민의 편에서 본다면 이 싸움은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윤회 씨의 대립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싸움이 일어난 발단을 '장님 코끼리 만지듯' 유추해 본다면, 대통령의 권한인 인사권을 누가 더 독립적으로 행사할 것인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을 편들기 어려운 것이 이 두 사람은 민간인 신분이고 평소에 무얼 하고 돌아다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즉,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하고 다니는 일, 직무나 직분과 관련해 누가 더 옳은지 잘잘못을 따진다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다.

최근 청와대 감찰 보고서 유출 논란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윤회 씨의 대립으로 인식되고 있다./TV조선 뉴스 화면 갈무리·더팩트DB
최근 청와대 감찰 보고서 유출 논란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윤회 씨의 대립으로 인식되고 있다./TV조선 뉴스 화면 갈무리·더팩트DB

더구나 이 두 사람은 대통령의 혈육이고 또 지인이기 때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관리 대상일지는 몰라도 국민들의 관심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 때문에 2014년 세밑 국정이 어수선해지고 있다. 더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무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등장하는 '십상시'란 표현은 이 두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고 '문고리 권력'에 대한 내용이라 한층 복잡한 구도를 만들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4요소를 꼽는다면 '출생의 비밀', '불륜', '재벌', 꼬이고 꼬여 있는 '복잡한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국정의 최고 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얼추 '막장'의 요소를 갖춘 듯 보인다.

여기에 흥행 요소가 하나 더 붙었다. 여자 대통령에게 '내시'란 단어가 조합되며 풍기는 야릇한 분위기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국정 3년차를 앞둔 지금의 '박지만-정윤회 충돌' 사건은 역대 정부와는 다른 박근혜 정부만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도 있겠다.

국정 3년차는 지난 2년간의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두번째 파도'를 넘어 갈 수 있는 대통령 아젠다를 제시해 분위기를 다잡는 시기이다. 그리고 보통 빼어드는 카드는 '경제' 관련 어젠다가 많다. 21세기에서 '경제'란 늘 위기의 파도를 만드는 이슈이자 국민을 집중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2014년의 달력을 한 장 남겨놓고 있는 지금, 전세값 상승폭이 1억을 오르내리고 있고 가계 부채가 1000조 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정국을 달구고 있는 '십상시' 파동은 그야말로 국민의 마음에 '심란함'을 불러오는 주문(呪文)이 아닐 수 없다.

[이은영 기획위원]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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