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비대위 '중도파' 제외…'계파 나눠 먹기'?
입력: 2014.09.22 09:08 / 수정: 2014.09.22 09:08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오전 첫 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출범한다. 전날 발표된 비대위원은 계파 수장 등으로 구성돼 계파 나눠 먹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영선 원내대표, 문재인·정세균·박지원·인재근 의원(시계방향)이 참여한다. /더팩트 DB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오전 첫 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출범한다. 전날 발표된 비대위원은 계파 수장 등으로 구성돼 '계파 나눠 먹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영선 원내대표, 문재인·정세균·박지원·인재근 의원(시계방향)이 참여한다. /더팩트 DB

[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공식 출범한다. 이날 오전 첫 회의를 열고 비대위 활동 방향과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비대위는 전날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위원으로 참여시켜 구성을 완료했다. 차기 유력 당권 주자들로 구성돼 그 어느 때보다 힘 있는 비대위로서, 당을 안정시키고 개혁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중도·비주류 세력이 배제돼 계파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 문재인·정세균·박지원 등 계파 수장 총집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당연직 위원인 박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비대위원은 문재인·정세균·박지원·인재근 의원으로 정해졌다. 이들은 당내 주요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정세균계, 호남·구민주계, 민평련을 각각 대표한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비대위원을 발표하면서 "절체절명에 다다른 당의 위기의식에 통감하며 당을 위해 헌신하는 '선당 후사'의 비상한 각오로 비대위를 구성했다"며 "공정성과 실천성의 원칙에서 전당대회 준비와 당 혁신을 힘 있고 책임 있게 추진할 인사로 비대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 등은 모두 당권주자다. 문 의원은 친노계 좌장격으로, 정 의원은 정세균계의 대표로, 박 의원은 호남과 옛 민주계를 대표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은 김 의원 계보인 민평련을 대표해 이름을 올렸다.

2010년 10월 전당대회에서 손학규·정동영·정세균 등 대선주자급이 한꺼번에 지도부에 진입한 적이 있지만, 임시지도부인 비대위에 계파 수장이 대거 참여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세월호 특별법 표류와 계파 갈등으로 위기에 몰린 당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문희상 위원장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 중도·비주류 제외…"계파 나눠 먹기" 비판 나와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에 김한길(왼쪽)·안철수 전 대표 등 중도·비주류 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당내 분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에 김한길(왼쪽)·안철수 전 대표 등 중도·비주류 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당내 분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그러나 비대위 인선을 놓고 '계파 나눠 먹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요 계파 수장들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직접 참여했다고 하지만, 계파별 당권주자들이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에 개입해 당 대표 선출 권한을 가지는 지역위원장을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한길·안철수 등 전 지도부 측 인사들이 제외돼 당내 중도 성향 비주류를 대변할 비대위원이 한 명도 없다는 것도 당내 분란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문희상 위원장이 21일 오전까지 이들에게 비대위 참여를 제안했지만 결국 설득에 실패하면서 계파 안배의 측면에서 보면 사실상 '미완성'의 비대위가 됐다는 평가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한 매체와 통화에서 "계파 나눠 먹기밖에 안 된다"면서 "혁신의 대상이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도부에 인선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전임 지도부와 가까운 한 의원도 "선수가 심판으로 들어가면 당권 투쟁만 가열될 것"이라며 "(안철수 세력과의) 통합신당 창당의 정신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도파 불만이 표면화되고,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계파 간 이해가 부딪힌다면 '박영선 사태' 이후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당내 분열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의식한 듯 문희상 위원장은 22일 보도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당이 정상화될 때까지 계파 활동을 전면 금지하겠다"며 "이념적으로 좌파적 생각을 가진 강경한 사람들이 당을 죽이고 있다. 야당 정신이 없는 우편향 인사 등 당내 화합을 방해하는 인사 10명 정도에 대해서는 나름의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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