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름백태] "넥타이 푸세요" 의원들의 '무더위 퇴치법'
입력: 2014.08.08 11:12 / 수정: 2014.08.08 15:12

정장 차림에 익숙한 의원들도 무더위엔 장사 없다는 옛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장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위 왼쪽부터)가 무더위에 넥타이를 풀고, 양복 상의를 벗었다. 부채질을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아래 왼쪽) 의원과 흐르는 땀을 닦고 있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더팩트DB
정장 차림에 익숙한 의원들도 '무더위엔 장사 없다'는 옛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장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위 왼쪽부터)가 무더위에 넥타이를 풀고, 양복 상의를 벗었다. 부채질을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아래 왼쪽) 의원과 흐르는 땀을 닦고 있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더팩트DB

[더팩트 ㅣ 오경희·김지희 기자] "의원님들, 더우면 넥타이를 풀어도 됩니다."

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 뜨거운 공기가 훅 끼친다.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에 설훈 교문위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노타이'를 권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가 열린 이날, 좁은 공간에 꽉 찬 사람들과 카메라 등으로 실내 온도는 빠르게 올라갔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온도는 26도였지만 체감 온도는 30도를 웃돌았다.

정장 차림에 익숙한 의원들도 '무더위엔 장사 없다'는 옛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의원들은 셔츠 첫 단추를 푸는 것으로 목덜미에 맺힌 땀을 식히고, 선풍기 바람에 지친 몸을 맡긴다. 시원한 음료와 살얼음처럼 차가운 빙수면 무더위도 잠시나마 안녕이다.

의원들이 임시방편으로 더위를 달래고 있지만, 여야 지도부에겐 유독 더운 여름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꽉 막힌 정국을 풀어야 하기에 휴가마저 반납했다.

◆ 의원실은 '활짝', 노타이는 '기본'

국회 절전 방침에 따라 오후 1~3시 국회의원 의원실 문은 활짝 열린다./더팩트DB
국회 절전 방침에 따라 오후 1~3시 국회의원 의원실 문은 활짝 열린다./더팩트DB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5~6일 오후 1~3시. 국회 의원회관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 시간 굳게 닫힌 의원실의 문이 활짝 열린다. 국회 절전 방침에 따라 냉방 장치를 끄기 때문이다.

"냉방장치를 끈다"는 말에 각 의원실 출입문은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열린다. 의원실 직원들은 창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를 켜는 등 더위와 맞설 준비에 나섰다.

선풍기 바람에도 식지 않는 더위에 '노타이 부대'는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국회는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노타이 본회의'를 처음 도입했고, 올여름에도 '노타이 패션'은 이어졌다. 6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남성 의원들은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께서 평소 정돈된 옷차림을 중요하게 생각하시지만, 여름에는 아무래도 덥다 보니 소매를 걷어 올리고, 넥타이를 풀어 업무를 본다"면서 "좀 더 더우면 모시 옷을 입으실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여름 흰색 모시옷을 입고 국회에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 "찬 음료·빙수 하나면 올여름도 OK"

국회의원들은 인절미 빙수·보리차·수박·복숭아 등으로 무더위를 이기고 있다./사진 출처=온라인커뮤니티
국회의원들은 인절미 빙수·보리차·수박·복숭아 등으로 무더위를 이기고 있다./사진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여름이면 각 의원실 냉장고엔 기호에 맞춘 시원한 음료와 간식이 채워진다.

차가운 전통차는 의원들의 단골 갈증 해소 음료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매시간 '냉 보리차'를 마시며 갈증을 달래고,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냉 머루차'로 더위를 이긴다.

이인제 최고위원실 관계자는 "이 의원은 시원한 보리차를 자주 마시고, 과일을 챙겨 먹으며 수분을 보충한다. 과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한의사들은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차가운 전통차를 마시면 생수보다 갈증 해소가 빠를 뿐만 아니라 수분보충에도 탁월하다고 조언한다.

'빙수' 하나면 더위에도 끄덕없다는 의원도 있다. 새정치연합 배재정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배 의원은 인절미 빙수를 좋아해 하루에 하나 씩은 꼭 먹는다고.

대다수 의원들의 여름 간식은 수분이 많은 과일이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더위가 절정에 다를 때 낮시간 동안 수박을 자주 먹는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도 수박이나 복숭아로 갈증을 해소한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손 의원이 여름엔 머리를 짧게 자르는 편이며, 시시때때로 수박을 자주 챙겨 먹으며 수분을 보충한다"고 말했다.

◆ 여야 지도부 "휴가는 포기했어요"

새누리당 이완구(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마련과 국정감사 등으로 여름 휴가를 반납했다./ 더팩트 DB
새누리당 이완구(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마련과 국정감사 등으로 여름 휴가를 반납했다./ 더팩트 DB

여름을 맞아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 지도부는 휴가도 반납했다. 세월호 특별법 마련과 국정감사 등 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여야 지도부는 7일 주례회동을 갖고 오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키로 했고, 26일부터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휴가 대신 주말에 집에서 책을 읽거나 쉬기로 했다. 이 원내대표 측은 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올해 세월호 특별법 마련을 위해 휴가를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휴가를 떠나지 않고 당을 정비하는 데 매진키로 했다. 7·30 재보선에 참패한 새정치연합은 지난 대선 이후 1년 7개월 만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고, 박 원내대표는 위원장을 맡았다.

박 원내대표 측은 같은 날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박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인 국민공감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겸임하고 있어 몸이 열개라도 모자르다"면서 "우선 최우선 과제인 당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은 휴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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