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스타급' 여성 후보들의 활약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동작을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경기 수원을의 새누리당 정미경·백혜련 후보, 광주 광산을의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왼쪽부터)는 각자의 브랜드로 승기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팩트 DB, 나경원·정미경·백혜련 블로그 |
[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이번 7·30 재보궐선거는 지난 6·4 지방선거와는 다르게 '스타급' 여성 후보들이 많이 도전장을 냈다. 서울 동작을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경기 수원을의 새누리당 정미경·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후보, 광주 광산을의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다.
4명의 '여전사'들은 개인의 장·단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각 전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그들은 자신만의 브랜드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혈투 당일이 25일로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들의 활약상이 주목되고 있다.
◆ 미모·엘리트 코스…나경원 자체가 '브랜드'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후보인 새누리당 나경원(오른쪽) 후보는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대중 정치인으로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그 점이 승리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경원 블로그 |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의 새누리당 나경원(51) 후보는 본인 자체가 '브랜드'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대중 정치인으로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나 후보가 선거 운동을 하기 위해 나타나는 곳마다 남성은 물론 여성 팬들까지 많이 따라다닐 정도다.
다만 화곽중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홍신학원 이사장의 딸로 태어나 최고 엘리트 코스를 거쳐 '엄친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다. 이를 희석하기 위해 선거구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 봉사를 하거나, 학생들을 만나는 등 '엄마' 이미지 쌓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나 후보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큰딸을 키우며 남몰래 흘린 눈물이 많다. '엄마'의 '진정성'을 누구보다도 잘 보여줄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이 '철새 정치인'이 아닌 '동작의 딸'이라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나 후보는 동작구에서 태어나 같은 지역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다.
나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들을 압도하는 지지율을 얻고 있어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24일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이뤄 나 후보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경기 수원을' 여검사와 여검사의 '혈투'
새누리당 정미경(왼쪽)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7·30 경기 수원을 보궐선거는 '여검사와 여검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정미경·백혜련 블로그 |
새누리당 정미경(49) 후보와 새정치연합 백혜련(47) 후보의 대결지인 수원을은 다른 선거구와는 다른 프레임이 주목받고 있다. '여검사와 여검사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 동문에다 1년 차이로 사법시험을 통과해 여검사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검사 옷을 벗는 과정도 비슷하다. 정 후보는 2007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실명으로 비판한 책을 출간한 뒤 옷을 벗었고, 백 후보는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사표를 냈다.
두 사람은 이미지가 비슷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후보는 수원 지역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친근함'을 강조한다. 정 후보는 이 지역 최대 현안인 수원 비행장 이전과 관련해 지난 18대 국회에서 인근 지역의 고도제한을 완화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비행장의 대체 용지를 찾는 일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백 후보는 인지도는 낮지만 '참신함'을 내세우는 동시에 세월호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 검찰을 비판한 '정의의 여검사'라는 타이틀을 걸고 개혁적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상대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의 남편인 박완기 씨가 수원 지역 경제실천연합에서 20년 넘게 시민운동을 해왔다는 점도 백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두 사람의 대결에서 정 후보가 앞서고 있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주)에 의뢰해 22~23일 조사하고 25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 후보는 42.5%의 지지율을 얻어 25.6%를 얻은 백 후보를 16.9%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수원을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02명, 유선 RDD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 13.94%)
'정치신인'의 바람이 지역 인지도가 높은 정 후보를 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검사 vs 여검사'의 혈투가 어떤 결과로 막을 내릴지 오는 30일 판가름 난다.
◆ '권다르크' 권은희, 보은 공천 혹은 보석 공천?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가 전략 공천 논란과 논문 표절, 남편 재산 축소 의혹에도 승리의 깃발을 꽂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낮 광주 광산구 진만경로당을 찾아 유세를 하고 있는 권 후보. /광주=배정한 기자 |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의 새정치연합 권은희(40) 후보는 지난해 4월 20일 '경찰 수뇌부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축소·은폐 지시'를 폭로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권 후보는 당시 '권다르크'(권은희+잔다르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바람을 몰고 왔다.
그로부터 1년 뒤 경찰직을 던지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시 야권의 주도권을 안겨줘 '보은 공천'을 받은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보석 공천'이라며 권 후보 공천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도덕성 논란의 소지를 제공해 수도권과 충청권 선거 판도에 후폭풍을 몰고 올 악재로 분석되고 있다.
권 후보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연세대 법학과 석사 논문의 표절'과 '남편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스타급' 권 후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폭로 경험을 강조하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인사 참사 등을 고리로 자신의 의혹을 잠재운다는 전략이다.
여러 논란에도 광주 지역은 전통적으로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권 후보가 승리의 깃발을 꽂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는 최근 5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66.13%~73.8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새정치연합(옛 민주당 포함)에 매번 승리를 안겨줬다.
다만 여야 후보 5명이 난립하고 있고, 전략 공천 논란이 커지고 있어 권 후보의 득표율이 애초 예상보다 높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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