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7일부터 나흘간 진행됐다. 후보자들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동문서답'을 하거나 '사과'로 무마시키는 등 또다른 논란을 해소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첫째 줄 왼쪽부터),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서울신문·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제공, SBS 방송 화면 캡처 |
'특종에 강한 스포츠서울닷컴의 신개념 종합지 THE FACT'
[더팩트ㅣ김지희 기자]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국회는 지난 7일부터 나흘간 7개 부처 장관과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업무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했다.
후보자들은 여야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동문서답을 하거나 해명을 번복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확부 장관 후보자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모든 의혹을 '사과'로만 무마시키려 해 논란이 해소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거짓말이 아니라며 발뺌했다가 증거가 공개되자 사실을 인정하는 등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더팩트'는 청문회에서 화제가 됐던 후보자의 발언을 살펴봤다.
◆ 김명수, "30초만 쉴게요"·"5·16은 불가피"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제자 논문 가로채기' 등의 의혹에 대해 "표절이 아니다. 관행이었다"고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늘어놨다. 또한 5·16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자 "쿠데타라는 표현에 동의한다"라고 해명을 번복했다./ 임영무 기자 |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은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거센 질의에 "너무 그렇게 몰아붙이시면…. 30초만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내용은 표절이 아니다", "당시 관행이었다", "제자들이 한사코 제1 저자로 올려준 것이다"라며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역사인식 또한 논란이 됐다. 새정치연합 윤관석 의원이 "5·16이 쿠데타가 맞는가"라고 묻자 "불가피한 선택 아니었겠는가"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 후보자는 "그렇게 몰고 가서 답변한 것"이라며 "쿠데타라는 표현에 따른다"고 번복했다.
◆ 최양희, 모든 의혹에 "사과드린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작성과 탈세, '고추밭' 논란 등 모든 의혹에 대해 별다른 해명 없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 SBS 방송 영상 캡처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작성과 탈세, '고추밭' 등 모든 의혹을 "사과"로 대응했다.
다운계약서 작성과 관련해 최 후보자는 "세무지식이 부족했다"며 "잘못된 과거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ICT 사외이사로 재직할 당시 회의 때 받은 수당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아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되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투기지역 지정 직전 땅을 구입한 뒤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급히 고추 모종 10여 그루를 심은 이른바 '고추밭' 논란에 대해서도 역시 "불필요한 의혹을 야기할 행동으로 질책받게 된 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 정성근, "거짓말 아니다"→"거짓말이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전매가 금지된 아파트를 되팔았다는 의혹에 대해 "실제 거주했다"라고 해명했다가 당시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과의 전화 녹취 내용이 공개되자 "거짓말 했다"며 사과했다./서울신문 제공 |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전매가 금지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기자촌 아파트에 살지 않고 되팔아 탈세했다는 의혹에 대해 실제 살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아파트를 구입한 당사자와의 전화 통화 내역이 공개되자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해 버렸다"며 해명을 번복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는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위증했다"며 청문회장을 떠났고 청문회는 결국 파행됐다.
◆ 이병기·김희정, "모르고 그랬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왼쪽)는 불법정치자금 전달과 관련한 이른바 '차떼기' 사건에 대해 "모르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한국선주협회가 지원한 해외 시찰을 다녀온 것에 대해 "협회 지원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했다./ 서울신문 제공 |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2002년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 전달과 관련한 이른바 '차떼기' 사건에 대해 "불법적으로 정치 자금을 전달한 것은 사죄하지만, 돈의 출처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이인제 의원에게 대선 자금 5억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한국선주협회가 지원한 해외시찰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버텼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5월 한국선주협회의 후원을 받아 외국 시찰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해 "협회 지원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뒤늦게 알고 난 후 지원금을 모두 반납했다"고 해명했다.
◆ 이기권, "전교조 죽이기 앞장선 적 없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전교조 규약 중 일부가 노동법에 위반된다고 의결해 전교조 죽이기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제공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전교조를 희생양 삼았다는 의혹에 대해 "전교조 죽이기에 앞장선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후보자가 2010년 서울 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 당시 전교조 규약 중 일부가 노동법에 위반된다고 의결했다"며 "전교조 죽이기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전교조 죽이기에 앞장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교조의 위법 사항 개선을 위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 정종섭, "5·16 묻거든 내 책 봐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5·16의 정의는 제 책에 나와있다"라는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로 부터 질타를 받았다./ YTN 방송 화면 캡처 |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5·16의 정의는 자신이 책에 쓴 대로라고 말해 태도 논란이 빚어졌다.
야당 의원들이 5·16이 쿠데타인지 답변을 요구하자 "제 책에 써 놓은 대로입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책을 보라는 것인가. 청문회에 임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군 복무 중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를 한 것에에 대해서는 "당시 관행이었고 위수 지역 이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 최경환, "인사개입설은 언론의 추측 보도"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안대희 전 대법관을 추천하는 등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언론의 추측성 보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더팩트DB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각종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언론의 추측 보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은 "시중에 최 후보자가 각종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안대희 전 대법관을 추천했다는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고 금융 쪽으로도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최경환 라인에 줄을 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언론의 추측성 보도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