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정 기자] 선거에서 유세 동선과 장소는 승리의 한 축을 차지하는 전략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조용한 선거가 부각되면서 단기간 효과가 큰 '명당' 장소를 선점하고, 짧은 시간 내에 여러 장소를 다니기 위한 효율적인 동선을 짜는 것은 중요하다.
30일로 닷새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서도 후보의 유세 동선과 장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심 지역이자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각각 '방사형'과 '집중형'의 동선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의 유세 스타일이 다른 만큼 이번 선거에서 어떤 방식이 승리를 안길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은 공식 선거 운동 시작일인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정 후보와 박 후보의 8일간의 일정을 분석·비교해봤다.
◆ 鄭 권역 넘나드는 '광폭 행보' 朴 한 지역서 강행군

정 후보의 유세 동선은 '방사형'이다. 하루 평균 8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하루에만 서북→서남→도심→동남권을 누볐고, 전날에도 동남→서남→서북권을 넘나들었다.
29일 7시 30분 SBS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마치고 난 직후 서대문구(서북권) 미동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식재료를 검수했다. 곧바로 영등포구(서남권) 선거 캠프로 넘어가 '안전대책본부' 출정식을 열었고, 용산구(서남권)에서 사회복지사협회 회원들을 만났다.
12시에는 중구(도심권)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농약급식'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고, 서초구(동남권) 고속터미널역에서 반포지역 재건축조합장 간담회 및 센트럴시티 상가를 순방하는 일정을 가졌다. 오후 5시 30분에는 강동구(동남권) 길동 골목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이동시간은 오전에는 30분 단위로, 오후에는 2시간 단위로 지역을 이동하며 강행군을 펼쳤다. 보통 주말을 제외하고는 아침 7시 혹은 8시에 일정을 시작해서 저녁 8시쯤 마무리한다. 다음 날 예정된 일정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박 후보는 동북권이면 동북권, 도심권이면 도심권 등 한 권역에서 더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집중형' 유세를 펼친다. 일정은 대부분 한 시간 단위로 이뤄진다. 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아침 7시 또는 8시부터 유세에 돌입한다. 그는 주말인 24일과 25일에도 각각 10개와 8개의 강행군을 소화했다.
오전에는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 시민과 만난 박 후보는 12시에는 용산구로 자리를 옮겨 용산가족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둘러앉아 각자 싸온 도시락을 꺼내 점심을 함께 먹었다. 곧이어 박 후보는 이번 선거 트레이드 마크인 '배낭'을 메고 청파동 주민센터에서부터 숙명여대 입구까지 1시간여를 시민과 함께 걸었다.
이날 일정이 대부분 도심권에서 이뤄졌지만, 서남권인 동작구에서도 두 시간 여 일정이 진행됐다. 노량진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만나 격려했으며, 사당동 태평백화점에서 같은 당 동작구 지역 후보와 함께 유세했다.
한편, 두 후보는 서로의 동선을 웬만하면 침범하지 않는다. 정 후보가 서북권에서 일정을 시작하면 박 후보는 도심권에서 시작하는 등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자 한다. 불가피하게 한 장소를 가게 됐다면 시차를 둔다.
◆ '안전 점검·시장' 중심 vs '거리·대학교' 중심

유세 장소에서도 두 사람은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인다.
정 후보는 안전 관련 현장과 체험 현장을 주로 다닌다. 22일 낡은 건물인 용산 시범 중산아파트와 성산대교, 24일 창동민자역사, 28일 도곡역 화재 현장을 찾아 안전을 점검했다.
재래시장은 정 후보의 '단골' 유세 장소다. 선거 운동 기간 8일 중 23일과 26일을 제외하고는 전부 재래시장에 방문했다. 동대문시장, 서대문 영천시장, 마장시장, 흑석시장 등 서울 권역별 주요 재래시장을 방방곡곡 다녔다.
박 후보는 주로 거리와 대학교 주변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22일과 23일 오전 8시 각각 강남역과 성수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역과 역 사이를 걸어가며 시민과 일일이 대화를 나눈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의 첫 주말이었던 24일과 25일에는 북한산과 도봉산 입구에서 등산객들과 '스킨십'했다.
대학교는 2030 세대에 지지세가 높은 박 후보의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유세 장소다. 박 후보는 23일 경희대 구내식당에 방문해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주말인 24일 저녁에는 '젊음의 거리' 홍익대학교 주변에서 셀프카메라를 찍어주는 등 소통에 열중했다.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박 후보는 노동계와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야권성향 지지층이 강한 이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표심을 잡기에 주력했다. 26일 하루 동안 민주노총 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서울노동연맹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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