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현장] 세월호 참사, '노란 리본'과 '행사 줄취소'로 정치권 애도
입력: 2014.04.21 16:19 / 수정: 2014.04.21 16:19

멈춰 선 여의도 정가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선거 홍보 현수막에 노란 리본을 넣은 새누리당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 현수막과 텅빈 국회의사당 앞 잔디 광장(첫째 줄 왼쪽부터). 평소 같으면 각종 토론회와 출판기념회로 북적일 국회의원회관의 썰렁한 전경과 관련 모임 연기 안내문(둘째 줄 왼쪽부터). /오경희 기자
'멈춰 선 여의도 정가'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선거 홍보 현수막에 '노란 리본'을 넣은 새누리당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 현수막과 텅빈 국회의사당 앞 잔디 광장(첫째 줄 왼쪽부터). 평소 같으면 각종 토론회와 출판기념회로 북적일 국회의원회관의 썰렁한 전경과 관련 모임 연기 안내문(둘째 줄 왼쪽부터). /오경희 기자

[오경희·고수정 기자] '세월호 참사'로 여의도 정가도 멈춰 섰다. 6·4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여야 후보자들은 중앙당의 방침에 따라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국회도 토론회 등 행사와 상임위원회 개최를 최소화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정치권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 예비후보 애도 방식 '현수막형' or '현장형'

세월호 참사로 6·4 지방선거 선거 일정이 올스톱된 가운데,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3인의 선거 캠프가 자리한 건물 외벽이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측은 대형 현수막에 노란 리본을 달았고, 캠프 앞에 노란 리본 나무를 설치했다(왼쪽 위·오른쪽). 정몽준 의원 측은 사고 당일인 16일 현수막을 걸었다가 곧바로 철수했다(왼쪽 두번째). 이혜훈 최고위원은 현수막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어서 그대로 걸고 있다(왼쪽 밑). /고수정 기자
'세월호 참사'로 6·4 지방선거 선거 일정이 올스톱된 가운데,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3인의 선거 캠프가 자리한 건물 외벽이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측은 대형 현수막에 노란 리본을 달았고, 캠프 앞에 노란 리본 나무를 설치했다(왼쪽 위·오른쪽). 정몽준 의원 측은 사고 당일인 16일 현수막을 걸었다가 곧바로 철수했다(왼쪽 두번째). 이혜훈 최고위원은 현수막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어서 그대로 걸고 있다(왼쪽 밑). /고수정 기자

숙연한 분위기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각 정당이 모여 있는 '여의도 정치 사거리'에서 느낄 수 있다. 21일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대형 현수막이다.

김 전 총리 측은 16일 사고가 발생하자 현수막에 '제발 돌아와 줘요'라고 적힌 노란 리본을 붙였다. 6층 캠프 입구에는 노란 리본 나무 두 그루를 설치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더팩트>과 만나 "검은 리본이 아닌 노란 리본을 단 것은 희생자들을 기다리는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 희망을 가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바로 옆 용산빌딩에는 같은 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 캠프가 자리 잡고 있다. 김 전 총리 캠프와 달리 건물 외벽이 휑하다. 정 의원 측은 세월호 사고 발생 바로 직전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가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철거했다. 정 의원 측은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현수막을 걸자마자 내렸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본 후 현수막 내용을 수정해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캠프 위층에 터를 잡은 이 최고위원의 현수막은 아직 그대로다. 이 최고위원 측은 이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형' 애도 행보도 있다. 경기지사 출마 여야 후보들은 모두 이 분류에 속한다.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남경필·정병국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김진표·원혜영 의원은 사고 직후 현장으로 달려가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방문 초기에는 피해자 가족들의 역풍을 불러왔지만, 사고 직후 계속 현장을 지키고 피해 가족들의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으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두 명의 예비후보와 김 전 교육감은 사고 당일인 16일부터 현재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다. 정 의원은 "지방선거와 관련된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구호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원 의원은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 등을 방문하며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모임을 연기합니다" 국회 일정 '줄취소'

국회의원회관 게시판에 나붙은 모임 연기 안내문./오경희 기자
국회의원회관 게시판에 나붙은 '모임 연기' 안내문./오경희 기자

여의도 사거리의 애도 분위기는 국회도 마찬가지다. 평소 같으면 국회의사당 앞 잔디 광장엔 견학 및 소풍을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지만 최근 이곳엔 정적만 흐른다. 각종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와 출판기념회로 떠들썩한 국회 의원회관도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줄었다.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이날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과 세미나실, 의원실 앞엔 '모임 연기'를 안내하는 공지문이 붙어 있다. 국회 의원회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약 50여개의 정책 토론회 및 출판기념회와 포럼 등의 행사 일정이 잡혀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곤 대개의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21일 오후 '규제개혁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실은 "세월호 참사로 토론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다른 의원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세월호 대책 특위 위원으로 참여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실은 "특위 일정이 먼저이기 때문에 토론회를 연기했다"고 답했다.

23·24일 출판기념회를 계획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강기정 의원도 일정을 보류했다. 배재정 의원실은 "세월호 참사가 사안이 사안인 만큼 출판기념회를 잠정 보류했다"고 밝혔다.

강연과 포럼 일정도 취소됐다. 22일 '통일경제교실' 강연이 예정됐던 김학용 의원실은 "이번주 한 강은 강연을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다음 주는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의원실은 의원의 본 업무도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계획대로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A의원실 관계자는 "사고 대책 수습과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동시에 국회의원의 본업을 충실히 하기 위해 정책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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