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경기 분당에 위치한 H교회의 안수집사로 교인들의 신망이 두텁다. / 분당=소미연 기자 |
[분당=소미연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유명하다. 30여 년간 검찰에 몸담았던 정 후보자는 헌법만큼이나 성경을 중시했다. 사무실 탁자에 항상 성경을 올려놓을 정도다. 공직을 떠나 로펌행을 결정할 때도 공익활동에 역점을 둔 '로고스'를 택했다. '로고스'는 법조계 기독교 모임 '애중회' 소속 회원들이 모여 설립한 법인이다. 정 후보자 역시 '애중회' 회원이다.
물론 정 후보자가 처음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는 아니었다. 건강 악화가 지금의 정 후보자를 만들었다. 1983년 과로로 인해 갑상선에 이상을 발견한 그는 강원도 한 기도원에서 안수기도를 받고 완쾌하자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 후보자가 일요일마다 찾는 곳은 경기도 분당의 H교회다. 벌써 20여 년째 몸담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주일 예배만큼은 거른 적이 없다는 게 H교회 교인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교인들은 정 후보자의 '믿음'과 '도덕성'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H교회를 섬긴지 10년이 넘었다"는 A씨는 13일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정 후보자는 우리 교회 안수집사다. 안수집사를 할 정도면 덕망이 높고 다른 교인들로부터 존경받을 만한 분이란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수집사는 교회에서 정한 일정 자격을 갖춘 뒤 교단의 추천 또는 교인들의 투표로 주어지는 직함이다. 사실상 교회의 최고직인 장로 후보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A씨는 "안수집사는 하나님을 대변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일반인과 사뭇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타의 모범이 돼야 하지 않겠나. 귀한 자리인 동시에 어려운 자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자리'에 앉은 정 후보자는 봉사에 힘썼다. 일요일에는 교회에서 종일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정 후보자는 차량 교통 봉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더팩트> 취재진이 만난 대부분의 교인들은 "일요일에 교회를 오가는 차량이 3000여 대에 달한다. 주차장 지하 3층까지 차고도 넘칠 정도라 인력이 필요한데, 정 후보자가 교인들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차량 교통 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H교회의 순환 버스를 운행하는 B씨는 "정 후보자가 교인들 앞에 나서기 보단 뒤에서 조용히 일하는 사람"이라면서 "이전까지 많은 교인들이 정 후보자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교회에 봉사하는 교인들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 후보자의 총리 내정 소식을 다 알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교인들 사이에선 정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기대했다. 더욱이 이번 인선 과정에서 총리 후보를 2명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 후보자와 함께 막판까지 고심했던 김승규 전 국정원장도 H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교인들은 정 후보자가 아닌 김 전 국정원장이 총리로 지명될 것이라 예상했다. C씨는 "김 전 국정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혈연관계 때문에 낙점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 전 국정원장은 양승태 대법관과 사돈 간이다.
교인들 사이에선 박근혜 정부 첫 총리를 둘러싸고 말이 많지만, 교회 내부에선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H교회 이호희 목사는 <더팩트>과 전화통화에서 "알려진 것처럼 정 후보자는 봉사를 많이 한다. 소탈하고 겸손하다. 부부가 헌신적이다"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