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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1차 TV토론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사진 오른쪽부터)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1차 TV토론이 있었다. 공중파에서 볼 수 있었던 첫 대선 TV토론이어서 시청률도 꽤 높았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지상파 3사 집계 결과만 봐도 34.9%. 이는 2007년 대선 때보다 7.9%p 높은 수치이며, 인터넷이나 케이블 채널로 본 사람들은 제외되어 있어 실제 대선 토론을 본 시청자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TV토론 다음날인 5일 하루 종일 화제 역시 대선 TV토론이었다. 특히 최고의 수혜자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토론 태도와 발언 내용 등이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회자됐다.
하지만 이 후보의 경우, 시원하다는 반응과 불쾌했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시간 배분 등 토론 규칙이 난해해 후보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어 TV토론이 각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 됐다.
일단 MBC-한국리서치 5일 천명 조사에서는 '내일이 투표일이면 누구에게 지지하겠는지'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45.1%, 문재인 후보 40.7%로 오차범위 내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A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5일 천명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43.5%, 문 후보가 40.2%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라는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이번 TV토론의 내용적 평가결과는 어떨까.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이 4, 5일 이틀간 자체 패널 95만명 가운데 TV토론을 시청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323명을 무작위 추출해 실시한 온라인 및 모바일 웹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토론을 잘 한 후보는 누구인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박 후보 25.6%, 문 후보 25.4%, 이 후보 24.6%로 세 후보가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토론 시청 후 후보 이미지 인식 변화 여부는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는 응답자가 박 후보 24.9%, 문 후보 29.3%, 이 후보 30.1%로 나타났으며,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는 응답은 각각 40.3%, 18.5%, 48.8%로 나타나 이미지상의 실점이 가장 적은 후보는 문 후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이 후보는 평가가 양 극단으로 엇갈리긴 했지만 부정 평가가 세 후보 중 가장 높아 토론에선 이겼지만, 선거 국면에선 마이너스였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박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공세적 파상 공격이 보수진영의 표 결집과 '동정표' 양산의 촉매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TV토론 결과가 실제 후보 지지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채널A 조사결과를 보면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는 유권자는 6.7%에 불과하여 조사 응답자 10명 중 9명(89.1%)은 '변경할 생각이 없다'는 고착화된 표심을 보여주고 있다.
대선이 아직 2주 정도 남아 있는데 이런 고착화된 표심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양당 양강 구도로 선거판이 재편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박 후보가 산토끼를 잡기 보다는 NLL 등의 안보 프레임을 활용하면서 집토끼를 다져놓았던 전략이 지금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중앙선관위가 실시한 조사에서 유권자의 60%가 'TV토론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응답한 결과를 상기해 본다면, 육성을 통해 후보자의 실제 모습의 일면을 볼 수 있는 TV토론은 부동층 3~4%p를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지금처럼 포본오차 범위 내의 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유효한 선거운동 수단이 되기 때문에 남은 2번의 TV토론이 후보들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음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앞서가는 후보나 뒤를 바짝 쫒는 후보 모두 안심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상으론 10%p 정도의 격차가 났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0.6%의 석패였었던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마음에 품고 12월18일 자정까지 누가 더 발품과 손품을 파는가가 최후 승자를 만들 것이다.
[이은영 기획위원ㅣ여민리서치 대표]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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