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3인의 '이공계 전략' 승자는?
  • 소미연 기자
  • 입력: 2012.10.13 17:36 / 수정: 2012.10.13 17:36

[소미연 기자] 대선 D-67.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세 후보는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과학기술나눔마라톤축제'에 참석해 각각 과학기술인과의 인연과 공약을 펼쳤다.

◆ '깔맞춤' 박근혜 "이공계 마인드가 있죠"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그는 마라톤 참가자들과 함께 걸으며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 소미연 기자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그는 마라톤 참가자들과 함께 걸으며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 소미연 기자

축사를 위해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박 후보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이공계 마인드라는 게 있다"면서 "이공계 여러분을 뵈면 뭔가 통하는 데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후보는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70학번이다. 평소 이공계 인재 등용에 목소리를 높인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박 후보는 앞으로의 국정운영 중심을 과학기술로 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여러분들이 마음 놓고 연구와 업무에 매진할 수 있어야 국민이 더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신 소중한 역량이 과학발전과 국가발전으로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투자에 적극 지원하고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는 오랜만에 정장과 구두를 벗어던졌다. 마라톤 축제에 참석한 만큼 간편한 옷차림이었다. 놀라웠던 것은 간편함을 넘어 다소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트레이닝복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상하 모두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박 후보는 흰색의 윗옷과 운동화로 패션 감각을 드러냈다. 배에는 참가번호 13번을 달았다. 박 후보는 마라톤 참가자들과 함께 걸으며 인사를 나눴다. 참가자들로부터 "1등 하세요"라고 응원을 받은 박 후보는 미소로 답했다.

◆ '젠틀맨' 문재인 "인사 좀 더 하고 싶은데…"

마라톤을 함께 뛸 수 없었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
마라톤을 함께 뛸 수 없었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

'힐링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 후보는 이날 역시 과학기술인들의 상처 치유에 나섰다. 축사를 통해 "요즘 과학기술인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밝힌 그는 "참여정부 시절 과학기술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의욕적으로 노력했지만 그 맥을 잇지 못했다. 과기부가 아예 없어졌다. 지난 5년 동안 과학에 대한 심각한 홀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문 후보는 과학기술부의 부활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인들의 정년 연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예산 확대 ▲연구의 독립성 및 지원체계의 합리적 개선을 통해서 신명나게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연구는 개인이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 단기 실적에 쫓기지 않고 긴호흡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인들의 환호를 받은 문 후보는 고스란히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로 돌려줬다. 출발선 앞에 길게 늘어선 참가자들과도 거침없이 악수를 나눴다. 악수세례에 두 손이 부족했지만 문 후보는 '조금 더' 허리를 숙이고 팔을 내밀었다. 악수를 하지 못한 한 30대 남성은 어린아이에게 문 후보를 보여주기 위해 목마를 태우기도 했다.

◆ '돌발행동' 안철수 "나 잡아봐라~"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속도를 내서 달리기 시작하자 그를 따르던 경호원과 취재진, 마라톤 참가자들이 깜짝 놀랐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속도를 내서 달리기 시작하자 그를 따르던 경호원과 취재진, 마라톤 참가자들이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과학기술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안 후보였다.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으로, 1995년 안철수연구소(현 안랩)를 창업해 IT 벤처기업 CEO로 변신한 그는 과학기술인들과 남다른 소통을 보여줬다. 실제 안 후보가 "저도 실험실에서 플라스크 열심히 닦아봐서 실험실 과학인들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데, 오늘 참가자 중에는 올해 처음으로 햇빛 보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며 농담을 건네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던 것이다.

웃음이 지나간 자리에는 안 후보의 각오가 대신했다. 그는 "여러분이 마라톤을 하는 동안 저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과학기술인 여러분과 뛰어가겠다"고 말했다. 축사를 마친 안 후보는 마라톤 대열에 뛰어들었다. 참가자들과 취재진들도 그를 따랐다. 순간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안 후보가 앞을 뚫고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경호원들이 안 후보를 놓칠까 전속력을 다해 뛰었고, 취재진도 '헉' 외마디 소리와 함께 카메라를 둘러업고 뛰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참가자들은 엄지손을 치켜세웠다.

<사진=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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