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인PD의 스포츠 Replay] WBC감독, 우승팀 감독이 짊어져야 할 업보인가?
- 유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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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9.18 08:54 / 수정: 2012.09.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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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국내 프로야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 스포츠서울 DB
2012 프로야구가 최고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전세계 최고의 야구축제 제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이미 KBO 기술위원회에서는 대표선수 1차 후보명단을 60명으로 압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대표팀의 수장은 아직 누가 될지 모른다. 야구대표팀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맡기로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사령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있었다. 결국 감독들의 추천으로 당시 두산 사령탑을 맡았던 김경문 감독이 선임됐다. 이후 우승팀 감독이 자동으로 대표팀을 맡는다는 합의에 따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조범현 전 KIA 감독이 맡았다. 이후 국제대회 감독은 전해 우승팀 감독이 책임지기로 약속했고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 구단 감독들은 회의를 갖고 이 사실을 결의했다.
현재의 한국 프로야구 흥행 배경에는 WBC와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이 있다. 야구는 축구와 다르게 정기적인 국가대항전이 없다. 그나마 이번 2012 런던 올림픽 부터 정식종목에서 제외되었다. 이제 남은 국제대회는 WBC와 아시안 게임뿐이다. 2013년 WBC에 일본이 참가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WBC가 프로야구와 국내 야구 발전에 있어 더 없이 중요한 대회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미 대표팀 감독 선임 방법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WBC가 갖는 중요성을 감안 할때 현재의 방법이 최선인지 다각도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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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식 감독은 1,2회 WBC 때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각각 4강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 더팩트 DB
◆충분한 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가?
본선 직행이 확정된 우리 대표팀의 경우 3월부터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예선 1차전은 한달도 남지 않은 9월 19일부터 시작이다. 물론 우리의 우승 경쟁 상대인 미국과 일본도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태지만 예선을 치르는 팀들에 대한 정확한 전력 분석도 필요하다. 또한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의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우리 상대팀의 대표선수가 될 것이다. 그들의 경기를 지쳐보고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현재 스케쥴이면 11월이 되어야 선임될 대표팀 감독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WBC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미국의 경우 이미 지난 6월 전 뉴욕 양키스 감독이었던 조 토레 감독을 선임하고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갔다.
◆대표팀과 프로팀 기간의 중복 문제 발생
WBC 대표팀은 내년 1월 중순부터 소집된다. 그러나 대표팀 수장은 이미 그 이전부터 준비를 해야한다. 프로야구는 비시즌이 더 중요하다. 한 시즌 농사는 비시즌을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결정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동안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통해 팀을 정비하고 훈련을 통해 각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팀의 조직력을 만들어 간다. 중요한 시기에 팀의 수장이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어느 팀이고 부담 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어떤 프로야구 리그에서도 우승팀이 다음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팀전력의 모든 것을 다 소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는 그 만큼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다음 시즌 부상등 많은 이유로 전력 이탈 요소도 많아진다.
많은 다른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표팀 감독 선임 시스템에서는 우승팀이 다음 시즌 성적이 좋지 않다면 그 이유를 대표팀 감독 자리로 일정 부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전년도 우승팀의 성적이 하락한다면 이는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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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WBC 대회에도 최고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가 구성되어야만 또 한 번의 신화를 꿈꿀 수 있다. / 스포츠서울 DB
◆대표팀 감독, 영광스러운 자리인가?
프로야구 감독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감독은 더 영광 스러운 자리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과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서 많은 논란을 통해 알 수 있다.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은 자리라고 인식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의무적으로 맡아야 하는 자리가 된것은 아닌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감독은 우승의 영광과 더불어 감독직에 대해 생명연장을 보장 받게 된다. 이미 감독직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권에 있는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게 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분명 한국시리즈를 우승으로 이끈 감독은 명장 중 명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 수장으로서의 자격과 임무를 수행할 여건이 최상의 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우승팀 감독이라는 이유와 누군가 해야하는 부담스러운 자리에 가장 안정적인 사람이 짐을 짊어 진다는 이유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프로야구 30년 역사와 관중 800만 시대를 앞둔 한국야구는 이미 경쟁력이 있다. 국제대회에서 최강의 팀을 꾸리고 최상의 지원을 통해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이 충분하다. 지도자의 인프라도 충분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도 있다.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곧 국내 야구의 발전으로 되돌아 온다.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 국가대표 운영 시스템도 이제 전문화하고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대표팀 감독의 전임제도 이다. 충분히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한다. 하지만 감독과 벤치의 힘도 무시 못한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프로야구에서 선수간 팀 전력이 현격히 차이가 나면 그 어떤 감독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수의 전력이 전체 10중에서 1내지 2정도의 차이라면 벤치의 파워에 의해 경기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선수도 중요하지만 벤치의 힘, 그 수장인 감독이 중요한 이유다.
2013년 WBC 대회 중 우리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는 팀도 있지만 우리와 전력 차가 없거나 오히려 우리가 약세에 있는 상대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벤치의 힘까지 강하게 만들어 내야 한다. 최강의 팀은 최강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준비가 완벽한 최고의 감독과 코칭스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당장 2013년 WBC 대표팀 감독 선임 시스템을 변경한다면 혼선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이 가지는 문제점도 분명 있다. 내년 인천 아시안 게임도 대비 해야 한다. 무엇이 최강의 대표팀,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야구를 만들 수 있는지 지혜와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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