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홈런 1위 강정호, 향후 한국야구 10년 책임질 재목
  • 배우근 기자
  • 입력: 2012.05.15 10:22 / 수정: 2012.05.15 10:22
야구에 눈을 뜬 것일까. 넥센 강정호(25)가 불방이를 휘두르며 잠재능력을 분출하고 있다.

홈런 10개로 올시즌 가장 먼저 두자리수 홈런고지에 오르는 영예도 차지했다.

홈런 10개로 리그1위를 달리고 있는 강정호가 박영길 스포츠서울 객원기자에게 타격자세를 보이고 있다. 2012.05.10 목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홈런 10개로 리그1위를 달리고 있는 강정호가 박영길 스포츠서울 객원기자에게 타격자세를 보이고 있다. 2012.05.10 목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14일 현재 전 경기(28경기)에 선발출장하며 96타수 31안타 10홈런 24타점 21득점 타율 0.323 장타율 0.719를 기록중이다.

홈런 1위. 타점 2위, 득점 2위, 장타율 1위, 출루율 5위, 최다안타 11위, OPS(출루율+장타율) 2위로 리그 최강타자로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보다 수비력이 중요한 유격수라는 부담을 고려한다면 믿어지지 않는 맹활약이다. 올해 가을 야구를 꿈꾸는 넥센 핵심이 바로 강정호다.

60~70년대 대표 좌타자 출신으로 최고 타격이론가로서 명성을 쌓은 스포츠서울 박영길 객원기자가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 유니콘스 2차 1순위로 프로입단해 7년차인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정호를 인터뷰했다. 박 객원기자는 강정호에게 홈런 비결을 묻는 한편, 향후 십년간 한국야구를 이끌 재목으로 인정하며 애정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막 개화를 시작한 강정호가 앞으로 활짝 만개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박 객원기자는 82~83년 롯데 창단감독을 시작으로 삼성, 태평양감독을 역임하며 한국프로야구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그후 프로야구해설자, 한국실업야구연맹 회장, 일본독립리그 한국해치팀 회장으로 활동하며 야구 발전에 꾸준히 기여했다.

-야구는 언제부터 했나.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했습니다. 여러가지 포지션을 하다가 중.고교때는 내야와 포수를 봤구요. 투수도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와서 내야수로 전향했습니다.

-어깨가 좋겠군.

공 던지면 100m 정도 날아갑니다.

-그렇군. 어깨가 좋은 선수가 대부분 장타자야. 그래서 고등학교때 투수출신이 홈런도 많이 치지. 2009년에 홈런을 23개 쳤는데 지난 해 4번 칠때는 왜 부진했나.

2009년엔 겁없이 야구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4번타자가 되니까 부담이 많이 생겼습니다. 타석에 서면 중심타자니까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투수의 유인구에 방망이가 나가면서 슬럼프가 왔습니다. 투수는 4번타자 만나면 5, 6번과 승부하고 4번은 피할수도 있는데 그걸 몰랐습니다.

-그럼 올해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뭔가.

다리를 조금 들었고 상체를 더 세웠습니다. 타석전에 미리 마음의 준비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홈런과 장타는 시범경기때부터 부담없이 풀스윙하며 그게 잘 맞았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정규시즌에도 편하게 치고 있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임팩트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맞는 순간 강하게 치려고 합니다. 안타와 홈런이 많이 나오니깐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 자신감이 중요해. 어떤 투수가 나오던지간에 본인이 최고라고 생각해야돼. 자신감을 안가지면 보통 선수가 된다.

네. 요즘은 타석에서 즐기려고 합니다. 전율도 느껴지고 치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자네 강심장이군. 정확성은 있나.

3할보다 장타에 대한 욕심이 있습니다. 2010년에 3할 쳤는데요. 어중간하게 치느니 장타를 노리고 싶습니다. 삼진 먹더라도 제 스윙을 하려구요.

-하지만 타격이란 일단 공과 배트가 정확히 맞아야 해. 그럼 자네처럼 펀치력 좋은 타자의 경우 공이 멀리 날아가지. 지금 스윙에 정타치면 홈런이 더 많이 나올거야.

네. 연습할 때도 땅볼은 안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촘촘한 내야보다 넓은 외야로 타구를 보내기 위해 신경쓰고 있습니다. 수비가 아무리 잘해도 4개중 2개는 안타가 되니까요.

-어떤 유형의 타자가 되고 싶나. 팬들은 원하는건 홈런일텐데.

그게 좀 애매합니다. 안타만 치기에도, 그렇다고 홈런을 잘치기에도 애매합니다. 타율도 그렇고요. 그래서 타점을 올리는 타자. 결승타를 치는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생각이야. 앞으로 슬럼프 극복하는 요령 하나 알려주지. 타자는 잘 치다가도 늘 슬럼프를 경험하는데 지금 잘 맞을 때 타격시 스트라이드 넓이를 확인해둬. 여기에 슬럼프 오는 80%의 이유가 있어. 발 넓이가 바로 밸런스야. 꼭 기억해둬.

명심하겠습니다.

-올시즌 목표는 뭐지.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는 것과 시즌 커리어하이가 목표입니다.

-선수는 목표가 있어야 해. 타점은 얼마, 홈런은 몇개, 그런 기준이 있어야 하지. 그래야 나중에 부족하구나, 잘했구나 판단을 할수있어.

목표는 한경기, 한타석 열심히 하는 거에요. 그게 진짜 목표입니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5~6년 정도 자네 기록을 살펴봤는데 올해가 시작이야. 2009년 23개 홈런기록을 경신할거야. 올시즌 3할에 30홈런은 쳐야지.

네. 3할에 30홈런 100타점 도전하겠습니다.

-그래. 자넨 좋은 선수야. 하지만 만족하면 안돼. 레전드가 된 유격수 김재박도 자네만큼 홈런 못쳤어.

네.

-부모님들이 요즘 기뻐하시겠어.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애인은.

네. 많이 좋아하시고 기대도 해주세요. 형제는 누나가 하나 있습니다. 애인은 없습니다.

-사귀는 여자가 있어야 해. 여자도 좋은거야. 야구에 나쁜거 아냐. 박병호 봐라. 아내 덕분에 야구에 집중하고 있고. KIA 김진우도 여자 때문에 인간 됐잖아.

네. 알겠습니다. 내조 잘하는 여자. 성격 좋은 여자친구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이상형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내조 잘하는 여자면 돼. 인물은 보통이면 된다. 너는 레전드가 될 소질이 소질, 체격 다 갖고 있다. 목표를 딱 세워 꾸준히 해라. 마지막으로 이미지트레이닝 잊지 말고. 집에서 10분 정도 눈 감고 투수의 볼을 쳐봐 도움이 될거야. 3할에 30홈런 100타점 꼭 달성하고.

목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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