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의 눈] '아쉬웠던' 앙리의 고별전, 그래도 빛났다
  • 김용일 기자
  • 입력: 2012.02.16 07:31 / 수정: 2012.02.16 07:31

▲ 티에리 앙리(아스널)가 AC밀란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임대 이적 후 고별전을 치렀다 / MBC Sports+ 중계 캡처.
▲ 티에리 앙리(아스널)가 AC밀란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임대 이적 후 고별전을 치렀다 / MBC Sports+ 중계 캡처.

[김용일 기자] 예상 밖 대패에 아스널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자에 선 앙리는 빛났다. 아스널의 전설인 그가 '임대의 전설'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얻게 되는 순간이었다.

앙리는 16일 새벽(한국시간) AC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팀이 0-2로 뒤지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클럽 간의 맞대결 만큼이나 이날 가장 가장 주목할 선수로 앙리가 꼽혔다. 비록 AC밀란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임대 이적 후 고별전이었기에 사력을 다해 뛰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싸커 뉴욕 레드불스에서 뛰던 앙리는 겨울 휴식기인 지난 1월 단기 임대로 친정팀 아스널에 복귀했다. 마루아네 샤막, 제르비뉴 등 판 페르시의 백업 자원들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돼 공격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또한 아스널에 수많은 족적을 남긴 앙리의 합류로 선수들의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리란 판단이었다.

그리고 짧았던 2개월이었지만 앙리의 활약은 벵거 감독 의도에 들어맞았다. 이날 경기까지 총 7차례 공식 경기에서 후반 조커로 출전한 앙리는 3골을 넣으며 여전한 클래스를 보였다. 특히 골의 순도도 높았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FA컵 64강전에서 결승골, 프리미어리그 블랙번전 쐐기골과 선덜랜드전 버지비터골을 작렬시키는 등 주요 순간 앙리는 진가를 발휘했다.

또한 주축 공격수인 판 페르시를 비롯해 아스널 전 선수들에게 실전 경기 뿐 아니라 평상 시 훈련 과정에서도 모범을 보이며 정신적 지주로서도 역할을 해냈다. 특히 지난달 30일 아스톤빌라와 FA컵 32강전에서 먼저 두 골을 내준 뒤 후반에만 세 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하자 전 선수들이 터치라인에서 독려하던 앙리에게 뛰어가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비록 벵거 감독의 임대 기간 연장 요구를 뉴욕 레드불스가 거절해 최소한 올 시즌에는 더 이상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앙리는 볼 수 없다. 그러나 2개월 간 그가 남긴 유·무형의 가치는 임대 그 이상의 의미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AC밀란에게 네 골 차 대패를 당해 8강행에 어둠이 드리워진 아스널은 비록 쓴맛은 봤지만 앙리 고별전이었기에 웃으며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됐다.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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