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서 찍은 北 수해현장…'맨 손으로 쑥대밭 된 마을 재건 작업' [TF포착]
입력: 2024.08.30 00:00 / 수정: 2024.08.31 19:28
27일 중국 단둥 압록강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수해 현장. 북한 주민들이 동원돼 마을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 제보
27일 중국 단둥 압록강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수해 현장. 북한 주민들이 동원돼 마을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 제보

[더팩트ㅣ이효균 기자] 제보받은 사진으로 본 북한의 수해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한 달 전 북한 압록강 일대를 덮친 대홍수로 사망·실종자가 2000명이 넘고, 수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폭우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폭우로 인해 수해복구에 애를 먹는 가운데, 신의주 일대의 실상을 찍은 사진에는 작업을 독려하는 군가와 작업자 지시에 의지해 재건에 동원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작업복도 없이 속옷을 입고 장갑도 없는 상태의 북한 주민 수십 명은 맨 손으로 벽돌을 옮기고 흙을 퍼나르고 망치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중장비를 사용하는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북한은 수해로 인해 압록강이 범람하며 신의주와 의주 일대는 거대한 호수가 됐다. 강 건너 중국 단둥도 피해가 있었지만, 북한처럼 쑥대밭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국정원은 "단둥엔 2.5m 높이의 철제 홍수방지벽이 설치된 반면, 북한엔 1m 높이의 흙제방이 전부"였다며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고 28일 국회 정보위에 내용을 보고했다.

또 국정원은 러시아의 수해 지원에 대해 "아직 구호물자가 들어간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곧 들어갈 것으로 본다"며 "국제기구와 중국으로부터는 받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한 국경 통제 때보다 최근 탈북자가 많이 늘었지만, 김정일 시대와 비교해선 상대적으로 적다"며 "해외 공관이나 외화벌이 일꾼들의 탈북 흐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김정은 정권에 불만을 표출하는 북한 주민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국정원 분석 결과 북한 내에서 나오는 탈북자 수는 2020~2022년 대비 증가했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대규모 수해 피해까지 겹쳐 내부 불만이 커지면서 '탈북 러시'가 본격화될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력으로 수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대내외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암담한 현실에 수재민을 포함한 주민들의 불만도 점점 쌓여가는 것으로 인식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부 국가가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김정은은 거부하고 있다. 28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해외 공관들은 오는 9일의 건국절, 일명 오는 9·9절 기념행사를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한편, 북한이 수해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고가의 러시아산 말을 또다시 20여 마리 수입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북한의 러시아 말 수입은 2022년 11월 51마리 이후 약 1년 9개월 만으로 러시아 연해주 농축산감독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5일 북한에 오를로프(Orlov Trotter) 품종 말 24마리를 보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말 오를로프 준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는 모습이 공개돼 '김정은 애마'로도 불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북한이 수입하는 비싼 말이 사치품에 해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대남 위협과 무기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7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들이 생산한 240㎜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 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사정권에 들어가 북한이 '서울불바다' 위협을 할 때 거론하는 무기다.

수해복구 보다는 사치품 수입과 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북한. 북한 당국이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집중적인 투자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무대책의 후진국형 대형 인재는 불가피해 보인다.

anypi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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