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 김옥선 개인전 '평평한 것들 Flatness of Things'
입력: 2023.06.26 13:31 / 수정: 2023.06.26 15:05

결혼 이주여성 등의 사진을 20여년간 담아
인물 자체 '존재감'에 집중
성곡미술관서 내달 13일까지 열려


사진가 김옥선(56)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서로 다른 문화권의 여성과 남성이 결합한 가족을 촬영해 왔다. 그가 이번에는 한국 내 이주여성들을 사진에 담았다. 김옥선의 신작 ‘신부들, 사라’(2023년)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평평한 것들’에서 관람객들을 만난다. /성곡미술관
사진가 김옥선(56)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서로 다른 문화권의 여성과 남성이 결합한 가족을 촬영해 왔다. 그가 이번에는 한국 내 이주여성들을 사진에 담았다. 김옥선의 신작 ‘신부들, 사라’(2023년)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평평한 것들’에서 관람객들을 만난다. /성곡미술관

[더팩트ㅣ이효균 기자] 김옥선(56) 사진작가가 성곡미술관 '한국중견작가초대전'의 일환으로 개인전 '평평한 것들'(Flatness of Things)을 개최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로 다른 문화권의 여성과 남성이 결합한 가족을 촬영해 온 사진가 김옥선이 이번에는 한국 내 이주여성들을 사진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여년 간 이어진 작가의 작업을 아우르며, 디아스포라적(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고 있는 인물들과 이주 식물에 대한 관심을 확장한 신작 프로젝트를 함께 소개한다.

김옥선은 사실성과 객관성에 충실한 사진으로 우리 사회의 주변적 존재와 풍경을 새겨왔다. 떠남과 머묾, 차이의 공존, 경계에 선 이들에 주목하는 그의 시선은 결혼 후 건너간 제주에서 30년 가까이 살며 겪은 이주의 경험과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이방인들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시작한다.

김옥선, 신부들, 사라(Brides, Sara), 2023, Digital c-print /성곡미술관
김옥선, '신부들, 사라(Brides, Sara)', 2023, Digital c-print /성곡미술관

중심에서 벗어난 주변적 존재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김옥선의 시선은 평평하다.

그 '평평함'이란 2차원 평면에 인화된 사진 매체의 고유한 평면성을 넘어서, 인간, 자연, 사물의 구분과 인종과 젠더 등 각종 위계에서 자유로운 평평한 세계에 놓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각자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김옥선의 사진은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며 '우리'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려는 노력이다.

김옥선, bsp_sph796, 신부들, 사라(Brides, Sara), 2023, Digital c-print /성곡미술관
김옥선, bsp_sph796, 신부들, 사라(Brides, Sara), 2023, Digital c-print /성곡미술관

작가의 사진은 우리 현대사를 이뤄온 이름 모를 얼굴들을 환기한다. 중국, 몽골, 베트남 등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니고 한국으로 건너온 결혼이주여성들의 초상은 20세기 초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 파독 간호사 등 우리 현대사의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김옥선은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경계인들의 주체성에 주목한다.

새로운 땅에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 연대하며 살아가고 있음에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도 경계 밖으로 늘 미끄러지는 이들의 존재를 작가는 사진을 통해 움켜쥔다. 오랜 시간 대상을 바라보고 사실적으로 포착하는 김옥선의 초상은 우리로 하여금 사진 속의 대상을 직시하고 그 이면의 의미를 마주하게 한다.

김옥선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첫 개인전 이후 20여년 이상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일우사진상과 동강국제사진상, 세코사진상, 다음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20년 대만 쫑예예술문화센터에서 개인전을 가진 것을 비롯해 아뜰리에에르메스, 고은사진미술관 등에서 주요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김옥선 개인전 '평평한 것들'은 성곡미술관에서 8월 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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