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의심…150명 모인 '로또 공개 생방송' 가보니
복권위·동행복권 '조작 논란' 적극 해명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에서 150명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첨기 '비너스'가 시험 작동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동행복권 직원이 생방송에 앞서 참관인과 경찰 입회 하에 추첨볼 규격을 체크하고 있다. 추첨볼 기준 무게는 4g(5% 오차 범위 3.8~4.2g), 기준 둘레는 44.5mm(오차범위 2.5% 43.4~45.6mm)이다. |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회차당 1억건 가까이 팔립니다. 초기보다 50배 이상 증가됐는데 (확률상) 10명 이상의 당첨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된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방송'에서 추첨 과정을 생방송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복권 주관사인 동행복권은 이날 150명의 참관인이 참석한 가운데 로또 복권 추첨을 공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지난 3월 로또 2등 당첨자가 664명이 나오고, 한 사람이 100장이나 당첨되는 등 '조작 의혹' 논란이 일자, 복권방송 추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이 진행된 가운데, 참관인으로 선정된 시민들이 방청을 위해 줄을 서 있다. |
매주 로또복권 추첨 방송에는 15명의 일반인이 참관하는데, 이날 공개 방송에는 평소 인원의 10배인 150명이 참석했다. 이번 참관인 모집에는 총 1704명이 몰렸는데, 지난 6개월간 로또·연금 방송 방청 경험이 없는 19세 이상 일반인 중에 추첨을 통해 선정했다.
<더팩트>취재진도 이날 현장을 찾아 봉인된 창고에서 추첨기를 꺼내는 것부터 설치, 시험테스트, 추첨볼 선정, 리허설 등 전반적인 추첨 과정을 지켜봤다.
이날 생방송에 앞서 동행복권 직원들이 MBC 방송국 내 잠금장치가 된 창고에서 추첨기 '비너스'를 꺼내고 있다. |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생방송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해 복권시스템과 당첨 확률 조작 의혹 등에 대해 설명했다.
홍 대표는 "당첨 자체는 추첨기를 통해 별도로 진행되고, 당첨 금액은 판매량과 당첨자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변동되는 구조"라며 "결국 많이 팔리면 확률에 따라서 (당첨자가)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동행복권 직원들이 추첨기 '비너스' 를 생방송 무대에 설치하고 있다. 추첨기 장애를 대비해 본 추첨기와 예비 1,2 추첨기 총 3대를 설치한다. |
이어 "로또는 814만 분의 1의 확률"이라며 "초기에는 회차당 200만 건 정도 팔렸다. 당첨자가 안 나올 수 있는 확률이었지만, 지금은 회차당 1억건 가까이 팔린다. 50배 이상 증가됐다. (확률상) 회차당 10명 이상 당첨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행복권 직원이 테스트볼을 이용해 추첨기 작동을 확인하고 있다. |
그러면서 "1070회차까지 총 14회의 이월이 있었고. 그 중 11회가 회당 금액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바뀐 88회차 이전에 발생했다. 요즘은 이월 자체가 어렵다. 회차당 1등이 10명 이상 나오는 것이 확률상 맞다"고 설명했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생방송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첨기 설명을 비롯한 복권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그는 "로또 초기에는 자동과 수동의 선택 비율에서 자동이 14% 정도였다"며 "첫번째 이월이 발생한 19회차의 경우 1등 당첨자가 한 명이 나와 400억을 받았는데, 그 당첨자가 자동으로 선택했다고 밝힌 뒤 자동의 선택 비율이 늘어나 지금은 70% 정도가 자동 선택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수동을 선택하면 내 생일, 자녀의 생일 등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숫자를 고르게 된다. 생일을 예로 들면 1에서 31까지 그 안에서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로또는 814만 분의 확률로 무작위 결정되는데, 경향성이 생기니까 1등이 안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번호가 자주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는 "색상별 통계를 보면 비슷하다"며 "회차가 더해지면 확률에 수렴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로또 복권 추첨 참관인으로 선정된 시민들이 방청을 위해 줄을 서 있다. |
홍 대표는 앞으로 복권 개선을 위해 최신 기술을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최초로 QR 코드를 도입했으며, 온라인 복권의 블록체인 위변조 특허를 내고 2026년까지 적용할 예정"이라며 "조금더 공개적인 영역에 노출하면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50명의 참관인들이 생방송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에 앞서 방송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이날 복권 추첨에 쓰일 추첨볼을 직접 만져보고 확인한 참관인 이나현 씨(23)는 "공은 생각보다 가벼워서 놀랐다"며 "이렇게 하나하나씩 제가 직접 해보니까 조작이 있을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동안 딱 한 번 로또를 구매했다는 이 씨는 참관을 마친 이후 복권 구매 의사에 대한 질문에 "당첨금을 노리고 하지는 않을 것 같고, 일상에 재미를 주기 위한 용도로 가끔씩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동행복권 직원이 참관인들과 경찰 입회 하에 추첨볼을 공개하고 있다. 매주 사용한 추첨볼은 번호를 매겨 봉인하는데, 봉인 시 기록해 둔 번호를 일일이 체크하고 맞는지 확인한 뒤 해제한다. |
매주 5000원씩 로또 구매를 한다는 참관인 박자겸 씨(57)는 "그동안 추첨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관심도 있고, 의심도 좀 있었는데 참가해보니 '공정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번주 구매 복권 결과는) 아직 확인을 안했다. 집에 가서 하려고 한다. 일주일의 기쁨·희망으로 앞으로도 매주 재미 삼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50명 참관인 중 지원자를 받아 무작위로 선정한 공의 무게를 측정하고 있다. |
또 다른 참관인 이수봉 씨(65)는 방청 이후 소감에 대해 "랜덤 추첨에 대한 공정성은 확인했다"면서도 "(추첨기 내) 바람 세기나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미세하지만 오차가 발생하는 추첨볼의 무게를 모두 똑같이 맞출 수는 없는건지 의문이 들었다"고 답했다.
추첨볼 둘레와 무게 측정을 마친 이후 또 다른 참관인이 5개의 추첨볼 세트 중 이날 쓰일 세트 번호를 뽑고 있다. |
한편, 이날 1071회 로또복권 추첨 현장에는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복권 홍보대사인 배우 김소연이 황금손으로 출연했고 추첨한 1071회 로또복권 1등 당첨번호 6개는 '1, 2, 11, 21, 30, 35'로 나타났다.
이날 쓰일 세트는 본 추첨기에 쓰일 추첨볼 세트는 1번으로 선정됐다. 예비 1,2번 추첨기에는 각각 2번과 4번이 뽑혔다. |
이날 6개 번호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는 총 5명으로, 각각 51억 8397만 원을 받게 됐다.
이들의 구매 방식은 모두 자동으로 집계됐으며, 당첨지역은 서울 1곳, 부산 1곳, 경기 2곳, 강원 1곳 등 5곳이다.
참관인 이나연 씨(오른쪽)가 이날 쓰일 추첨볼 1번 세트의 45개 추첨볼 내 RFID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무작위로 꺼낸 공을 직원에게 건네 확인하고 있다. RFID 칩은 추첨기에서 공이 뽑혔을 때 자동으로 전자기기가 이 공의 번호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
이 씨가 임의로 고른 공을 직원이 추첨기 상단 가운데 구멍에 설치된 RFID칩 인식기에 갖다 대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
공을 추첨기 내 RFID칩 인식기에 갖다 대면 방청석 모니터 화면에 번호가 뜨는 형식이다. |
150명 참관인이 보는 가운데 본 추첨기가 여러 차례 시험 작동을 하고 있다. |
150명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방 전 마지막 리허설에서 본 추첨기가 시험 작동되고 있다. |
이날 복권 추첨에는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왼쪽)과 배우 김소연이 황금손으로 출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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